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반독재 운동 앞장선 '록의 전설' 히타 리 별세

브라질 대통령, 상파울루 시장 등 애도 기간 선언

2009년 5월 23일 브라질 상파울루 도시 아라사투바에서 공연하는 히타 리의 모습. 위키피디아 커먼스

브라질의 전설적인 록 가수 겸 작곡가로 '록의 왕'이라 불렸던 히타 리가 2년간의 폐암 투병 끝에 별세했다. 향년 75세.

히타 리의 가족은 지난 9일(현지시간) 히타 리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공식 계정에 "지난밤 상파울루에 있는 집에서 그녀가 항상 원하던 대로 사랑하는 가족에게 둘러싸여 죽음을 맞이했음을 알린다"고 발표했다고 브라질 언론들이 10일 보도했다.

1947년 상파울루에서 태어난 히타 리는 1960년대 브라질의 군사 독재에 저항한 트로피칼리아(열대) 운동의 중심에 섰다. 1966년 베이시스트 아나우두 밥치스타와 기타리스트 세르지우 지아스와 함께 브라질 록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밴드 중 하나인 '우스 무탕치스'를 결성해 활동했다. 이들은 브라질 특유의 리듬을 혼합한 실험적인 음악들을 발표하며 주목을 받았다. 히타 리의 음악은 페미니즘, 성 자유 문제, 동물권 보호, 채식주의 등 다양한 의제를 다뤄 사회 운동의 아이콘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히타 리의 별세 소식에 브라질은 애도와 추모 분위기다. 룰라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히타 리를 "브라질에서 가장 뛰어난 이름 중 하나이자 시대를 앞서간 아티스트"라며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3일간의 공식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상파울루시 역시 3일간 공식 애도 기간을 선포했고 리우데자네이루시는 고인의 이름을 헌사한 광장을 만들기로 했다. 히타 리의 장례식은 10일 상파울루 이비라 푸에라 공원 천문관에서 엄수됐다.

최은서 기자 silver@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