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 살아나나" 銀가계대출 넉달만 증가 전환..주담대 2.8조↑

한국은행 4월중 금융시장 동향
銀가계대출 2.3조원↑.. 넉달만 증가
주담대 2.8원↑, 1~4월까지 4.8조↑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감소세

서울의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 모습 /사진=뉴스1

23일 서울에 위치한 한 우리은행 외벽에 전세자금 대출 안내 현수막이 걸려있다. 2023.4.23/뉴스1

[파이낸셜뉴스] 은행권 가계대출이 올해 처음으로 늘어났다. 4월 가계대출은 2조 3000억원 늘어 넉 달 만에 증가 전환했다. 전세와 매매 거래량이 늘면서 부동산 관련 대출 수요가 일부 회복한 영향이다. 올해 들어 전체 가계대출이 감소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5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정책모기지를 포함한 은행권 가계대출은 한달새 2조 3000억원 늘어 4월말 대출잔액이 1052조 3000억원을 기록했다. 가계대출이 증가한 건 올해 처음이다. 2월에는 2조 8000억원, 3월에는 7000억원 줄었고, 이에 따라 1월부터 4월까지는 가계대출이 총 5조 8000억원 감소했다.

지난달 가계대출이 증가 전환한 건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늘고 전세자금대출 감소폭이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부동산 관련 대출 수요가 늘어 가계대출 또한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올해 4월까지 전체 가계대출은 줄었지만 주담대는 4조 8000억원 늘었다.

4월 주택담보대출은 2조 8000억원 늘어 전체 대출잔액은 803조 6000억원에 달했다. 지난 3월(2조 3000억원 증가)에 비해서도 증가폭이 커졌다. 전세자금대출은 감소폭이 축소됐다. 지난 2월(2조 5000억원 감소), 3월(2조 3000억원 감소)에서 4월은 1조 7000억원 감소하는 데 그쳤다.

윤옥자 한국은행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올해 1월 전국 아파트 거래량이 1만 9000호, 2월 3만 1000호, 3월 3만 5000호 늘었다. 주택 거래가 발생한 후에 가계대출 수요까지 두세달 시차가 있다"며 "1월 대비 2월 늘었던 주택거래가 4월 주담대 수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세거래량이 1월 4만 8000호에서 2월 6만호로 늘어난 것도 전세자금대출 수요 회복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전셋값 하락과 월세 전환 확대로 수요가 낮아졌는데 2월 들어 전세거래량이 늘어서 대출 수요가 일부 살아났다는 얘기다.

반면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감소세를 이어갔다. 4월 기타대출은 5000억원 줄었다. 다만 2월(2조 4000억원 감소), 3월(3조원 감소)과 비교해서는 감소폭이 축소됐다. 한국은행은 "계절요인이 소멸되고 주식투자 관련 일부 자금수요 등 영향"이라고 봤다. 4월말 기준 기타대출잔액은 247조 3000억원으로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총 10조 5000억원 줄었다.

은행권 기업대출은 대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 4월 7조 5000억원 늘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총 26조 4000억원 늘었다. 대출잔액은 1196조 7000억원에 달한다. 4월 대기업 대출은 분기말 일시상환분 재취급, 배당금 지급 수요 등 영향으로 3조 1000억원 늘었다. 3월 1000억원 증가한 것과 비교해 증가폭이 크게 확대됐다. 중소기업 대출은 4조 4000억원 늘고 이중 개인사업자대출은 1조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월부터 4월까지 기업대출은 26조 4000억원 늘었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에서 각각 10조 7000억원, 15조 7000억원 증가했다.

회사채는 기업의 대규모 회사채 만기 도래 등으로 9000억원 빠져 순상환 전환했다. 기업어음(CP)과 단기사채는 운전자금 수요 등으로 1조 7000억원 순발행 전환했다. 기업의 주식발행은 1000억원 늘었다.

은행 수신은 수시입출식예금을 중심을 감소폭이 확대됐다. 수시입출식예금이 14조 8000억원, 정기예금이 6조 4000억원 줄어 총 13조 4000억원 감소했다. 부가가치세 납부, 배당금 지급 등으로 기업자금이 유출된 영향이다. 정기예금의 경우 가계자금 유입이 계속됐지만 법인자금 유출로 전월에 이어 감소했다.

투자심리가 다소 살아나 자산운용사 수신은 8조 6000억원 늘었다. 머니마켓펀드(MMF)는 은행자금 유입, 국고여유자금 예치 등으로 2조 9000억원 늘었다. 채권형 펀드와 기타펀드는 각각 2조 1000억원, 4조 1000억원 증가한 반면 주식형 채권 펀드는 2000억원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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