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CSM 논란에 23개 보험사 소집 “불공정 엄중 대처… 이달 세부 기준 제시”

허지윤 기자 2023. 5. 11. 15: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1일 보험사 CFO 간담회서 “합리적 가정 설정” 당부
“CSM 정교성 높이는 작업 이어갈 것”
11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차수환 금융감독원 부원장보가 보험회사 CFO 간담회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허지윤 기자

올해 도입된 새 국제회계기준 IFRS17에 따라 신설된 미래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 산정 방식을 두고 보험업계에서 논란이 일자, 금융 당국이 23개 보험사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긴급 소집했다.

금융 당국은 보험업계의 혼란을 해소하고자 CSM 산정에 관한 1차 지침을 이르면 이달 중 제시할 계획이다. 보험사들이 자율성이 부여된 제도를 악용해 기업의 수익성과 가치 평가를 유리하게 하고자 불공정하게 CSM을 산정하는 행태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대처하겠다는 방침이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차수환 부원장보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광화문에서 23개 보험회사 CFO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신한라이프생명, ▲농협생명, ▲미래에셋생명, ▲KB라이프생명, ▲동양생명, ▲흥국생명, ▲메트라이프생명, ▲AIA생명, ▲DB생명, ▲라이나생명,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 ▲KB손보, ▲메리츠화재, ▲한화손보, ▲롯데손보, ▲흥국화재, ▲농협손보, ▲코리안리가 소집됐다.

금융 당국이 23개 보험사 재무 수장들을 불러 모은 이유는 IFRS17 도입에 따라 신설된 CSM 산정 문제를 바로 잡기 위해서다. CSM은 보험사가 상품 판매로 미래에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수익성을 나타내는 평가지표다.

이를 계산할 때 활용되는 사망률, 위험률, 손해율 등 계리적 가정을 각 보험사가 자율적으로 정해 산출하는데, 최근 보험업계에서 일부 보험사들이 재무적 이득을 노리고 자사에 유리하게 가정해 CSM을 부풀린 것 아니냐는 문제가 제기됐다. 보수적으로 가정해 CSM을 산출한 보험사 입장에선 기업 간 비교 평가에서 불리해진다는 불만이 있다. 이에 금융 당국이 후속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날 차수환 금감원 부원장보는 보험사들에 “보험 산업 발전을 위해 정확한 회계 처리와 이에 근거한 장기적인 관점의 경영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회계상 기초 가정을 합리적으로 설정해달라”고 주문했다.

차 부원장보는 “새 회계제도는 회사별 특성을 반영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부여하고 있으나, 이러한 자율성이 적절히 관리되지 않을 경우 많은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가 있다”면서 “보험업계 전체 구성원이 산업의 신뢰 유지와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자발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보험사가 미래 수익성과 기업 가치 평가를 유리하게 만들고자, CSM 평가 시 낙관적인 가정을 설정할 경우 초기에는 이익이 증가하나 결국 손실로 돌아오게 돼 미래에 재무적인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게 금감원의 지적이다. 잘못된 가정에 근거해 상품 개발과 판매 정책이 이뤄질 경우 부작용이 커질 우려도 있다.

금감원은 빠른 시일 내 미래 실손보험 손해율, 무‧저해지 보험 해약률 등 주요 계리적 가정 등에 대해 세부 기준을 제시할 방침이다.

최근 보험사들은 IFRS17에 대응해 CSM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장기 보장성보험과 무·저해지 보험 상품 비중을 늘려왔다. 무·저해지 상품은 보험료는 저렴하지만 납입 기간이 끝나기 전에 계약을 해지하면 해약 환급금이 없거나 매우 적다. 보험사 입장에선 보험상품의 해지환급금을 과도하게 낮게 설정하고 사업비와 손해율 등을 낮춰 CSM을 높일 수 있다. 금감원은 업계의 장기 보장성보험과 무·저해지 보험 상품의 과열 경쟁과 쏠림 현상에 따른 부작용도 우려하고 있다.

차 부원장보는 “제도 도입 초기로 업계의 혼란이 있는 만큼, 되도록 이달 중 1차적으로 세부 기준을 제시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통해 보험사들이 같은 기준을 활용해 주요 항목에 대해 보다 합리적인 가정을 설정할 수 있고, 회사 간 비교 가능성과 재무제표의 신뢰성 제고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차 부원장보는 “향후 계리적 가정 마련 시 실무협의체 등을 통해 업계에 즉시 안내할 것”이라면서 “IFRS17 제도 하에서 보험사의 비합리적인 산정 문제가 시정될 수 있도록 중요도 순으로 후속 세부 지침과 기준 및 제도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험사의 과도하게 불공정한 CSM 산정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