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과 올해는, 당연히 다르다"…구자욱 조언과 함께 이정후가 깨어났다
7경기 만의 멀티히트로 부활 신호탄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키움 히어로즈 간판 타자 이정후(25)가 부활의 날개짓을 시작했다. 올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에 빠졌지만 감독 및 코칭스태프의 무한 신뢰 속에 점차 본래 모습을 찾아가는 모양새다.
이정후는 올 시즌 출전한 30경기에서 타율 0.231을 기록했다. 그나마 나아진 수치다. 이정후의 4월 한 달 타율은 0.218이었다. 장기였던 선구안도 무너졌다. 삼진이 벌써 13개고 OPS(출루율+장타율)도 0.686에 불과하다.
슬럼프는 어느 선수에게나 찾아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정후의 부진을 예견한 이는 많지 않았다. 지난 시즌의 퍼포먼스를 떠올리면 기대하는 것이 당연했다.
이정후는 지난 시즌 142경기에서 타율 0.349, 23홈런, 113타점, OPS 0.996으로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다. 타격 5관왕(타율·안타·타점·출루율·장타율)을 달성했고,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까지 거머쥐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올 시즌을 마치고 메이저리그(MLB) 도전을 천명한 이정후는 비시즌 강속구 대처 능력을 기르기 위해 타격폼도 간결하게 수정하는 등 반만의 준비를 마쳤다. 매년 성장을 거듭한 이정후였기에 대다수 전문가들은 이정후의 실패보다 올해는 얼마나 더 성장할 것인가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었다. 이정후는 태극마크를 달고 참가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맹타를 휘두르며 기대감을 키웠다.
그런데 정작 정규시즌에 돌입하자 뜨겁던 방망이가 차갑게 식었다. 부진이 장기화됐고 설상가상 팀 성적마저 추락하면서 이정후가 짊어진 부담은 날로 커졌다. '주장' 완장이 주는 책임감도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런 이정후를 옆에서 지켜보는 홍원기 키움 감독도 답답하긴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는 이정후에게 무언가를 지시하기보다 조용히 지켜보면서 시간을 주기로 했다. 5월에 들어오면서 이정후의 타순을 중심 타선에서 1번으로 옮긴 것 외엔 특별한 변화를 주지 않았다.
홍 감독은 10일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본인도 만족할만한 성적이 나지 않고 팀도 성적이 좋지 않아 분명히 힘들 것이다. 주장을 맡고 있어 심리적으로 더 힘들기도 할 것"이라면서 "감정을 억누르기 쉽지 않은 상황인데 그렇다고 이정후가 겉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선수도 아니다"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기술적인 조언이나 특별한 말은 하지 않았다. 선수를 방치하는 건 아니다. 이정후는 데뷔 후 빠르게 리그 정상급 타자로 올라선 선수다. 그만큼 위기를 스스로 극복할 능력이 있다. 정상궤도에 올라올 시간을 주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며 변함없는 신뢰를 보냈다.
홍 감독이 믿음을 나타낸 그 날, 이정후는 멀티히트 2타점 2득점 경기를 펼치며 팀의 5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한 경기 멀티히트를 기록한 건 지난 2일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7경기 만이다. 9일 경기에서도 장타 포함 2타점 경기를 펼친 이정후는 이틀 동안 4타점을 쓸어담으며 가파른 회복세를 보였다. 키움 입장에서는 승리만큼이나 이정후의 부활이 반가웠다.
이정후의 부활엔 비슷한 경험을 했던 구자욱(삼성)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 구자욱은 지난 시즌 부상과 부진이 겹치면서 최악의 한 해를 보냈으나 올해 보란듯이 재기에 성공해 좋았을 때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정후는 구자욱에게 "작년과 똑같이 하는데 이상하게 올해는 안 된다"고 조언을 구했고, 고민을 들은 구자욱은 "작년과 올해는 몸 상태와 밸런스가 모두 다르다. 작년에 매달리면 안된다"고 말했다. 이정후는 이후 작년의 기억을 리셋하고 루틴과 훈련법에 변화를 줬고,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이정후는 "내게 계속 믿음을 보여준 감독님과 동료들에게 미안했다. 조금만 기다려준다면 앞으로 꼭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낯선 4월을 보낸 이정후가 5월 도약할 준비를 마쳤다.
superpow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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