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악몽 때문에…" 9회 4점 리드도 불안, 극한 시즌-무한 변수...'극한 직업' 감독 스트레스 주의보

정현석 2023. 5. 11.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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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몇 점이나 앞서야 벤치에서 편안하게 경기를 볼 수 있을까.

다음날인 10일 한화전에 앞서 그 이유를 묻자 박진만 감독은 "상대를 확실하게 꺾을 수 있는 점수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감독은 "4점 리드는 불안한 점수다. 수원에서 8점 이기다가도 동점이 되는 경험을 해보지 않았느냐"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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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1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삼성 박진만 감독이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고척=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4.18/

[대전=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도대체 몇 점이나 앞서야 벤치에서 편안하게 경기를 볼 수 있을까.

프로야구 감독의 스트레스. 갈수록 심해진다.

당연히 이길 거라 낙관했던 경기가 따라잡힌 서늘한 경험을 하면 더욱 그렇게 된다.

삼성 박진만 감독이 제대로 겪었다. 지난 28일 수원 KT전. 8-0으로 앞서다 8회말 느닷없이 8실점 하며 동점을 내줬다. 연장 승부 끝에 10대9로 이겼지만 웃지 못했다.

박진만 감독은 경기 후 "쉽게 마무리 지을 수 있는 경기가 연장까지 가게 된 것은 감독의 잘못된 선택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감독 때문에 질 뻔한 경기를 포기하지 않고 선수들이 열심히 뛰어 잡을 수 있었다"는 승리의 기쁨 아닌 반성의 소감을 남기고 경기장을 떠났다.
2023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1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연장 12회초 2사 1,2루 삼성 강민호가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고척=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4.19/

그 스트레스가 시즌 내내 이어지고 있다.

9일 대전 한화전도 마찬가지였다. 삼성은 6회까지 5-0으로 앞섰다. 한화가 7회 2루타 2방으로 1점을 추격했지만 추가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삼성 승리가 굳어져 가던 9회초 2사 만루에서 강민호의 만루 홈런이 터졌다.

심각하던 박진만 감독의 표정이 그제서야 환해졌다. 어차피 다 이긴 경기. 왜 그렇게 기뻐했을까.

다음날인 10일 한화전에 앞서 그 이유를 묻자 박진만 감독은 "상대를 확실하게 꺾을 수 있는 점수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감독은 "4점 리드는 불안한 점수다. 수원에서 8점 이기다가도 동점이 되는 경험을 해보지 않았느냐"며 웃었다. 이어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고 말하며 고개를 절레 절레 저었다.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1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1회초 무사 1,2루 NC 박건우 타석때 KT 이강철 감독이 소형준 김준태 배터리를 찾아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5.10/

올시즌은 초반 부터 순위 싸움이 유독 치열하다. 팀 마다 의외성도 크고 업다운도 심하다. 전반적으로 뒷문도 불안하다.

사령탑의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질 수 밖에 없는 환경이다.

더워질 수록 더하면 더했지 나아지지 않는다. WBC 후유증에 시즌 중 아시안게임 차출도 있다. 무한 변수의 시즌이다.

승부, 중요성이야 설명이 필요 없지만 그래도 건강이 최우선이다. 자칫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 극한 시즌, 몸과 마음을 지켜야 한다. 지금 당장 힘들어도 시즌은 길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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