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고양이 1256마리 굶겨죽인 60대 징역 3년...’동물보호법’ 법정최고형

개 사체 1200구가 발견된 경기 양평군 용문면의 주택. /뉴스1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에서 개, 고양이 등 1200여마리를 굶겨죽여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60대 피의자에게 법정 최고형이 선고됐다.

수원지법 여주지원 형사1단독 박종현 판사는 11일 A(67)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징역 3년은 동물보호법이 규정하고 있는 가장 무거운 처벌이다. 검찰도 징역 3년을 구형했다.

박 판사는 “A씨가 2014년 파산 선고를 받는 등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고물처리업만으로는 생활을 영위하기 힘들어 이같은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학대 행위의 내용과 정도, 피해 동물의 개체 수, 피해 동물이 겪었을 고통 등을 고려할 때 죄책이 매우 중하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20년 2월부터 최근까지 반려동물 번식장 등으로부터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한 마리에 1만원 가량을 받고 데려온 뒤 제대로 먹이를 주지 않아 굶겨죽인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A씨의 집 마당 등에서는 개 1243마리, 고양이 13마리의 사체가 발견됐다.

검찰은 지난달 18일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 주거지인 범행 현장은 쓰레기와 오물 등이 뒤섞여 극심한 냄새가 났다”며 “그 자체가 거대한 무덤이었고 무고한 생명이 고통받으며 희생당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구형 사유를 설명했다.

동물보호법은 반려동물에게 최소한의 사육공간 및 먹이 제공, 위생·건강 관리를 위한 사항 등을 위반해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에 대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이날 여주지원 앞에서 “최악의 동물 학대 법정최고형 판결하라” 등의 피켓을 들고 엄벌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