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 러 신흥재벌 돈 빼앗아 우크라 재건비로 송금
미국 법무부가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재벌)로부터 몰수한 자산 수백만달러를 우크라이나 재건 비용에 쓰도록 승인했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로이터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메릭 갈런드 미 법무부 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러시아 미디어 재벌 콘스탄틴 말로페예프의 미국 금융 계좌에서 몰수한 자금 수백만달러를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것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해당 자금은 국무부를 거쳐 우크라이나로 송금되며 우크라이나 재건 비용으로 사용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4월 러시아에 대한 제재 및 우크라이나 지원의 일환으로 올리가르히의 자산을 몰수해 우크라이나에 보낼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줄 것을 의회에 요청했다. 미 의회는 지난해 12월 법무부가 몰수한 자산을 국무부를 통해 우크라이나로 보낼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말로페예프는 유크라이나 도네츠크 지역과 크름반도에서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에 자금줄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2014년 러시아의 크름반도 강제병합 후 미국 제재 위반 및 사이버 범죄 혐의로 지난해 4월 미 법무부에 기소됐다. 이후 법무부는 그의 은행 계좌에서 530만달러(약 70억원)를 몰수하기 위한 조치에 나섰다.
갈런드 장관은 지난 2월 안드리 코스틴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이 워싱턴을 방문했을 때 해당 자금을 우크라이나에 송금하겠다고 발표했다.
갈런드 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이 몰수한 러시아 자산을 우크라이나 재건에 쓰도록 이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번 조치가 마지막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도 지난해 1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동결한 러시아 중앙은행 자금 3000억유로와 올리가르히 자금 190억유로를 우크라이나 재건 비용으로 쓰겠다면서 법적인 절차를 모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 세계은행,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등은 우크라이나 전후 복구 비용으로 최소 4110억달러(약 543조원)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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