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구성원들 "정부부처, 대통령 앞장서자 경쟁하듯 MBC 탄압"

정철운 기자 2023. 5. 11.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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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지난 1년은 MBC 탄압의 역사"
지난 1년, 정부여당과 대척점에 있는 상징적 언론사였던 MBC
"정권의 무도한 탄압 맞서 언론 자유·법치 위해 MBC 지켜야"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

▲MBC와 윤석열 대통령. 그래픽=안혜나 기자.

MBC 기자·PD 다수가 조합원으로 가입한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에서 윤석열정부 1년을 맞아 노보를 내고 “지난 1년은 MBC 탄압의 역사”라고 자평한 뒤 “윤석열정부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처럼 검찰, 경찰, 감사원 등을 총동원해 MBC를 몰아붙였다. 국민의힘은 하루가 멀다 하고 MBC에 대해 노골적인 저주의 주문을 쏟아냈다”고 했다. 노조는 “정권의 무도한 탄압에 맞서 MBC를 지키는 것은 언론 자유와 법치 수호를 위한 우리의 사명”이라고 했다.

지난 1년간 MBC는 정부여당과 대척점에 있는 상징적 언론사였다. 2022년 7월5일 <대통령 나토(NATO) 순방에 민간인 동행...1호기까지 탑승?> MBC 단독보도 이후 현 정부는 비선 논란에 휩싸이며 큰 타격을 받았다. 9월22일엔 MBC 첫 보도를 시작으로 100여 곳이 넘는 언론사가 “국회에서 이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대통령 발언을 보도하며 국정 지지율이 하락했다.

8월22일 서울고등검찰청은 2020년 3월 '채널A 검언유착 의혹' 보도로 채널A 기자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업무방해를 했다는 이유로 고발당해 무혐의를 받은 MBC 기자들을 재수사하라고 명령했다. 9월26일 대통령실은 MBC에 “발음을 특정한 근거”를 묻는 질의서를 보내 보도 경위를 추궁했다. 9월28일엔 국민의힘 국회의원 10여명은 MBC를 항의방문했고, 9월29일 국민의힘은 MBC 사장 등 보도 관계자 4명을 대통령 명예훼손으로 형사 고발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정부여당은) 지난해 9월 대통령의 비속어·욕설 보도를 구실 삼아 탄압 강도를 극대화하기 시작했다. 모든 언론이 '바이든'으로 보도했음에도 '날리면'이라고 우기면서, 이를 최초보도했다는 이유로 MBC를 가짜뉴스이자 악의적뉴스로 몰아갔다. 심지어 외교부는 당사자가 아님에도 MBC를 상대로 정정보도 청구소송까지 제기했다”고 비판했다.

11월9일 대통령실에서 “편파 방송에 대한 시정조치가 없다”며 MBC 기자의 전용기 탑승 불가를 통보한 사건은 2022년 언론계의 상징적 사건이었다. 11월18일 윤 대통령은 MBC 기자 전용기 탑승 불허 조치를 두고 “헌법수호의 일환”이라고 밝혀 논란은 더 거세졌다. 이후 11월23일 국경없는기자회가 윤 대통령을 향해 “MBC 전용기 탑승 불허 철회”를 요구했고, 12월5일 한 번 더 성명을 내고 “MBC를 향한 공세와 차별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결국 이듬해인 1월12일 대통령실이 “통 크게 결정했다”며 MBC 기자를 전용기에 태웠다.

MBC본부는 MBC 기자 전용기 탑승 불허 사건을 가리켜 “군사 독재 시절에도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언론 폭압이었다”며 “MBC의 비속어·욕설 보도에 대한 앙갚음이자 길들이기 목적임을 모를 국민은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앞장서자 정부부처들은 경쟁하듯 MBC 탄압에 나섰다”며 “국세청은 MBC 세무조사를 통해 무려 52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고, 고용노동부는 특별근로감독에 착수해 MBC를 샅샅이 파헤쳤다. 국무조정실은 별안간 공영방송 이사 선임 과정을 살펴보겠다며 방송통신위원회 감찰에 나섰다. 감사원은 관변단체가 주도한 국민감사청구를 구실로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감사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MBC본부는 특히 방문진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두고 “MBC 경영 판단에 대한 관리감독을 문제 삼으며 MBC 경영 전반에 대한 자료를 무차별적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우려하며 정치적 목적을 의심했다. 나아가 최근 인사혁신처가 한상혁 방통위원장 면직 절차에 돌입한 것과 관련해 “방통위 설치법상 신분이 보장된 정무직 공무원임에도 무리하게 면직을 강행하려는 것”이라며 “하루빨리 방통위를 장악해 공영방송을 손보겠다는 불순한 목적 탓”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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