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확인제도, 업종·업력 반영 ‘벤처기업 확인 문턱 낮춘다’
[IT동아 한만혁 기자] 중소벤처기업부가 벤처기업확인제도 운영을 위한 ‘벤처기업확인요령’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정안은 업종 특성을 반영하고 신규 신청 기업에 대한 평가 기준을 완화한 것이 골자다. 이를 위해 평가지표의 객관성을 강화하고 사업계획서 양식도 효율적으로 바꿨다. 기업 부담을 줄이고 벤처기업 확인 문턱을 낮추겠다는 의도다.
개정안은 5월 1일부터 시행된다. 5월 1일 이전에 신청서 작성을 시작했더라도 완료하지 않은 상태라면, 새로운 개정안에 맞춰 다시 작성해야 한다.
다양한 혜택 제공하는 '벤처기업확인제도'
벤처기업확인제도는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이 정한 요건을 갖추고 기술 혁신성과 사업 성장성이 우수한 기업을 벤처기업으로 확인하고 지원하는 제도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속성장 가능한 벤처기업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기 위해 1998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지난 2021년 2월에는 벤처기업 발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공공기관 중심 평가 방식에서 민간 주도로 전면 개편했다. 현재 민간 전문가 중심의 벤처기업확인위원회가 심의를 통해 벤처기업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벤처기업으로 확인받으면 ▲세제(법인세 및 소득세 50% 감면, 취득세 75% 감면, 재산세 면제) ▲금융(기보 보증 한도 확대, 코스닥 상장 심사 기준 우대) ▲입지(벤처기업 육성 촉진 지구 내 취득세·재산세 37.5% 경감, 수도권 과밀 억제 권역 내 벤처기업 집적 시설 또는 산업 기술 단지 입주 시 취득세·등록면허세·재산세 중과 적용 면제) ▲M&A(인수·합병 시 상호출자제한기업 집단으로의 계열 편입을 7년간 유예) ▲인력(기업 부설 연구소 또는 연구 개발 전담 부서의 인정 기준 완화, 스톡옵션 부여 대상 확대) ▲광고(TV・라디오 광고비 70% 할인, TV・라디오 광고 제작비 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원받을 수 있다. 또한 벤처기업 확인 마크를 기업 홍보나 제품 포장 등에 활용할 수 있다.
벤처기업 확인을 원하는 기업은 벤처확인종합관리시스템을 통해 벤처기업확인기관에 신청서와 사업계획서를 접수해야 한다. 이후 유형별, 업종별, 지역별로 최적화된 전문 평가기관을 통해 요건 검토 및 현장 실제 조사가 진행된다. 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벤처기업확인위원회의 심의 및 의결이 진행되고, 최종적으로 벤처기업 확인 여부가 결정된다.
평가지표 및 과정은 기업 유형에 따라 차이가 있다. 평가지표는 크게 기술 혁신성, 사업 성장성으로 구분하며, 기업 유형은 벤처투자유형, 연구개발유형, 혁신성장유형, 예비벤처유형으로 나뉜다.
벤처투자유형의 경우 현장 조사 없이 평가기관 요건 검토 후 심의를 받는다. 벤처투자유형에 해당하는 기업은 적격 투자 기관으로부터 유치한 투자 금액이 5,000만 원 이상, 투자 금액이 자본금의 10% 이상이어야 한다.
연구개발유형은 사업 성장성만 평가한다. 연구개발유형은 기업 부설 연구소, 연구 개발 전담 부서 등을 인증받은 기업이 신청일 직전 4개 분기 연구 개발비 5,000만 원 이상, 총매출액 중 연구 개발비 비율이 5~10% 이상인 경우 신청할 수 있다.
혁신성장유형은 기술 혁신성과 사업 성장성을 모두 평가한다. 사업계획서 검토와 현장 평가를 거쳐 벤처기업확인위원회의 심의 후 확인 여부가 결정된다. 중소기업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예비벤처유형은 창업 준비 중인 기업이 해당되며, 기술 혁신성과 사업 성장성 모두 평가한다. 단 법인이나 사업체가 아니기 때문에 창업자, 창업팀을 대상으로 하는 평가만 진행된다.
신청 기업 편의성 고려해 평가지표·사업계획서 개선
개정안은 평가 객관성 강화, 신청 기업의 다양한 특성 반영, 기업 부담 절감에 초점을 맞췄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번 개정안을 위해 벤처기업확인위원회, 전문평가기관, 관련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했다.
평가지표는 업력, 업종에 맞춰 개선했다. 업력은 3년을 기준으로 나눈다. 기존에도 3년 기준 구분이 있었지만 평가지표는 동일했다. 성과 창출이 어려운 초기 창업기업의 특성을 반영하지 않은 것. 개정안은 벤처기업 확인을 처음 신청하는 업력 3년 이내 초기 창업기업의 경우 성과보다는 향후 사업 계획, 보유 인력, 성장 가능성을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3년 이상 기업은 벤처 전환 측면, 현재 구축된 자원 활용 측면을 평가한다. 또한 재확인 신청 기업은 이전 벤처기업 확인 시 제출했던 사업 계획을 기반으로 목표 달성, 성장 여부, 진척 사항에 중점을 둔다.
다양한 업종도 반영했다. 기존에는 사업 성장성 평가 시 매출액, 영업이익 등 재무적 요소만 확인했다. 바이오나 의약품 등 제품 개발 전까지 매출이 발생하기 어려운 업종과 플랫폼 기반 IT 업종 등 재무 외 다른 요소로 평가해야 하는 업종에게는 부담이었다. 이에 바이오/의약품은 기술개발 진척 성과 평가 항목을, 플랫폼 기반 IT 업종은 월간 활성 이용자, 고객 전환율, 총거래액 등 서비스 성과 평가 항목을 추가했다.
사업계획서는 개편된 평가지표를 반영하고 중복 및 유사 항목을 통합했다. 양식은 벤처투자 유치 및 정부 지원사업 신청 시 사용하는 PSST 방식으로 변경해 별도 양식으로 작성해야 했던 기업 부담을 줄였다. PSST 방식은 문제 정의(Problem), 해결 방안(Solution), 성장 전략(Scale-up), 팀 구성(Team) 순으로 작성하는 방식이다. 제품 및 서비스 개발부터 사업화까지의 단계를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구성할 수 있다.
사업계획서, 객관성·구체성·일관성 중요
벤처기업확인기관은 온라인 제도 설명회를 열고 벤처기업확인제도와 개정 내용, 사업계획서 작성 팁을 소개했다. 벤처기업확인기관 이지훈 대외협력팀 과장은 설명회에서 사업계획서 작성 시 주의할 점으로 객관적적인 자료, 구체적인 설명, 일관된 내용을 꼽았다.
객관적인 자료는 연구기관의 조사 결과, 수치화된 자료 등을 말한다. 벤처기업확인위원회가 벤처기업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라는 의미다.
자사 제품의 특징, 경쟁 제품 대비 장점은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하다. 자사 제품에 대한 상용화 여부, 인증 확보, 단계별 추진 계획, 인력, 예산 등을 명시하는 것이 좋다. 3년 이내 기업은 계획과 목표를 집중적으로 확인한다. 기술이나 제품 개발 활동과 성장성에 대해 중점을 두고 계획서를 작성하면 된다.
일관성도 중요한 항목이다. 특정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으면 그 기술과 관련된 계획서, 사업 성장성을 설명해야 한다.
벤처기업확인제도는 다양한 혜택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한결 현실적인 제도로 개선됐다. 업종과 업력을 반영한 평가지표, 간소하면서도 효율적인 사업계획서는 벤처기업확인제도의 문턱을 낮추는 데에도 일조한다. 특히 창업 3년 이내 기업이라면 벤처기업확인제도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대외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으니 네트워킹과 파트너십이 용이할 것이다. 세제, 금융, 입지 등 다양한 혜택은 덤이다.
글 / IT동아 한만혁 (m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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