"올해도 정어리떼 대거 유입될 듯"

국립수산과학원, 다양한 방법으로 정어리 모니터링
"높은 점유율 보이며 국내 연안 빨리 유입 중"

최근 어획량이 증가한 정어리떼가 올해도 연안어장에 대거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 등장한 거대한 정어리떼. 국제신문DB

부산 기장군 소재 국립수산과학원(수과원)은 집중조사와 산란장조사, 정치망 조사 등을 실시해 종합한 결과 지난 4월부터 정어리가 어획물의 91%를 차지하는 등 연안 어장으로의 유입이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11일 밝혔다.

정어리는 회유성 어종으로 우리나라 남해와 동해, 일본 등 동북아시아 해역에 분포하고 있다. 플랑크톤을 주로 섭취하며, 포식자들로부터 최대한 살아남기 위해 거대한 무리를 짓고 이동하는데 그 규모가 최대 수 km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분류학적으로 같은 목(目)에 속하는 멸치나 청어보다 산소소비량이 많아 산소부족에 취약한 어종으로 알려져 질식사의 사례가 종종 보고된다.

수과원은 지난 3월부터 정어리 자원의 변동을 예측하기 위해 정치망조사, 환경DNA기법, 수산과학조사선의 연속어란채집기, 과학어군탐지기 등 다양한 장비를 활용한 집중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남해 중부해역 정어리 알 밀도는 2021년 0개체에서 2022년 27~220개체/1000㎥로 늘었다.

수과원은 4월부터 11월까지는 통영지역의 정치망 조사를 통해 연안으로 회유하는 정어리의 자원동향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6월부터 9월까지 정치망에 어획된 전체 어획물 중 정어리가 적게는 48%, 많게는 86%까지 차지했다.

정어리 모습. 국제신문 DB

특히 올해는 5월부터 진해만을 대상으로 계류형 과학어군탐지기(WBAT·물속에서 지나가는 어류 탐지장비) 3기를 설치·운용해 음향신호 분석을 통해 정어리 어군을 탐지할 계획이다. 이와 동시에 해수에 부유하는 DNA를 분석해 어종을 식별하는 환경DNA 기법으로 정어리의 흔적을 확인하는 등 진해만으로 들어오는 정어리 어군의 규모나 이동시기 등의 정보를 수집할 예정이다.

어획통계에 따르면 지난 50여년간(‘70~’22년) 우리나라에서 정어리 어획량은 1987년에 19만4000 ｔ으로 연간 최대를 기록한 후 급격히 감소해 2006년에는 공식적인 어획량이 기록되지 않을 정도였다. 이후 2011년에 2500ｔ으로 어획량이 증가하기 시작해 2017년에는 8100 ｔ까지 어획됐고, 2022년에는 1만2000ｔ을 기록했다.

우동식 국립수산과학원장은 “올해도 지난해처럼 남해안 연안에 다량의 정어리 무리가 출현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자원조사를 통해 정어리 자원변동을 예측하고 관련된 정보를 다각적으로 수집해 어업현장에 신속하게 제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