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류가 목표!" 대전 돌풍의 비결, 철저한 위기의식과 겸손. '지금 순위는 의미없다' 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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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의 간판스타 손흥민을 키워낸 부친 손웅정씨가 과거 한 방송 인터뷰에서 한 발언이다.
수원FC 전에서 무려 5개의 선방으로 팀 승리를 지켜낸 베테랑 골키퍼 이창근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진지한 표정으로 "오늘 비록 승리했지만, 보완할 점이 많은 경기였다. K리그1은 작은 실수 하나가 바로 실점으로 이어진다. 더욱 냉정하게 경기를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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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절~대 월클(월드클래스) 아닙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의 간판스타 손흥민을 키워낸 부친 손웅정씨가 과거 한 방송 인터뷰에서 한 발언이다. 손흥민이 절대 혼자의 힘으로 잘 한게 아니라는 취지에서 나온 겸양의 표현이다. 손웅정 씨는 진심으로 정색을 하며 말했다. 실제로 그렇게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점이 축구팬들에게는 더 크게 어필했고, 급기야 하나의 '밈'으로까지 발전했다.
갑자기 손웅정 씨의 과거 발언과 '월클 아닙니다' 밈을 꺼내는 이유는 따로 있다. 올 시즌 K리그1에서 '승격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대전 하나시티즌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다. 대전은 시즌 초반 매서운 위력을 펼치며 리그 상위권에서 펄펄 날고 있다. 대전은 1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12라운드에서 마사와 전병관의 골을 앞세워 2대1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대전은 순위를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 6승(3무3패)째를 거두며 승점 21을 기록해 리그 3위가 됐다. 대전 위에는 울산 현대(승점 31)와 FC서울(승점 23) 등 전통있는 K리그1의 강호들만 있다. 대전 아래로 포항 스틸러스(승점 20)와 제주 유나이티드(승점 20) 수원FC(승점 15) 순이다.
이 정도면 K리그1에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평가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아직 남은 경기가 훨씬 더 많지만, 이 페이스라면 파이널A 진입을 기대해볼 수도 있을 만 하다. 그러나 대전 하나시티즌의 전 구성원들은 모두 단호히 고개를 가로 저었다. 오히려 더욱 강한 위기의식을 강조했다.
이민성 대전 감독은 수원FC전 승리 뒤에도 활짝 웃지 않았다. 오히려 굳은 표정으로 "K리그1은 전쟁터다. 하루하루 이기지 못하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임해야 한다. 우리의 목표는 (K리그1) 잔류다"라고 단호히 말했다. 마치 "흥민이는 월클 아닙니다"라고 정색했던 손웅정 씨를 보는 느낌이었다. 눈 앞의 일시적인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긴 호흡으로 시즌을 안정적으로 치러내겠다는 강한 의지가 엿보였다.
감독부터 이런 자세를 유지하고 있으니 선수들이라고 다를 바 없다. 수원FC 전에서 무려 5개의 선방으로 팀 승리를 지켜낸 베테랑 골키퍼 이창근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진지한 표정으로 "오늘 비록 승리했지만, 보완할 점이 많은 경기였다. K리그1은 작은 실수 하나가 바로 실점으로 이어진다. 더욱 냉정하게 경기를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승격팀 돌풍', '초반 리그 상위권 순항'과 같은 성과는 이들에게 별다른 의미를 주지 못했다. 이창근은 "지금 순위는 아무 의미가 없다. 언제든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잘 할 수록 집중해야 한다. 잔류를 목표로 하고 있다. 마지막에 남는 게 진짜 강자이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이게 대전 선수단의 진심이다. '3위'의 허울에 들뜨지 않는다. 하루하루 '잔류'를 걱정하며 매 경기 최선을 다할 뿐이다. 이런 위기의식과 겸손, 진중함이야말로 대전의 진짜 힘이 아닐까.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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