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북·중 국경 재개방설…화물차 운행 전면 재개, 관광도 허용 가능성
북한이 코로나19 발생 이후 3년 넘게 꼭꼭 걸어 잠근 국경을 다음달 재개방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다만 상황에 따라 재개방 시기가 하반기로 늦춰질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아직은 상황이 유동적인 것으로 보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1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이르면 다음달 국경을 재개방해 중국과의 육로 화물 운송 및 인적 왕래를 전면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중국과의 교역을 위한 화물 차량 운행 재개뿐 아니라 중국으로부터의 관광객 입국까지 허용하며 국경을 일시에 전면 재개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시기도 언급된다. 북한 접경 지역인 중국 랴오닝(遼寧)성에 있는 복수의 여행사는 SCMP에 북한 당국으로부터 6월10일부터 관광객에게 국경을 개방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확인했다. 또 해당 여행사는 이미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다음달 중순 이후 북한 여행 상품을 홍보하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여행사 관계자는 “우리는 다음달 10일 국경이 다시 열린다고 들었다”며 “하지만 아직 공식적인 발표는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북·중 양측과 접촉한 한 소식통도 “중국 육로 검문소의 해관(세관) 직원들이 올해 초 업무에 복귀해 화물차량 운송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6월 초에 중국과의 국경을 다시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북·중간 주요 교역수단 가운데 하나인 육로 화물차량 통행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3년 넘게 중단됐다 올해 초 중국 훈춘(琿春)과 북한 나진선봉 구간에서 부분적으로 재개됐지만 중국 단둥∼북한 신의주 등 다른 지역에서는 아직 차량 운행이 재개되지 않고 있다.
앞서 북한은 2020년 초 중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자 국경을 전면 폐쇄하고 같은 해 8월 화물열차 운행까지 중단시켰다. 그 사이 식량난이 가중되면서 지난해 1월부터 화물열차 운행을 재개했으나 육로를 통한 정상적인 왕래는 3년 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육로 화물차량 운행이 부분 재개되고 왕야쥔(王亞軍) 북한주재 중국대사가 지난 3월 내정 2년여만에 북한에 들어가면서 북·중간 육로 통행과 인적 왕래 전면 재개 가능성이 제기돼 왔지만 소문만 무성할 뿐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보도대로 다음달 화물차량 통행과 관광객 입국이 재개된다면 거의 3년반 만에 북한이 국경을 다시 열게되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한 소식통은 “중국은 더 이상 코로나19에 대해 걱정하지 않지만 북한은 여전히 걱정을 하고 있기 때문에 국경 재개방 시기는 전적으로 북한에 달려 있다”며 “북한이 국경 재개방을 올 하반기로 연기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코로나19 확산 우려와 함께 외화벌이 때문에 국경 재개방을 미루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경 봉쇄로 북한에 들어가지 못한 노동자들이 중국에서 일하며 매달 수백억원대 외화를 벌어들이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국경을 개방하면 유엔 제재에 따라 이들이 모두 북한으로 송환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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