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명태·멸치와 한국인의 끈끈한 관계…'조명치' 문화사 전시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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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이 수입한 수산물 가운데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한 품목은 '냉동 명태'다.
한국인의 밥상에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조기, 명태, 멸치를 문화사적 관점에서 돌아본 전시 '조명치 해양문화특별전'이 8월 15일까지 서울 종로구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린다.
전시 2부 '뭍으로 오른 조명치'에서는 황태 덕장부터 어시장, 위판장까지 조기와 명태, 멸치에 생계를 의지해 살아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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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이 수입한 수산물 가운데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한 품목은 ‘냉동 명태’다. 전체 수입수산물의 30%(33만6,287톤)에 육박한다. 명태는 한때 국내에서 가장 많이 잡히던 물고기였지만 이제 한국에서는 거의 잡히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의 명태 사랑은 여전한 셈이다. 한국인의 밥상에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조기, 명태, 멸치를 문화사적 관점에서 돌아본 전시 ‘조명치 해양문화특별전’이 8월 15일까지 서울 종로구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린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개되는 1940년대 촬영한 명태 관련 영상과 함께 바다에서 들리는 조기의 울음소리 등 전시품 170여 점의 전시물을 만나볼 수 있다.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조기와 명태, 멸치를 점자와 함께 만져볼 수 있는 촉각 전시 코너도 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밥상 위의 조명치’와 연관된 전시품들이 관람객을 맞는다. 국, 탕, 찌개, 전골, 포, 전, 찜, 구이, 부침, 튀김, 볶음, 조림, 젓갈, 회 등 예로부터 다양한 방식으로 조기와 명태, 멸치를 즐겨 왔던 우리 문화를 조명한다. 빙허각 이씨(1759~1824)가 편찬한 부녀자의 생활지침서인 ‘규합총서’(1809년), 19세기 학자 이규경(1788~1863)이 쓴 백과사전 형식의 책인 ‘오주연문장전산고’(19세기) 등 관련 서지·문헌을 전시한다. 레시피가 적힌 부분은 펼쳐져 있다. 예컨대 오주연문장전산고에는 ‘멸어좌반’이 소개돼 있는데 ‘짜지 않은 멸치 1말을 알맞게 볶아내고 살짝 비벼서 부드럽게 한다. (중략) 간장, 볶은 참깨를 넣고 고추를 좋아하는 사람은 고추를 넣어 먹으면 식사로 아주 휼랑하다’는 식이다.
전시 2부 ‘뭍으로 오른 조명치’에서는 황태 덕장부터 어시장, 위판장까지 조기와 명태, 멸치에 생계를 의지해 살아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우리에게 친숙한 생선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판매와 유통, 가공됐는지를 조명하는 전시다. 현대적 유통망이 확립되기 이전에 바다 위에서 열렸던 생선시장인 ‘파시’의 사진이 인상적이다. 이 사진이 실린 ‘조선다도해여행각서’(1939년)는 일본인 시부자와 케이조 일행이 1936년 낙월도 등 전남지역의 도서들을 조사해 펴낸 책이다.
전시 3부 ‘조명치의 바다’는 조기를 잡던 어선의 모형부터 조기잡이 신으로 추앙되는 임경업(1594~1646) 장군을 그린 그림, 창살 모양의 고기잡이 도구가 그려진 옛 지도 등을 전시한다. 시청각 자료가 풍부하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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