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 스캔들’ 핀란드 총리, 총선 패배 이어 남편과도 이혼

“함께 한 19년에 감사…친구로 남기로”

지난 4월 2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산나 마린 총리가 소속 정당인 사회민주당 한 행사에서 지지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한때 세계 최연소 총리로 주목받았던 산나 마린(37) 핀란드 총리가 총선 패배로 퇴임을 앞두고 남편과 이혼을 발표했다.

1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마린 총리는 이날 인스타그램에 남편과 합의 이혼을 신청했다는 글을 올렸다.

마린 총리는 "우리는 함께 이혼 신청을 냈다"면서 "우리가 함께 한 19년, 그리고 우리의 사랑하는 딸을 얻은 데 감사한다"고 밝혔다.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가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남편과 함께 찍은 사진과 함께 "우리는 함께 이혼 신청을 냈다"면서 "우리가 함께 한 19년, 그리고 우리의 사랑하는 딸을 얻은 데 감사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로이터]

그는 "우리는 여전히 가장 가까운 친구이며, 서로에게 멋지며, 사랑이 넘치는 부모"라면서 "우리는 가족으로서, 또 둘이서 시간을 함께 보낼 것"이라고 했다.

마린 총리 남편인 마르쿠스 라이코네(Markus Räikköne)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결별 소식을 알렸다.

2019년에 마린 총리는 당시 33세로 세계 최연소 총리에 오른 뒤 이듬해 8월에 16년 된 오랜 연인인 남편과 결혼해 화제를 모았다.

공교롭게 총리 취임 직후에 한 결혼은 총리 퇴임 즈음에 결별을 맞았다.

산나 마린 총리와 남편 마르쿠스 라이코네. [산나 마린 인스타그램]

마린 총리는 남편을 18살에 처음 만나 결혼에 성공했고, 앞서 태어난 2살 된 딸이 있었다.

마린 총리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 핀란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도 이끌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끝나지 않은 지난해 8월 사적인 자리에서 광란의 파티를 즐기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유출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이어 두번째 유출된 동영상에선 한 남성 팝스타가 마린 총리의 목에 키스하는 것처럼 보여 불륜설이 제기됐다. 마린 총리와 팝스타는 “그저 친구 사이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산나 마린 총리가 광란의 파티를 즐기고 있는 모습. [유튜브 채널 갈무리]

당시 마약 흡입설까지 불거졌으나, 마린 총리는 자비로 검사를 받아 음성이었음을 증명했다. 그러나 업무 태만 아니냐는 비판이 끊이지 않아 공식 조사도 받았다.

총리도 사생활이 있다며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춤추며 파티를 즐기는 영상을 올리는 등 세계 지도자들의 옹호와 지지가 잇따르기도 했다.

지난달 총선에서 마린 총리가 이끈 중도좌파 사회민주당은 중도우파에 참패했다. 사회민주당은 극우성향인 핀란드인당에서 근소한 차이로 밀려 3위에 그쳤다.

다만 CNN은 "핀란드 유권자들이 새 정부를 선택하긴 했지만, 마린 총리는 여전히 전 세계에서 진보적인 밀레니얼 세대 지도자의 롤모델로 꼽히고 있다"고 평했다.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