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토마'처럼 달린다···공포의 외인구단[서재원의 축덕축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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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연봉 4984만 원(2022시즌 기준). 프로축구 K리그1·2(1·2부)를 통틀어 가장 적은 연봉을 받는 선수들이 '적토마' 고정운 감독과 함께 '지지 않는 팀'이 돼 돌아왔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공개한 2022시즌 K리그 선수 연봉 지출 현황에서도 김포FC는 17억 9451만 원으로 가장 적은 금액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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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팀서 방출된 선수들 똘똘 뭉쳐
1·2부 유일 11경기 연속 무패질주
고정운 감독 '뛰는 축구·정신력' 강조
한 경기당 119㎞ 달려···경합은 1위
거센 돌풍으로 우승·승격 '정조준'
평균 연봉 4984만 원(2022시즌 기준). 프로축구 K리그1·2(1·2부)를 통틀어 가장 적은 연봉을 받는 선수들이 ‘적토마’ 고정운 감독과 함께 ‘지지 않는 팀’이 돼 돌아왔다. ‘공포의 외인구단’을 떠오르게 하는 K리그2 소속 김포FC가 주인공이다.
김포FC는 올 시즌 K리그2에서 11경기 6승 5무(승점 23)를 기록해 2위 김천 상무(승점 22·7승 1무 3패)를 1점 차로 제치고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3월 5일 천안FC와의 첫 경기에서 4 대 0 대승을 거둔 김포는 이달 6일 서울 이랜드FC와의 홈경기에서 0 대 0 무승부까지 11경기 무패 행진을 내달렸는데 K리그 1·2부 25개 팀을 통틀어 패배가 없는 유일한 팀이다.
시즌이 시작되기 전까지 김포FC의 돌풍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 프로 무대에 첫발을 내디딘 김포FC는 첫해 K리그2 8위에 머물렀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공개한 2022시즌 K리그 선수 연봉 지출 현황에서도 김포FC는 17억 9451만 원으로 가장 적은 금액을 썼다. 지난 시즌 K리그 최고 연봉자가 17억 원을 받은 제주 공격수 제르소(브라질·현 인천)인 점을 고려했을 때 선수 한 명에게 쏟아부을 금액으로 36명의 선수단을 운영했다고 볼 수 있다.
시즌 전 선수단을 구성하는 것도 김포FC에 쉽지 않은 일이었다. 고 감독은 “에이전트들이 우리에게는 외국인 선수 영상을 보내주지 않았다. 넉넉하지 않은 예산에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지 않으리라 판단한 것 같다”며 “제가 에이전트들에 직접 외국인 선수를 문의했다”고 밝혔다. 게다가 국내 선수들은 다른 팀에서 방출된 선수들이 대부분이었다.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던 김포FC를 공포의 외인구단으로 만든 이는 고 감독이었다. ‘호랑이 선생님’으로 유명한 그는 선수들에게 늘 정신력을 강조한다. “너희들은 전에 있던 팀, 전에 있던 감독에게 버려진 선수들이야”라는 말도 서슴없이 한다. “김포FC에서 기회를 받고 좋은 선수로 거듭나서 꼭 복수를 하면 좋겠다”는 강력한 동기부여를 위한 것이다.
‘고정운 축구’의 핵심은 많이 뛰는 축구다. 현역 시절 그의 별명이었던 ‘적토마’처럼. K리그의 공식 부가 데이터 제공 업체인 비프로11에 따르면 김포FC가 한 경기에서 뛴 평균 거리는 118.9㎞로 리그 5위 수준이다. 하지만 ‘중립 지역으로 흐른 공을 확보하기 위해 경합하는 상황’을 뜻하는 그라운드 경합에서는 1위(95회)를 기록하고 있다. 파울도 165개로 리그 최다다. 그만큼 저돌적인 축구를 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고 감독은 “객관적인 실력에서 한 수 아래임을 인정해야 한다. 다른 팀 선수들보다 한 발 더 뛰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1989년 K리그 신인왕, 1994년 K리그 최우수선수(MVP)·도움왕·베스트11 등 3관왕, 1994 미국 월드컵 전 경기 풀타임 등 누구보다 화려했던 현역 시절을 보낸 고 감독도 김포FC와 함께 지도자로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김포FC가 세미프로 소속이던 2020년부터 팀을 이끌어 2021년 K3리그(3부) 우승을 일궈냈고 프로 2년 차를 맞은 올 시즌은 당당히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K리그2 우승은 K리그1으로 자동 승격하고 2위부터 5위까지는 플레이오프를 통해 승격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고 감독은 “많은 관계자들이 김포FC가 지금의 자리에서 내려갈 거라고 말한다. 어느 정도 인정하는 부분이지만 지금 위치를 유지시키는 게 감독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서재원 기자 jwseo@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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