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 게임2' 자극적 소재에 감춰진 진짜 재미

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2023. 5. 11.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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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사진=웨이브

"뱀 새끼였네"-"저한테 이래라저래라하지 마세요"

웨이브 오리지널 '피의 게임 시즌2' 참가자 하승진과 덱스가 나눈 대화다. 인도네시아 발리의 야생에 떨어진 덱스는 외부 생활을 마치고 저택에 입성하기 위해 저택의 상징물을 파괴해야만 했다. 반대로 하승진은 저택 플레이어로서 상징물을 지켜야지 저택에서의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다.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상황에서 덱스의 기습으로 상징물은 깨졌고, 이에 흥분한 하승진은 덱스에게 강한 분노를 표출했다. 다른 참가자들이 말렸지만 큰 소용은 없었다. 덱스 역시 자신보다 덩치가 큰 하승진에게 밀리지 않고 고자세를 유지했다. 

지난 5일 공개된 해당 장면은 이후 각종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많은 시청자들은 정해진 규칙 내에서 승리를 쟁취한 덱스에게 화를 내는 하승진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공개 이후 리뷰 방송에 출연한 하승진은 "내가 선을 넘었다. 바로 다시 불러서 사과했다"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함께 출연한 덱스도 "저는 거기서 끝났다. 저도 싸가지 없게 말씀드린 거 죄송하다고 하고 하이파이브했다"고 말하며 상황은 일단락됐다.

두 사람은 싸움 직후 바로 사과를 하고 모든 감정을 풀었다고 밝혔지만 이 내용은 1시간이 넘는 방송에 담기지 않았다. 반대로 상황이 마무리된 후에도 하승진이 깨진 상징물을 발로 치우거나 다른 출연자와 몸을 부딪히는 장면을 보이며 계속해서 분노하고 있는 듯한 편집과 연출을 사용했다. 단독 송출 플랫폼인 웨이브와 제작을 맡은 MBC 또한 유튜브를 통해 두 사람의 싸움 장면을 다양하게 보여주며 물리적 충돌이라는 자극적인 키워드에만 초점을 맞췄다. 

/사진=웨이브

순간 서바이벌 게임이라는 사실을 잊을 정도로 참가자들이 몰입한 장면은 이를 보는 시청자들에게도 비슷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단순히 말로만 싸우는 장면이 아닌 육체와 육체가 부딪히는 장면은 더더욱 그렇다. 다만, 이러한 육체적인 충돌에 초점을 맞추지 않아도 '피의 게임 시즌2'는 충분히 매력적인 예능이다. 

지상파에서 방송된 탓에 수위와 분량 등에 제약이 있던 '피의 게임 시즌1'과 달리 '피의 게임 시즌2'는 웨이브 단독 공개로 바뀌며 몰입감을 높였다. 참가자들의 흡연 장면이 여과 없이 방송되고 급박한 순간의 욕설도 필터링 없이 공개된다. '피의 게임'의 독특한 장치였던 지하실을 새롭게 활용한 것도 주효했다. 이번 시즌에는 지하실이 아닌 저택 외부에 또 다른 사회를 만들었다. 지하실은 저택 곳곳을 향할 수 있는 비밀통로와 판도라의 상자를 열 수 있는 공간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머니 챌린지와 데스 매치의 수준도 한층 높아졌다. 이번 시즌의 게임들은 '더 지니어스', '소사이어티 게임', '더 타임 호텔'등의 자문을 맡은 코리아보드게임즈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만들어졌다. 데스매치로 등장한 정글메이즈, 컬러턴은 개인의 능력으로 승패가 결정됐다. 반면 메인매치 오름차순은 개인의 능력만큼이나 연합을 통한 정보 획득, 개인자금이 활용되는 순서 결정권 입찰 등 다양한 요소가 중요하게 작용했다. 저택 팀과 외부 팀으로 나뉜 현 상황에서 팀의 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게임 역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진=웨이브

다양한 개성을 가진 참가자들 역시 인상적이다. 방송 초반 두각을 여러 의미로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참가자는 유리사다. IQ 156의 멘사 회원이자 모델,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인 유리사는 다른 참가자들이 서로 연합을 구성하는 와중에도 스스로의 능력을 믿고 연합에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자신이 위험에 처하자 오히려 과감한 블러핑을 통해 다른 참가자들을 협박한다. 능력이 없다면 이러한 플레이는 독이 될 수 있지만, 데스매치에서 살아남으며 자신의 실력도 증명했다. 습격의 날 이후 가장 먼저 지하감옥에 가는 플레이어로 선정됐지만 탈락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사라진 개인자금에 아쉬움을 나타내는 모습에서는 요즘 유행하는 '맑은 눈의 광인'이 떠오르기도 한다. 

이 밖에도 육체 플레이어로 보였지만 의외의 지능캐 면모를 보여준 넉스, '머니게임'에서의 광기어린 모습과 달리 출연자들의 다툼을 말리는 파이, 외부 플레이어 중 유일한 여성 참가자로서 몸을 사리지 않은 신현지, 스파이 역할을 책임지고 수행한 박지민 등 참가자들의 다양한 개성은 시청자를 순식간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늘어나는 적자 폭으로 고민하고 있던 웨이브에게 '피의 게임 시즌2'는 한 줄기 빛이 되고 있다. '피의 게임 시즌2'는 오픈 2주차 만에 전체 장르 프로그램 중 유료가입 견인 콘텐츠 1위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다. 웨이브 오리지널 예능으로는 최고 기록이다. 5월 연휴 기간 많은 시청자들이 유입되며 첫 주 대비 시청 시간은 220% 늘었고 신규유료가입견인 지수 또한 2배 이상 증가했다. 5월 1주차 OTT 비드라마 부문 콘텐츠 화제성 1위, VON(Voice Of Net) 점수 TV-OTT 통합 비드라마 부문 1위를 차지하며 장기적인 흥행을 예고했다. 자극적인 키워드를 걷어내고 봐도 충분히 매력적인 '피의 게임 시즌2'가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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