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정어리떼 남해안 유입 예상” 자리그물 포획 비중 커져
20년전 거의 자취를 감췄다가 10여년 전부터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 정어리떼가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많이 연근해에 출현할 것으로 예측됐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최근 통영지역 자리그물(정치망)에 잡히는 정어리가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었다고 11일 밝혔다.
지난해 6~9월 자리그물에 잡힌 전체 어획물 중 정어리가 48~86%를 차지했으나 수산과학원 조사 결과 지난 4월 잡힌 정어리는 91%나 돼 최근 정어리가 연안 어장으로 대거 유입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과원은 정어리 자원을 예측하기 위해 3~6월 자리그물 조사, 환경DNA기법 조사, 과학어군탐지기 조사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 중이다. 특히 주산란장을 파악하기 위해 수산과학조사선에 연속어란채집기를 탑재해 조사하고 있다.
5월부터는 진해만에 과학어군탐지기 3기를 설치, 음향신호 분석을 통해 정어리 어군을 탐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바닷물에 떠다니는 DNA를 분석해 어종을 식별하는 환경 DNA 기법으로 정어리 어군의 규모나 이동시기 등의 정보를 수집할 예정이다.
어획통계를 보면 정어리는 1987년 19만4000t이 잡혀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급격히 감소해 2006년에는 공식적인 어획량이 기록되지 않을 정도로 자원이 고갈됐다. 2011년 2500t이 잡힌 뒤 2017년 8100t, 지난해 1만2000t으로 조금씩 증가 추세다.
남해안의 정어리알 밀도도 2021년에 비해 지난해에는 크게 높아졌다. 2021년 남해 중부해역에서는 정어리알이 거의 잡히지 않았으나 지난해에는 1000㎥당 27~220개체(평균 93개체)가 잡혔다.
정어리는 회유성 어종으로 남해와 동해, 일본 등 동북아시아 해역에 분포하고 있다. 플랑크톤을 주로 섭취하며 포식자들로부터 최대한 살아남기 위해 거대한 무리를 지어 이동한다. 그 규모가 최대 수 ㎞에 달하는 때도 있다.
정어리는 멸치나 청어보다 크기가 작지만 포화지방산을 제거하는 오메가3지방산은 물론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해 구이나 조림으로 애용되고 있다. 등푸른생선으로 어린이 성장 발육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10~11월이 제철이다. 그러나 멸치와 청어보다 산소소비량이 많고 산소부족에 취약해 집단 질식사하는 사례가 종종 보고되고 있다.
우동식 국립수산과학원장은 “올해는 남해 연안에 지난해보다 많은 정어리 무리가 몰려올 것으로 전망된다”며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자원조사를 통해 정어리 자원변동을 예측하고 관련한 정보를 다각적으로 수집, 어업현장에 신속하게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권기정 기자 kw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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