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종식됐지만…9월부터 상환 미룬 '빚 폭탄' 청구서

오상헌 기자 2023. 5. 11.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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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3년 4개월 간 대유행(펜데믹) 끝에 엔데믹(풍토병)으로 사실상 종식됐지만 금융권에선 빚 폭탄 경고음이 되레 커지고 있다.

대출 만기연장과 상환유예 등의 지원 조치가 종료되는 오는 9월부터 '코로나 대출' 청구서가 본격적으로 날아들면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 전반에 충격파가 올 수 있다는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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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엔데믹 선언, 대출부실 우려 금융권 '전전긍긍'
5대은행 만기연장·상환유예한 대출 잔액 37조원 달해
당국·업계 "잠재부실 현실화 대비 손실흡수 능력 마련"

코로나19가 3년 4개월 간 대유행(펜데믹) 끝에 엔데믹(풍토병)으로 사실상 종식됐지만 금융권에선 빚 폭탄 경고음이 되레 커지고 있다. 대출 만기연장과 상환유예 등의 지원 조치가 종료되는 오는 9월부터 '코로나 대출' 청구서가 본격적으로 날아들면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 전반에 충격파가 올 수 있다는 우려다. 금융당국과 업계는 잠재 부실이 한 번에 현실화할 가능성은 낮다며 부실화에 대비해 충분한 손실흡수 장치를 마련해 놓았다는 입장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이 코로나19 확산 이후 만기연장·상환유예한 소상공인·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36조6205억원(25만9594건)에 달한다. 만기연장 대출 잔액이 34조8134억원(21만4326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원금과 이자 상환 유예 금액도 각각 1조5309억원(4만37건), 2762억원(5231건) 규모다.

금융권은 2020년 초 정부 방침에 따라 코로나 확산으로 자금난에 처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대출 원금 만기를 연장하고 원금 및 이자 상환을 유예했다. 이후 펜데믹 장기화로 코로나 대출 지원 조치가 5차례 연장돼 빚 상환 유예는 오는 9월 종료된다. 금융권 전체로는 코로나 대출 잔액이 100조원 안팎 수준으로 추산된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으로 만기연장(124조7000억원), 원금유예(12조1000억원), 이자유예(4조6000억원)를 합한 코로나 관련 대출 잔액은 141조원에 달했다.

코로나 대출 상환유예가 종료되는 9월부터는 취약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대출 부실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고금리가 이어지고 경기침체 우려가 짙어지면서 당장 2금융권은 물론 은행 연체율도 상승세가 심상찮다. 지난 2월 기준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같은 달(0.25%)보다 0.11%포인트(p) 오른 0.36%까지 올랐다.

금융 지원을 받은 코로나 대출 통계는 포함되지 않은 수치임에도 2020년 8월(0.3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연체율이 뛴 것이다. 상환 유예 조치가 끝나고 코로나 대출 부실이 잡히면 연체율이 본격 상승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취약고리인 자영업자와 개인사업자 등 소호(SOHO) 대출 연체율은 지난 2월말 현재 0.39%로 지난해 9월(0.19%)이후 5개월째 상승세다. 같은 기간 0.13%p 오른 가계대출 연체율(0.32%)보다 상승 속도가 빠르다.

2금융권 건전성 사정은 더 나쁘다. 지난 1분기 79개 저축은행 평균 연체율은 2016년 이후 7년 만에 처음으로 5%를 넘어섰다. 대형 카드사들의 연체율도 같은 기간 1%를 웃돌았다.

은행, 보험, 카드, 저축은행 등 각 금융업권 계열사를 둔 금융지주들은 잠재 부실 현실화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대손충당금(손실에 대비해 쌓아두는 돈) 적립액을 대폭 늘려 쌓는 등 등 부실 위험 관리에 돌입했다. 지난 1분기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그룹은 전년 동기보다 2.4배 많은 1조7338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한 금융그룹 재무 담당 임원은 "코로나 금융지원 종료와 함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부실 가능성 등 최악의 변수 등을 고려해 충당금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쌓았다"며 "하반기 경기침체 우려가 있고 예상보다 상황이 안 좋아질 경우에 대비해 추가 충당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금융회사들이 최대한 보수적으로 손실흡수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충당금 관련 규정 개정에 나설 전망이다.

오상헌 기자 bborir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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