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中 부진에 휘청이는 韓경제…KDI, 성장률 1.8→1.5%로 낮췄다

한종수 기자 이철 기자 2023. 5. 11.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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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5%로 낮췄다.

11일 KDI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8%에서 1.5%로 0.3%포인트(p) 하향 조정했다.

천소라 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은 성장률 하향 조정 배경에 대해 "최근 우리 경제는 대외여건 악화에 따른 수출 위축으로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모습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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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IMF, S&P 등 해외기관 하향조정에 KDI 가세
올해 '상저하저' 흐름 저성장 고착·침체 장기화 우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8%에서 1.5%로 0.3%포인트 낮췄다. 사진은 부산 남구 용당부두에 가득 쌓여있는 컨테이너들 모습. /뉴스1DB

(세종=뉴스1) 한종수 이철 기자 =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5%로 낮췄다. 국제통화기금(IMF),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등 해외 기관들의 잇단 하향 조정에 동참한 것으로 그만큼 경기 부진 지속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11일 KDI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8%에서 1.5%로 0.3%포인트(p)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11월에 이어 올해 2월에도 1.8% 전망을 유지했는데 불과 3개월 만에 0.3%포인트(p) 낮춰 잡은 것이다.

천소라 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은 성장률 하향 조정 배경에 대해 "최근 우리 경제는 대외여건 악화에 따른 수출 위축으로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모습이다"라고 밝혔다.

우리나라 성장률 하향 조정의 문은 이미 해외 기관들이 먼저 열었다. 지난 3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KDI와 같은 1.6%로 하향했고,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보다 더 낮은 1.5%로 낮췄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S&P는 1.1%로 제시했고 HSBC(1.0%), 씨티(0.7), 노무라(-0.4%) 등 주요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의 전망은 이보다 더 낮다.

1% 초·중반대 성장률 전망은 이례적이다. 우리나라가 연 1%대 이하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건국 초반 1956년(0.6%) △2차 석유파동 직후인 1980년(-1.6%)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5.1%)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한 2009년(0.8%)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2020년(-0.7%) 등 5번뿐이기 때문이다.

주요 기관들이 올해 우리 경제전망을 암울하게 내다보는 이유는 비슷하다. 한국 경제의 대들보 격인 반도체 경기가 부진한 상황에서 수출 위축이 장기화하고 서비스업도 타격을 받으며 경기 둔화가 길어지고 있어서다.

실제 지난 1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직전 분기 대비 0.3%를 기록하며 '역성장'을 겨우 면했다. 작년 4분기는 0.4% 역성장으로 곤두박질쳤다.

천소라 전망총괄은 "민간소비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지만 투자는 제조업·주택경기 둔화로 부진한 흐름"이라며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대외수요가 위축됨에 따라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짚었다.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상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있는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오른쪽)과 천소라 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 (KDI 제공) ⓒ News1

이런 상황에서 올 상반기는 0.9% 성장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게 KDI의 판단이다. 작년 11월 1.4% 성장 전망에서 지난 2월 1.1%로 낮췄는데 0%대로 다시 한번 더 낮춘 것이다.

올 하반기는 중국경제 회복에 따른 영향과 반도체 부진 완화로 2.1% 성장할 것으로 KDI는 예상했다. 작년 11월 2.1% 성장에서 2월 2.4%로 상향 조정했지만 다시 되돌려놨다.

정부가 올해 우리 경제를 '상저하고'(上低下高, 상반기에 저조하고 하반기에 개선)로 전망했지만, 하반기 2.1% 성장을 '개선'으로 보기엔 어려운 만큼 '상저하저'(상·하반기 모두 둔화)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 된 것이다.

경제계 안팎에서 저성장 고착화, 침체 장기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경제성장을 이끌 요소로는 반도체 수요 회복 시기와 중국경제 회복의 파급 여부가 우선으로 꼽힌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하반기에 반도체 수요 회복이 가시화되지 못할 경우 우리 경제의 회복도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며 "중국경제 회복이 중국 내 서비스업에 국한되고 투자 부문으로 파급되지 못할 경우 우리 경제에 대한 긍정적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봤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올해 1.5% 성장도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라며 "가장 큰 변수는 중국인데, 우리 기대만큼 중국이 회복이 되고 한 6%가량 성장하면서 한국에 대한 수입을 많이 늘린다면 (1.5% 성장이) 가능할 수도 있겠다"고 전망했다.

jep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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