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선출 여권 개입’ KT, 올 1분기 영업이익 -22.4% 곤두박질
여권의 개입으로 차기 대표이사 선출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KT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2.4% 급감했다. 경쟁사인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와 달리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이에 여권의 무리한 최고경영자(CEO) 인선 개입이 기업 경영에 악영향을 끼친 결과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KT는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2.6% 증가한 6조4437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2.4% 감소한 4861억원으로 집계됐다고 11일 밝혔다. 같은 기간 SK텔레콤의 영업이익이 14.4% 증가하고, LG유플러스의 영업이익이 0.4% 감소한 데 그친 것과 대비된다.
KT는 지난해 부동산 사업에서 서울 마포 솔루션센터 매각(746억원) 등 일회성 이익이 전년 실적에 반영돼 올해 1분기 ‘역기저 효과’가 발생했다고 했다. 또 구매한 단말기 중 팔리지 않은 악성 재고로 인한 손실(500억원) 발생과 물가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 증가도 영업이익이 감소한 원인으로 꼽았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이번 실적 부진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져 온 지배구조 개편 논란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이사회가 구현모 전 대표와 윤경림 전 사장을 차례로 대표 후보로 지명했지만 정부·여당이 “그들만의 리그”라고 개입하면서 중도 낙마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연례행사인 임원인사와 조직개편 등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는 등 사업에 지장을 초래한 게 사실이다.
황성진 흥국증권 연구원은 “최근 CEO 선임을 두고 벌어지는 일련의 과정들이 더 불투명해지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면서 “정보통신기술(ICT) 환경에서 경영 공백으로 인한 불확실성은 기업 가치에 있어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고 밝혔다.
KT는 CEO 공백을 수습하기 위해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뉴 거버넌스 구축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KT는 오는 7월 차기 대표 후보 선정을 목표로 새로운 사외이사 선출 작업에 나섰다.
KT 최고재무책임자(CFO) 김영진 전무는 이날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현재 (CEO 부재) 상황을 극복하고 경영체계 조기 정상화를 위해 비상경영위원회를 구성해 집단 의사결정을 하고 있고, 고객 서비스와 네트워크 투자 등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대표 선임 절차를 빠르게 진행해 7월 말 후보를 확정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나마 매출이 신장된 점은 고무적이다. B2C 플랫폼 사업(디지코 B2C)의 별도 기준 매출은 5661억원으로, 미디어와 모바일 플랫폼 사업이 성장하면서 3.1% 증가했다. B2B 통신 사업(텔코 B2B) 매출도 대형 콘텐츠사업자(CP)와 글로벌 고객의 트래픽 증가, 알뜰폰 시장 성장 등으로 3.4% 늘어난 5408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이날 KT클라우드는 국내 클라우드 사업자로 역대 최대 규모인 6000억원을 IMM크레딧앤솔루션(ICS)으로부터 투자 유치했다고 밝혔다. IMM크레딧앤솔루션은 2020년 설립된 사모크레딧펀드(PCF) 운용사로 약 1조2000억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김 전무는“1분기에는 경기 변동의 영향을 받는 계열사가 있었고, 미래 기반을 닦기 위해 투자가 필요한 회사가 있어 다소 수익성이 하락한 측면이 있다”며 “2분기 이후에는 디지털 혁신(DX) 빅 프로젝트 수주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업무 자동화 등으로 수익성 개선을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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