駐피지대사 "미중경쟁에 태평양 지역 가치↑… 한·태도국 협력 강화"

외교부 공동취재단 노민호 기자 2023. 5. 11.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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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민호 기자 외교부 공동취재단 = 박영규 주피지대사가 "미국·중국 간 전략적 경쟁이 심화되면서 태평양 지역의 가치가 더 높아지고 있다"며 우리 정부도 이 지역 국가들과의 협력 강화를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박 대사는 지난달 26일 주피지대사관에서 진행한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작년에 이어 올해도 미·중 고위급 인사들이 연속적으로 (태평양 도서국들을) 방문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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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지정학적 중요… 유엔 등 국제무대서 수적 영향력 커"
"29~30일 한·태도국 정상회의 개최, 획기적 관계 격상 기대"
박영규 주피지대사. (외교부 공동취재단)

(피지·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외교부 공동취재단 = 박영규 주피지대사가 "미국·중국 간 전략적 경쟁이 심화되면서 태평양 지역의 가치가 더 높아지고 있다"며 우리 정부도 이 지역 국가들과의 협력 강화를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박 대사는 지난달 26일 주피지대사관에서 진행한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작년에 이어 올해도 미·중 고위급 인사들이 연속적으로 (태평양 도서국들을) 방문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일례로 올 3월엔 커트 캠벨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이 피지·바누아투·파푸아뉴기니·솔로몬제도 등을 방문했고, 마자오쉬(馬朝旭) 중국 외교부 부부장도 4월 피지를 찾았다.

박 대사는 "태평양 지역은 군사·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다. 미군의 경우 태평양 지역에서 인도·태평양사령부와 해·공군기지를 운영하고 있다"며 "또 '태평양 항로'는 3대 교역항로 가운데 하나로서 미·중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의 주요 해상무역 통로"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도 지난 수십년간 태평양 지역을 전략적 협력 대상으로 인식하고 우호협력 관계를 발전시켜왔다"며 "솔로몬제도와는 작년에 안보협력 협정을 체결하는 등 태평양 진출을 더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사는 "우리 정부도 태평양 도서국에 대한 관여를 확대하고 있다"며 이들 국가와의 협력 강화를 "새로운 외교과제로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태평양 도서국'이란 태평양 중·서부 및 남태평양에 위치한 14개 섬나라를 통칭하는 것이다.

박 대사에 따르면 이들 14개국은 유엔에서 군소도서개발도상국(SIDS) 그룹을 형성하고 있고, 총 54개국으로 구성된 유엔 아시아·태평양그룹에서도 약 4분의1 비중을 차지한다.

이와 관련 박 대사는 "투표로 결정하는 사안이 많은 국제무대에서 태도국이 행사할 수 있는 수적 영향력은 다대하다"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가 '2023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해 태도국들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박 대사는 이번 인터뷰에서 "태평양의 풍부한 해양수산 자원"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14개 태도국은 영토는 작지만 광대한 배타적경제수역(EEZ)을 보유하고 있고, 참치 어획량은 전 세계의 60~70%를 차지한다. 심해광물도 잠재적 경제성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는 오는 29~30일 태도국의 정상급 인사들을 서울로 초청, 제1차 '한·태도국 정상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다.

박 대사는 이번 정상회의가 "태도국과의 관계를 획기적으로 격상하면서 해당 국가들과의 양자 및 지역 차원의 협력을 보다 구체화하고 실질적으로 이행해가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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