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바틱' 입은 이복현 "당국간 소통강화" 약속…금융사엔 '현지화' 강조
"인니, 한국과 문화·사회적 차이 커…금융교육·채용 등 사회기여 높여야"
(자카르타=뉴스1) 서상혁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싱가포르에 이어 인도네시아에서도 현지 감독당국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약속했다.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금융회사를 향해선 '현지 사회와의 융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지속적인 현지화 노력을 당부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11일 오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K-Finance Week In Indonesia 2023' 행사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특히 이 원장은 인도네시아 전통의상인 '바틱'(batik) 문양의 셔츠를 직접 입고 기조연설에 나서 양국 간 협력을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한국과 인도네시아 수교 50주년을 맞아 현지에 한국 금융을 알리고 양국 간 금융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KB금융지주·하나금융지주·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삼성화재·한화생명·KB손해보험 등 7개 금융회사가 공동으로 마련했다.
이 원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지난해 금융감독원장으로 취임 후 금융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국제화가 필수 불가결한 과제라는 생각을 늘 품고 있었다"며 "눈부신 성장세를 보이면서 국내 금융회사들이 적극 진출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네시아를 직접 찾아 현장을 살펴보고 목소리를 들으면서 한국 금융회사와 인도네시아 경제·금융의 동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이 원장은 국내 금융회사에 '현지 당국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약속했다. 이 원장은 지난 9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 투자설명회(IR)'에서도 "소통 창구 역할을 하려는 강한 의지와 계획이 있다"고도 밝힌 바 있다.
그는 "파죽지세로 성장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경제·산업 발전 속도에 맞춰 항상 현지 시장의 동향을 파악하고 정부, 고객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해야 한다"며 "금융감독원도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 정부와 협력관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한국계 금융회사의 어려움을 전달하고, 최대한 소통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계 금융회사에는 '현지화 노력'을 강조했다. 인도네시아는 한국과의 문화적 차이가 있는 만큼, 현지 사회에 융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인도네시아는 한국과 사회적·문화적 차이가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고객들의 성향이나 산업의 특성 또한 다르기 때문에 현지 고객에게 다가가기 위한 별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객과의 관계 정립이 중요한 금융산업의 특성을 감안하면 지속적인 금융교육, 소외계층·중소기업 지원이나 채용 확대 같은 현지 커뮤니티의 중요한 구성원으로 참여도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꾸준한 '도전'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 원장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일부 금융회사에서 경영이 악화돼 자금을 추가로 투입하는 등의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이러한 뼈아픈 경험은 안정적인 성장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 원장은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 대응해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를 당부했다. 규모가 작은 해외 점포 특성상, 작은 충격에도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도네시아의 경우 경제·금융산업이 안정적인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면서도 "현재의 상황에 안주하지 말고 평소에도 위기 대응 능력을 확보하고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등 내실 있는 운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을 비롯해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홍원학 삼성화재 사장,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 김기환 KB손해보험 사장이 참석했다.
인도네시아 측에서는 르흣 빈사르 빤자이딴 해양투자조정부 장관, 필리아닝시 헨다르타 중앙은행 부총재를 비롯해 금융기관과 기업 대표가 자리했다.
행사에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기조연설을 비롯해 패널 토론회, 인도네시아 금융발전 공동 협약식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hy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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