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고발까지…아이유, 해묵은 표절 논란 끊어낼까[스타in포커스]

김현식 2023. 5. 11.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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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상 아이유 표절 의혹 지속…누리꾼 갑론을박
일반인 A씨, 의혹 제기하며 아이유 경찰에 고발
아이유, 의혹 제기자들 고소…향후 대응 방식 관심
전문가 "음악 분야 특성상 표절 입증 어려워"
아이유(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가수 아이유가 자신의 노래를 두고 표절 의혹을 제기한 이들을 상대로 한 법적 대응에 나섰다. 이번 대응을 계기로 해묵은 논란거리인 표절 의혹을 깨끗하게 해소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제3자 경찰 고발까지 이어진 표절 논란

이번 논란은 10일 화두로 떠올랐다. 일반인 A씨가 아이유 노래 6곡에 대한 표절 의혹을 제기하며 아이유를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다. A씨가 의혹을 제기한 아이유의 곡은 ‘분홍신’, ‘좋은날’, ‘삐삐’, ‘가여워’, ‘부’(Boo), ‘셀러브리티’(Celebrity) 등 총 6곡이다.

최근 유튜브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관련 게시물이 잇따라 게재돼 갑론을박이 벌어지던 와중에 나온 보도라 누리꾼들의 관심도가 높았다. 이에 대한 논란이 증폭하자 아이유 소속사 EDAM엔터테인먼트는 입장문을 배포해 진화에 나섰다.

우선 소속사는 법무법인을 통해 온라인상에서 표절 의혹을 제기한 이들을 고소했다고 밝혔다. 일반인 A씨에 경찰 고발에 나선 데 관해선 “현재 정식으로 수사기관으로부터 연락을 받지 못했고, 기사를 통해 고발 사실을 처음 인지했다”면서 “내용을 파악 중에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 가운데 소속사는 “허위 사실을 기반으로 한 무분별한 제3자의 고발과 가해 등 범죄 관련한 강력한 대응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을 입장문에 보태 고발 건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간접적으로 내비치기도 했다.

‘분홍신’ 활동 당시 모습(사진=이데일리DB)
◇10년 전에도 ‘분홍신’ 도마에

아이유는 이미 10년 전인 2013년 ‘분홍신’에 대한 표절 의혹을 적극적으로 반박한 바 있다. ‘분홍신’은 A씨가 의혹을 제기한 6곡 중 1곡이다. 이 곡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10년 전에도 해외 뮤지션 넥타의 ‘히어스 어스’(Here’s Us)와 일부분이 유사하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해당 논란에 대해 아이유 소속사는 “‘히어스 어스’ 일부 멜로디와 ‘분홍신’ 2번째 소절(B 파트)은 멜로디가 유사하게 들릴 수 있으나 코드 진행은 전혀 다르다”고 표절이 아니라는 입장을 냈다. 아울러 소속사는 “‘분홍신’은 b플랫 마이너 스케일의 코드 진행으로 b플랫 마이나-bm7-cm7-cm6-f7sus4-f7으로 진행되고 ‘히어스 어스’는 도미넌트 스케일의 코드진행으로 b플랫 메이저 원 코드 진행”이라면서 “곡의 핵심적인 파트인 후렴구와 첫 소절(A 파트), 곡의 후반부 브릿지 파트 등 곡의 전체적인 멜로디와 구성, 악기 편곡 등이 완전히 다른 노래임을 밝힌다”고 자세한 설명도 보탰다.

당시 유명 작곡가들이 SNS에 글을 올려 아이유 쪽에 힘을 싣기도 했다. 방시혁은 SNS에 “아이유의 ‘분홍신’이 표절이라는 분들, 음악에는 쟝르와 클리셰라는 개념이 있답니다. ‘분홍신’이 표절이면 그 많은 스윙재즈 곡들은 거의 전곡이 서로 표절이라고 해야 할 겁니다”라고 썼다.

김형석 역시 “표절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 “비밥 스윙은 빠른 템포의 곡이다. 그렇다 보니 보편적으로 리듬의 형태가 비슷하다”는 의견을 냈다. 더불어 김형석은 “빠른 일렉트로닉 댄스곡의 리듬 구성들이 비슷하듯이 그것을 표절이라 보기엔 무리가 있다”면서 “코드 웍도 다르고 노래는 ‘분홍신’이 훨씬 신나고 좋다”는 견해도 밝혔다.

아이유(사진=이데일리DB)
◇갑론을박 지속…아이유의 선택은?

온라인상에선 이번 논란에 대한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이 지속하고 있다. 일각에선 아이유가 ‘분홍신’을 제외한 나머지 곡들에 대해서도 명확한 해명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는 의견을 펴는 중이다. 온라인상에서 경찰 고발 건으로 화두에 오른 6곡 이외의 곡들까지 표절 시비에 휘말린 상황인 만큼 책임감 있는 태도를 보이라는 것이다.

반면, 6곡 중 아이유가 음악 작업에 관여한 곡은 ‘셀러브리티’(공동 작곡)와 ‘삐삐’(프로듀싱) 2곡뿐인 데다가 표절 대상이 된 곡으로 언급된 곡들의 작곡자가 아닌 제3자인 일반인이 경찰 고발에 나선 것은 가수 흠집내기를 위한 행위라는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있다. 이들은 일일이 해명에 나서 소모적 논쟁거리를 만들기보단 법적 대응을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같은 상황 속 아이유와 소속사의 어떤 방식으로 이번 논란을 헤쳐나갈지 관심이다.

아이유(사진=이데일리DB)
◇“음악 분야, 표절 인정 어려워”

한편 업계 관계자들은 원곡자들이 직접 의혹에 휩싸인 곡들에 대한 문제 제기에 나서며 논란이 더 증폭할 수는 있어도 법적으로 저작권 침해, 즉 표절이 인정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음악 저작권 전문가인 리웨이 뮤직앤미디어 이지형 대표는 11일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법원에서 저작권침해 여부를 판단할 때 의거 관계와 실질적 유사성을 검토하게 되는데 국내 저작권침해소송에서 소송인이 승소한 비율은 10% 미만”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의거 관계는 원곡을 들어봤을 가능성을 따지는 것인데 개인의 양심의 문제라 ‘들어보지 못했다’고 답하면 입증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실질적 유사성의 경우 악보와 코드 진행을 검토하게 되는데 가락, 리듬, 화성으로 이뤄진 음악은 물리적 결합이 아닌 화학적 결합으로 이뤄진 것이라 분석해서 결론을 내기에 한계가 있다”며 “‘12가지 재료로 만든 스파게티를 다시 12가지 재료로 만들어 봐’라고 하면 할 수 없듯이 음악 역시 그런 특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더불어 이 대표는 “최근 들어서는 원곡이 보호될 만한 충분한 창작성이 있는 지 또한 판단의 기준이 되고 있는데, 선행저작물이 대단한 창작성이 있지 않는 이상 침해로 인정되기 어렵다”는 설명도 보탰다.

한편 연기 활동을 겸하는 아이유는 주연을 맡은 영화 ‘드림’ 홍보를 이어가며 관객과 만나고 있다.

김현식 (ssi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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