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병사들 잠자는 시간 빼고 휴대전화 사용 시범운영… 기강해이 우려

아침 점호 ~ 오후 9시 소지 가능
훈련병도 주말에 1시간 사용
당직 · 경계 근무 땐 제한 방침

시범부대인 경기 가평 육군 수도기계화보병사단 병사들이 일과를 마친 뒤 휴대전화를 돌려받는 모습. 뉴시스

병사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대규모 훈련기간과 경계근무 시간 등을 제외하고 사실상 자율화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군은 오는 7월부터 전 군의 20% 수준에서 6개월간 시범운영을 거친 뒤 내년부터 전체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어서 MZ세대 병영문화가 획기적으로 변하는 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11일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인 병 휴대전화 소지 시간 확대와 관련해 “병 휴대전화 소지 시간을 아침 점호부터 저녁 점호인 오후 9시까지로 정했다”며 “일단 시범운용 부대를 추가해 7월부터 12월까지 6개월간 시범운영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단 경계근무, 당직근무, 대규모 교육훈련 때는 이전처럼 휴대전화 소지가 제한된다. 현재 육해공군 모든 병사는 평일에는 일과 후인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3시간, 휴일에는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12시간 30분 동안 제한적으로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다.

국방부는 병 휴대전화 소지시간 확대 범위를 판단하고 임무 수행·보안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군별 2∼3개 부대를 대상으로 지난해 6∼12월 △최소형(아침 점호∼오전 8시 30분, 오후 6∼9시) △중간형(아침 점호∼오후 9시) △자율형(24시간) 등 세 가지를 시범 운영했다. 그 결과 ‘중간형’을 최적으로 판단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중간형’이 병사들의 복무여건 개선뿐만 아니라 초급간부들 부대·병력 관리 측면에서도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중간형’ 시행 시 임무수행과 보안에 문제가 없도록 휴대전화 소지·사용 제한 기준을 구체화하고, 위반 시 제재 기준을 강화하는 등 보완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군은 휴대전화 앱을 병영생활 및 병력관리에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병 휴대전화 사용 관련 매뉴얼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휴대전화 사용이 자율화되면 복무 기강 해이 등 부작용이 만만치 않은 만큼 군은 시범 기간에 철저한 문제점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미군의 경우도 병사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완전 자율화하고 있다.

훈련병 역시 7월부터 모든 신병교육기관에서 주말과 공휴일에 1시간씩 휴대전화를 사용하도록 시범운영이 확대된다. 국방부는 “훈련병의 경우에도 휴대전화 사용이 심리적 안정 및 가족과의 소통에 긍정적이어서 ‘민간인의 군인화 교육’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