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사 휴대전화 소지 '아침 점호 뒤~오후 9시' 시범운영 확대(종합)
"훈련병도 주말·휴일 1시간씩… 보완대책도 마련"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군 당국이 병사들의 휴대전화 소지 시간 확대와 관련해 올 7월부터 6개월 간 전체 병사의 20%를 상대로 추가 시범운영에 나선다. 이번 시범운영에 따른 휴대전화 소지 가능 시간은 매일 아침 점호 뒤부터 오후 9시까지다.
국방부는 11일 "병 휴대전화 소지 시간 확대 시범운영 부대를 추가해 7월3일부터 12월31일까지 시행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병사 휴대전화 소지 시간 확대'는 '미래세대 병영 환경 조성'을 위한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 중 하나다. 현재 병사들은 평일엔 일과 후 오후 6~9시, 휴일엔 오전 8시30분~오후 9시에 휴대전화를 갖고 있을 수 있다.
이런 가운데 국방부는 병사들의 휴대전화 소지 시간 확대가 임무수행과 보안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기 위해 작년 6~12월 각 군별 2~3개 부대를 대상으로 시범운영을 실시했다.
작년 시범운영은 병사들의 휴대전화 소지 시간을 △최소형(아침 점호 이후~오전8시30분 및 오후 5시30분~9시) △중간형(아침 점호 이후~오후 9시) △자율형(24시간) 등 3개 유형으로 구분해 2개월 단위로 변경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단, 휴대전화 소지 가능 시간 중에도 해당 병사가 근무·교육훈련 등에 투입된 경우나 취침시간엔 사용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시범운영이 이뤄졌다고 한다.
국방부는 이 같은 시범운영 결과 "중간형이 병사들의 체감 만족도뿐만 아니라 초급간부들의 부대·병력 관리 측면에서도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병사들은 휴대전화 사용에서 침해를 받으면 '폰 손실'이란 표현을 쓸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반면 소지시간이 길어지면 민감도도 굉장히 낮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간부들도 현황 파악·지시 전달 등에서 (휴대전화 소지 시간 확대가) 굉장히 효율적이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국방부가 '휴대전화 사용 확대에 찬성하느냐'고 설문조사한 결과, 간부들 중 찬성 응답자 비율은 시범운영 전엔 59%였으나, 시범운영 후엔 77%로 늘었다고 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또 "작년 시범운영 뒤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병사들은 자율형을 86%로 가장 선호했다"며 "간부들은 시범운영 전엔 중간형과 최소형 선호도 높았지만, 운영 후엔 자율형과 중간형 선호가 높아졌다"고 전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자율형의 경우 중간형과 비교했을 때 실제 휴대전화 사용시간은 1시간(오후 9~10시) 정도만 증가하지만 "야간 휴대전화 소지에 따른 취침시간 무단사용이 우려된다"고 평가했다.
또 간부 입장에서도 자율형의 경우 휴대전화 지급·회수 업무가 사라지는 건 장점이 있으나, 역시 "취침시간 무단사용 통제에 대한 부담이 가중된다"는 게 단점으로 꼽혔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올 하반기에 '중간형' 시범운영을 6개월간 추가 시행하면서 "문제점을 식별하고 보완대책의 실효성을 확인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올 하반기에 병 휴대전화 사용 확대 시범운영을 추가로 실시하는 부대는 육군 14개, 해군 4개, 공군 9개, 해병대 3개, 군병원 15개 등 총 45개다.
국방부는 이를 위해 △병사들의 임무수행과 보안에 문제가 없도록 휴대전화 소지·사용 제한 기준을 구체화하고 △위반시 제재기준을 강화하는 등의 보완대책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경계근무·당직근무·대규모·야외 훈련 땐 병사들의 휴대전화 소지를 원칙적으로 제한하되, 각 군 또는 지휘관이 부대별 여건·교육훈련 내용 등을 고려해 소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부대 활동 중 휴대전화 사용이나 소셜미디어(SNS) 활동 강요 등 경미한 사용수칙 위반시엔 처벌을 기존 '사용 제재'뿐만 아니라 '외출·외박 제한'까지로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허용된 장소 외 휴대전화 사용, 당직·경계 근무 중 임의 휴대·사용 등 중요한 사용수칙 위반시엔 지금과 동일하게 사용 제재 또는 징계 처분을 하고, 보안통제체계 임의 해제, 비인가 휴대전화 사용(투폰) 등 보안규정·법령을 위반한 병사는 징계를 받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국방부는 훈련병의 휴대전화 사용도 올 7월부터 모든 신병교육기관에서 주말·공휴일에 1시간씩으로 시범운영한다. 국방부는 "훈련병의 휴대전화 사용이 심리적 안정 및 가족과의 소통에 긍정적인 것으로 판단해 군인화 교육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사용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국방부는 "병 휴대전화 소지시간 확대를 통해 장병 소통여건과 복무여건을 개선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한편, 군 본연의 임무수행과 보안에 문제가 없도록 신중하게 검토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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