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과다 투여로 영아 사망...제주대병원 간호사 3명 징역형

오재용 기자 2023. 5. 11.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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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조선DB

코로나로 입원 치료 중인 영아에게 처방과 다르게 약물을 과다 투여해 숨지게 하고 이를 은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간호사들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제주지법 형사2부(재판장 진재경)는 11일 업무상 과실과 유기치사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제주대병원 간호사 A씨와 B씨에 대해 각각 징역 1년 2개월과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또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간호사 C씨에 대해서는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지난해 3월 11일 코로나로 입원 치료를 중이던 영아가 호흡 곤란 증상을 보이자 담당 의사는 ‘에피네프린’이란 약물 5㎎을 희석한 후 네뷸라이저(연무식 흡입기)를 통해 투여하라고 처방했다.

하지만 간호사 A씨는 처방과 달리 이 약물 5㎎을 정맥주사로 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에피네프린은 기관지 확장과 심정지 등 심장 기능이 멈췄을 때 심장 박동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약물이다.

A씨와 같은 팀의 선임인 B씨는 약물 투여 후 피해 영아의 상태가 악화해 중환자실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오류를 인지하고도 이를 담당 의사 등에게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간호사인 C씨 역시 의료사고가 발생한 것을 알고도 담당 의사 등에게 보고하지 않고 오히려 이를 은폐하기 위해 A씨, B씨에게 사고 보고서 작성 등을 하지 않도록 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이들은 공모해 이번 사건과 관련한 약물 처방 내용과 처치 과정 등 의료사고와 관련한 기록을 여러 차례에 걸쳐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영아는 상태가 악화하면서 약물 과다 투여 이튿날인 지난해 3월 12일 숨졌다. 이들 피고인은 영아 장례가 끝나고 나서야 약물을 잘못 투여한 사실을 위에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약이 잘못 투여돼 피해자가 사망한 사실은 인정했다.

재판부는 “몸무게 11㎏에 불과한 1살짜리 영아에 에피네프린이 적정량보다 50배 이상 잘못 투여되면 곧바로 심장에 타격이 올 수밖에 없다”며 “피고인들이 사건을 인지한 시점은 1시간 후로 이때는 이미 영아 심장이 심각하게 손상돼 의료기술상 돌이키기 힘들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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