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과다투약으로 영아 사망…제주대병원 간호사들 '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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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13개월 된 코로나19 환자에게 치료제를 과다 투약해 숨지게 하고 의료기록을 수차례 삭제한 제주대병원 간호사들이 실형을 받았다.
검찰은 잘못된 의료 행위뿐만 아니라 이후 은폐 행위로 인해 적정한 치료를 받지 못한 피해 영아가 숨졌다며 간호사들을 업무상 과실치사와 유기치사 혐의를 적용해 구속 재판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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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13개월 된 코로나19 환자에게 치료제를 과다 투약해 숨지게 하고 의료기록을 수차례 삭제한 제주대병원 간호사들이 실형을 받았다. 다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는 무죄를 받았다.
11일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진재경 부장판사)는 유기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제주대병원 수간호사 A씨 등 3명에게 각각 징역 1년, 징역 1년2개월,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앞서 지난해 3월 10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생후 13개월 된 B양은 재택치료를 받다가 상태가 악화하자 제주대병원에 입원했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B양은 같은 달 12일 숨졌다.
치료 과정에서 담당 간호사가 의사 처방과는 다르게 약물을 투여한 정황이 드러났다.
당시 담당 의사는 호흡곤란을 겪던 B양에게 에피네프린 5㎎을 희석한 후 연무식 흡입기를 통해 투약하라고 처방했다. 하지만 담당 간호사는 이 약물 5㎎을 그대로 정맥주사로 놓았다.
'에피네프린'은 보통 기관지를 확장하는 효과가 있어서 환자의 호흡을 편하게 하는 약물이다. 직접적인 투약 방식인 정맥주사로 넣을 경우 성인은 0.3~0.5㎎, 영아는 0.1㎎이 적정량이다.
이번 사건의 경우 B양에게 치사량이자 기준치의 50배인 5㎎이 한꺼번에 투약됐다.
특히 보고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담당 간호사는 사고 직후 수간호사 A씨에게 알렸으나, 최종적으로 간호원장과 진료처장 등 집행부에 보고된 것은 나흘 뒤인 16일이다.
제주대병원 규정상 의료사고가 발생하면 24시간 내로 상부에 보고하도록 돼있다.
더욱이 간호사가 의사 처방과 다른 방식으로 약물을 투여한 과정이 담긴 의료기록 내용이 수차례 수정을 거치며 삭제된 정황도 새롭게 드러나며 병원의 조직적 은폐 의혹도 제기되기도 했다.
검찰은 잘못된 의료 행위뿐만 아니라 이후 은폐 행위로 인해 적정한 치료를 받지 못한 피해 영아가 숨졌다며 간호사들을 업무상 과실치사와 유기치사 혐의를 적용해 구속 재판에 넘겼다.
재판부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는 무죄로 보고, 유기치사만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피해자가 사망하게 된 원인은 약물 과다 투약으로 보인다. 다만 집행부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것은 업무상 과실은 맞지만,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라고 밝혔다.
양형 이유에 대해 "사고 은폐 시도는 우리 사회에 의사와 간호사에 대한 깊은 신뢰를 크게 훼손하는 일이다. 다만 법원에 각 5천만 원을 공탁한 점, 반성하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선고 직후 피해 영아 유가족은 "누가 돈을 주라고 했느냐"며 반발하다 퇴정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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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CBS 고상현 기자 kossa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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