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 "성장률 1.5% 달성 어려울 수도"

임하은 기자 2023. 5. 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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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KDI 2023년 상반기 경제전망 질의응답
"전기요금 인상 지연으로 소비자물가 내려가"
"금리 인상·인하 필요성 크지 않아…동결해야"

[세종=뉴시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이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상반기 경제전망'을 발표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 = KDI 제공) 2023.05.11.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임하은 기자 =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반도체 경기 부진으로 수출이 크게 위축되면서 경제 성장률을 1.5%로 하향 조정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같은 정도로 반도체 경기가 심각하게 부진한 상황"이라며 "경기 회복이 예상과 다르게 간다면 1% 초반 성장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상반기 경제전망'을 발표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이같이 밝혔다.

KDI는 이번 경제전망에서 올해는 수출이 위축돼 1.5% 성장한 후 내년 대외수요가 회복되면서 수출이 증가해 2.3%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반도체 수요 회복 시기와 중국 경제의 회복 파급 정도에 따른 불확실성이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정 실장은 "지금 반도체 경기가 2001년도에 IT버블 붕괴, 2008년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정도로 아주 심각하게 지금 부진한 상황"이라며 "하반기에 반도체 경기가 회복되는 속도가 2월에 봤던 것보다 조금 더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어 그 점을 반영해 상·하반기 모두 성장률을 낮췄다"고 말했다.

다음은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과의 일문일답.

-경제전망 위험요인으로 반도체 경기와 중국 경제를 말했다. 만약 경기 회복이 예상대로 안 되면 지금 전망한 1.5%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보나.

"반도체나 중국 경기 회복이 저희 생각과 다르게 간다면 당연히 1.5%를 달성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위험의 정도를 생각하면, 충분히 안 좋은 시나리오에서는 1.5%가 아니라 1% 초반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통화정책은 당분간 긴축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했는데, 연내에는 기준금리 인하는 부적절하다는 말인가.

"통화정책방향은 6개월에 한 번씩 말씀드리고 있다. 저희 전망대로라면 올해는 금리를 인상하거나 인하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 현재 금리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건 금리를 동결해야 한다는 의미와 동일하다."

-2월 수정 발표 때,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하반기 경기 반등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반도체 부진 외에 상반기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기대에 못 미쳤다고 보시나. 그 이유는 뭔가.

"2월과 지금 모두 마찬가지로, 중국의 리오프닝의 효과가 본격화되는 것은 하반기 정도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상반기에는 리오프닝 효과가 작을 거라고 생각한 부분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현재로는 중국 리오프닝이 중국 국내의 서비스업에 많이 반영되고 있고, 그 부분이 하반기에 풀리리라는 것도 여전히 유사한 생각이다. 그래서 지금 안 좋은 부분은 중국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반도체 부문의 문제이다. 리오프닝 효과는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기대하고 있지만 그 부분도 여전히 불확실성은 높은 상황이다."

[서울=뉴시스] 한국개발연구원(KDI) '2023년 상반기 경제전망'. (그래픽 = 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하반기에 나타날 거라는 데 대한) 불확실성 강도가 수정 전망 때와 비슷한가.

"중국 관련해서는 2월에 생각했던 것과 비슷한 수준으로 가고 있다."

-소비자물가를 0.1%포인트(p) 낮춘 3.4%로 전망했다. 전기·가스 공공요금 인상에 대한 관심이 큰데, 지난 수정전망과 이번 전망에 공공요금 인상 상방압력을 비슷한 강도로 계산하신 건가.

"2월 전망에서는 전기요금이 1월, 4월, 7월, 10월 네 차례에 걸쳐서 대략 14원 정도 인상돼 연간 52원 인상을 전제로 전망했다. 그런데 지금은 저희 전제와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 결국 4월에 인상이 안 됐다. 그래서 조금 바꿔 1분기에 한 번 인상됐고, 한 분기 늦춰져서 3분기, 4분기, 내년 1분기에 인상하는 스케줄로 잡았다. 2분기는 많이 지나갔기 때문에 전기요금이 2분기 전체 물가에는 영향이 그리 크지 않다고 봤다. 그래서 전기요금 인상이 조금 지연되면, 올해 소비자물가가 조금 내려가는 효과가 있다."

-2월 전망에 비해 반도체 경기회복 속도가 더딘 이유가 정확히 뭐라고 보는가.

"1분기와 4월 실적치를 봤을 때, 반도체 경기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조금 더 안 좋은 방향으로 갔다. (반도체 경기가) 회복되고, 재고가 소진되는 데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본 점이 많이 반영됐다."

-경상수지를 163억 달러 흑자로 예상했는데, 이 전망에 오늘 발표된 경상수지 무역적자(294억1200만 달러)도 반영된 건가.

"올해 경상수지 상반기 전망에 그런 부분이 반영돼 있다. 무역수지와 비교할 수 있는 게 전체 경상수지보다는 상품수지다. 집계상의 차이로 무역수지가 적자 폭이 더 크게 집계되는 특성이 있다. 이런 부분이 반영돼 올해 상반기 전체로는 -90억 달러이지만, 하반기에는 중국 리오프닝, 반도체 경기 회복으로 상품수지 흑자가 늘어나는 상황을 합쳐서 보면, 상품수지는 61억 달러다. 그 이외 서비스, 본원, 소득수지를 합치면 164억 달러다. 순대외자산이 많아 거기에서 벌어들이는 본원 소득이 많은 상황이고, 정책적으로도 세금 혜택이 반영되면서 서비스, 본원, 이전소득수지를 연간 102억원으로 전망했다. 올해 경상수지의 대부분은 아마 본원 소득 수지에서 온다고 생각해 주면 좋겠다."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지출 확대를 지양해야 한다고 한 이유는.

"성장률을 하향 조정하면서 특히 상반기에 1%를 소폭 하회하는 수준까지 경기가 안 좋은 상황이다. 그 이유는 대부분 수출, 반도체 부분에 많이 집중돼 있고, 사실 내수 부분은 그렇게 나쁜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정부에서 경기를 부양한다고 하면 주로 내수가 부양될 것이기 때문에 그 부분의 필요성은 높지 않다. 더군다나 그렇게 되면 다시 물가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올해 지출은 지금 예산 정도로 충분할 거로 생각한다."

-지난해 올해 경기를 상저하고로 전망했는데, 하반기 회복 폭은 불확실해진 건가.

"저희가 말한 상저하고는 상대적으로 상반기가 안 좋고, 하반기가 좋다는 의미였다. 성장률도 하반기에 회복하더라도 아주 천천히 회복하는 정도다. 상반기에는 통상적인 평균 수준보다 아주 밑에 있는 것이고, 하반기는 여전히 밑에 있지만 그 폭이 조금 줄어드는 정도, 그리고 폭이 줄어드는 정도가 천천히 진행되는 그런 상황에 있다. 그래서 상저하고라고 하지만 하반기에 경기가 좋을 거로 생각하지 않는다. 하반기에도 경기가 안 좋을 거고, 상대적으로 보면 상반기보다는 하반기가 나을 거로 이해해달라."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부산 남구 감만(사진 위) 및 신선대(아래) 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2023.03.01. yulnetphoto@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rainy7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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