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에 도움 되는 투수 되고 싶다"…제 몫 다 한 '대체 선발'의 1군 연착륙 시작 [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건호 기자] "어떤 보직이든 상관없이 팀에 도움이 되는 투수가 되고 싶다."
SSG 랜더스는 10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맞대결에 선발 카드로 이건욱을 꺼냈다.
애초 커크 맥카티가 등판 예정이었지만, 손가락 염증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건너뛰어야 했다.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지금 당장 투구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이건욱을 대체 선발로 내보냈다.
이건욱은 2014 신인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으로 SK 와이번스(현 SSG)에 입단했다. 지난 시즌까지 36경기(30선발) 6승 14패 139⅔이닝 103실점(103자책) 평균자책점 6.64를 기록했다. 이번 시즌은 첫 등판이었다.
김원형 SSG 감독은 경기 전 "건욱이가 던질 수 있을 때까지 던져야 할 것 같다. 불펜 투수가 부족하다. 크게 흔들리는 상황이 아니라면 길게 던질 것이다. 그래도 최대 5이닝이다"며 "4회까지 버텨준다면, 불펜진이 순서대로 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건욱은 김원형 감독의 바람대로 4이닝을 책임지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4이닝 3실점(3자책) 5피안타 2사사구 1탈삼진을 기록했다. 이어 백승건, 고효준, 노경은, 임준섭, 서진용이 차례대로 올라와 1이닝씩 실점 없이 책임지며 5-3으로 승리했다.
이건욱은 1회부터 3회까지 계속 위기 상황을 맞이했다. 1회말에는 2사 1, 2루 상황에서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으며 실점하지 않았지만, 2회에는 변우혁과 이우성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다. 이어 한승택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가 됐고 박찬호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3회에는 고종욱에게 2루타를 맞은 뒤 최형우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추가 실점은 하지 않았다. 4회에는 변우혁과 이우성을 유격수 땅볼로 잡고 한승택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대체 선발로서 역할을 다해줬다.
경기 후 김원형 감독은 "건욱이가 4회까지만 잘 던졌으면 했는데 실점을 떠나 4이닝을 잘 버텨주며 1점 차 경기를 후반까지 이어갈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건욱은 "내 승리보다는 팀이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최대한 이닝을 길게 끌고 가면서 너무 빠르지 않은 시점에 다음 투수한테 넘겨주는 게 역할이라고 생각했고, 그 역할을 해내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불펜투수로 시즌을 시작해서 갑작스럽게 선발로 던지게 되니 긴장됐지만, 아무 생각 없이 감독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포수만 보고 던지고자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날 이건욱은 총 65개의 공을 던졌다. 포심패스트볼(51구)-슬라이더(7구)-체인지업(7구)을 섞었다. 최고구속은 144km/h가 나왔다. 그는 "내가 구종이 다양한 투수는 아니라 3구 안에 승부한다는 마음으로 공격적으로 던지고자 했다"며 "1회 조금 더 힘을 빼고 던졌으면 더 좋은 투구를 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그 부분이 아쉽다"고 전했다.
시즌 첫 등판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이건욱의 다음 목표는 1군 정착이다. 이건욱은 "어떤 보직이든 상관없이 팀에 도움이 되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이건욱. 사진 = SSG 랜더스 제공]-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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