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어제까지 인사하던 이웃인데"…칼부림 아파트 주민들 불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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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경기 시흥시에 있는 한 영구임대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주민들은 간밤에 3명이 사상한 사건이 발생한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곳에서는 전날 오후 8시께 7층에 살던 A(39·중국 국적)씨가 같은 아파트 이웃인 40대 B씨를 흉기로 한 차례 찌른 뒤, 또 다른 이웃 70대 C씨와 60대 D씨를 찾아가 잇달아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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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임대단지서 서로 도우며 어울렸는데 이런 참변이 벌어질 줄이야"
(시흥=연합뉴스) 김솔 기자 = "다치거나 돌아가신 분들 모두 하루 이틀 전까지 얼굴 보고 연락하던 이웃들이에요. 한 아파트 안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11일 오전 경기 시흥시에 있는 한 영구임대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주민들은 간밤에 3명이 사상한 사건이 발생한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곳에서는 전날 오후 8시께 7층에 살던 A(39·중국 국적)씨가 같은 아파트 이웃인 40대 B씨를 흉기로 한 차례 찌른 뒤, 또 다른 이웃 70대 C씨와 60대 D씨를 찾아가 잇달아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A씨의 범행으로 C씨와 D씨가 숨졌고, B씨가 크게 다쳐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중국동포인 A씨는 2010년 국내에 입국해 이듬해인 2011년 한국 영주권을 취득했다. 한국 국적인 친척이 계약한 이 아파트에 전입 신고 없이 거주해 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최초 범행 대상인 B씨의 소개로 인터넷 도박에 손을 대 그동안 사건 당일까지 돈을 잃었다고 진술했다.
이에 화가 나 B씨와 다투던 중 결국 B씨의 집 안에 있던 흉기를 들고 B씨를 찔렀으며, 이후 평소 감정이 좋지 않았던 C씨와 D씨를 상대로 추가 범행을 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B씨가 살던 4층 1세대와 숨진 C씨, D씨가 살던 13층 2세대의 현관문에는 현장 보존을 위해 테이프가 붙여져 있었고, 경찰관들이 그 앞을 지키고 있어 긴장감이 감돌았다.
현관문에서부터 엘리베이터로 이어지는 바닥 곳곳에는 선명한 핏자국이 남아 있어 당시의 참혹했던 순간을 짐작게 했다.
같은 아파트 주민들은 이른 아침부터 사건이 발생한 집 앞을 찾아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주민들은 사회 취약 계층이 거주하는 임대 아파트의 특성상 별다른 직업 없이 혼자 지내는 이들이 많아 서로의 모여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았다고 입을 모았다.
사건이 발생한 임대아파트 단지는 영구임대주택 240 세대, 국민임대주택 900여 세대 등 총 1천200여 세대 규모로, 2017년 입주를 시작했다.
관내에 거주 중인 무주택 가구 구성원 가운데 생계·의료 수급자, 법정 한부모가족, 주거지원 시급 가구와 월평균 소득이 일정 수준 이하인 가구 등 취약 계층을 중심으로 신청 자격이 주어졌다.
한 주민은 "돌아가신 분들과 다친 분들 모두 평소 오며 가며 보고 인사하던 사람들이라서 충격이 더 크다"며 "흉기를 휘둘렀다는 피의자는 어제 오후 3시 20분쯤 집 앞 벤치에서 술을 마시며 '살고 싶지 않다'고 하길래 '그런 생각 하지 말라'며 격려해줬는데 몇 시간 뒤에 이런 일을 벌였을 줄이야"라며 한탄했다.
다른 주민은 "평소 숨진 D씨 집에 이웃들이 많이 모여 화투를 쳤는데 피의자 A씨도 종종 함께하는 거 같더라"며 "A씨는 걸핏하면 주민들을 째려보거나 시비를 걸어 경계하고 있었다"고 했다.
이어 "숨진 C씨는 나이가 많은데 혼자 살고 있어 평소 다친 B씨가 아들처럼 각별하게 챙겼는데 둘 다 이런 일을 당하게 돼 너무 안타깝다"며 "특히 C씨는 나도 이틀 전쯤까지 연락하며 필요한 게 없는지 살폈던 터라 그저 무섭고 허망하다"며 참담한 심경을 전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A씨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s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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