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원 위원 박찬호 위원 비판, 지나쳐도 너무 지나쳤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butyou@maekyung.com) 2023. 5. 11.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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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V에서 해설위원으로 변신한 오재원 위원이 ‘코리안 특급’ 박찬호를 저격했다.

누구든 개인의 의견을 얘기할 수 있다. 하지만 오재원 위원의 발언은 도를 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코리안 특급’으로 불리는 박찬호라 해서 특별한 대우를 받아선 안 되지만 한국 야구를 위한 쓴소리도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건 문제가 될 수 있다.

오재원 SPOTV 야구 해설위원은 ‘코리안 특급’ 박찬호를 향해 작심 발언을 했다.

오재원이 한 방송에 나와 박찬호 위원을 비판하고 있다. 사진=방송 화면 캡쳐
오재원 해설위원은 10일 ‘덴 매거진’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저는 코리안 특급을 너무 싫어한다. 이제 일반인이니까 이야기할 수 있다”고 말을 시작 했다.

오 위원은 박찬호에 대해 “우리나라를 정말 빛냈고 ‘코리안 특급’이라는 말을 만들어낸 창시자”라고 전제한 뒤 “그전에 전 국민이 새벽에 일어나서 그분을 응원하고 그랬던 감사한 마음을 모르는 것 같다”고 지적 했다.

오 위원은 “한 번씩 해설하면서 바보로 만든 선수가 한두 명이 아니다. 그것에 대한 책임을 져본 적이 없다. 해설할 때는 당연히 말이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아닌 걸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고 말했다.

둘은 악연이 있었다. 선수 시절 맞대결을 했을 때다. 오재원이 땅볼 타구를 쳤는데 발에 공이 맞았다고 주장해 파울이 됐다.

박찬호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해설위원으로 나서 오재원이 타석에 들어서자 “나를 힘들게 했던 기억이 있는 선수”라고 말했다.

오재원은 이에 대해 “후배를 힘들게 한 것 같다. 다행히 오해가 풀렸다. 팬들이 내 홈페이지에 당시 경기 장면을 캡처해 보내줬다”고 밝혔다.

오재원 위원은 해설위원에 대한 자기 생각도 전했다. “해설은 제3자를 위해 하는 것이다. 해설할 때 청취자들에게 정확한 상황을 전달하는 게 목적이라고 생각한다. 해설할 때 어떤 상황이 발생하면 ‘저 수비 정말 아쉬웠다’, ‘저 타격은 매우 아쉬웠다’ 이런 말은 되게 하기 쉽다. 또 ‘내가 봤을 때...’ 이런 식의 말들은 자기가 본 것이고, 그런 무책임한 말들로 오해가 쌓이고 그게 이미지가 돼 버린다. 그런 게 정말 싫었다”고 설멍했다.

이어 “해설위원을 시작하면서 선수의 감정을 전달하고 싶다는 것 단 하나만이 목표였다. 적이었던 LG 트윈스 팬들로부터 칭찬받을 것이라곤 상상도 못 했다. 선수 시절에는 두산 소속으로 어느 팀을 만나든 무조건 이겨야 하는 적이었다. 이제는 해설위원으로서 오로지 시청자의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오재원 위원의 발언이 지나쳤다는 의견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박찬호 위원도 개인적으로 느낀 바를 방송을 통해 얼마든지 얘기할 수 있다. 그 발언이 개인의 성향에 맞지 않다고 해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국 야구도 발전할 수 있다.

박찬호 위원은 ‘투 머치 토커’라고 불린다. 야구계 현안에 대해 거침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면서 생긴 별명이다.

박찬호 위원은 그 어떤 선수보다 메이저리그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인물이다. 메이저리그가 모든 것이 옳다고는 할 수 없지만 메이저리그가 가진 힘은 우리가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 많다고 할 수 있다.

귀에 듣기 좋지 않았다고 박찬호 위원을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이유다. 한국야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박찬호 위원 같은 쓴소리를 할 줄 아는 야구인도 반드시 필요하다.

박찬호 위원이 무조건 맞는다는 것이 아니다. 박찬호 위원의 의견도 우리가 분명히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할 중요한 동기 부여가 된다고 할 수 있다.

오재원 위원의 박찬호 위원 비판은 그래서 너무 많이 갔다고 할 수 있다.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발전도 그만큼 더딜 수밖에 없다.

무슨 뜻인지는 알겠지만 박찬호 위원의 말에도 우리는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렇게 조금씩 바뀌고 달라질 때 한국 야구도 힘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추신수의 쓴 소리로 한국 야구는 많은 것이 달라졌다. 박찬호 위원의 고언도 그렇게 받아들이면 된다. 한국 야구가 꼭 필요로하는 부분에 대한 지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면 된다. 그러나 나와 다른 목소리를 낸다고 해서 무조건 배척하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다.

오재원 위원의 박찬호 위원 비판이 지나쳐도 너무 지나쳤다고 할 수 있는 이유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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