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방향성 보인 T1의 밴픽, 메타적응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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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시즌 17승 1패에 빛나는 T1을 상징했던 단어는 주도권이다. 전 라인 모두 우수한 라인전 수행 능력을 가지고 있는 T1은 초반 단계부터 상대를 압박해내며 주도권을 쥔 뒤, 스노우볼을 굴려서 손쉽게 승리를 가져왔다. 애쉬, 칼리스타, 케이틀린 등의 원거리 서포터를 가장 잘 활용했던 팀이기도 했다.
그러나 패치와 함께 메타가 변화하면서 라인전 주도권 조합보다는 후반 밸류가 높은 픽을 가져가는 것이 대세로 바뀌었다. 징동 게이밍(JDG)나 젠지 등 각국의 우승팀은 강한 원거리 딜러를 중심으로 한 후반 조합을 짜면서 결승전에서 승리를 따냈다. 지난 LCK 스프링 결승전에서 패한 T1 역시 MSI 참여 직전 인터뷰에서 원거리 딜러 중심의 한타 조합이 메타라고 보고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10일 펼쳐진 매드 라이온즈와의 경기는 이런 방향성을 여실히 드러낸 경기였다. 가장 달라진 것은 '케리아' 류민석의 픽이었다. 스프링 시즌 MVP로 주인공 역할을 맡았던 류민석은 이 날 경기에선 룰루와 탐켄치로 서포팅에 치중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스프링 시즌을 통틀어 룰루를 단 한 차례 밖에 활용하지 않았던 류민석이었지만, 이 날 경기에는 2차례나 룰루를 플레이했다. 특히 대역전극이 나온 1세트에선 '미카엘의 도가니'를 활용해 결정적인 한타에서 원거리 딜러를 살려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 외에도 T1은 탑 카르마, 정글 마오카이 등의 픽을 활용하면서 후반 원거리 딜러를 서포팅하기 위한 최적의 조합을 갖추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드에서도 노틸러스 등을 기용하면서 기존의 방식과 마찬가지로 메이킹에 힘을 쓰기도 했다.
원거리 딜러 중심의 조합을 가장 잘 보여준 것은 2세트였다. 2세트에서 T1은 탑 카르마와 정글 마오카이, 미드 크산테를 동시에 기용하면서 사실상 '구마유시' 이민형의 아펠리오스에게 딜을 몰아주는 조합을 구성했다. 실제로 이 경기에서 이민형은 홀로 팀 대미지의 35% 가량을 꽂아넣으며 활약했고, T1은 24분만에 압도적인 승리를 따냈다.
이외에도 T1의 밴픽이 좋았던 점은 상대 강점을 확실하게 틀어막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다. 자국 무대에서 11승 1패로 활약한 '니스퀴'의 그라가스나 1세트 변수를 만들어낸 '힐리생'의 파이크 등을 모두 밴으로 틀어막으면서 변수를 줄여냈다. T1이 좋지 않았을 때 본인들의 장점에만 집중하는 모습이 종종 드러났다는 것을 고려할 때, 이런 변화는 긍정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많다.
물론 아직까지 단 한 경기 밖에 치르지 않은 만큼 변화의 완성도는 더 지켜보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특히 젠지와의 다음 경기가 주목할 만하다. 고밸류조합을 잘 다루는 젠지를 상대로 T1이 달라진 방향성으로 복수에 성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허탁 수습기자 (taylor@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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