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불법하도급, 특사경이 상시 단속...발주자·원청 처벌 강화

기사내용 요약
정부, 건설현장 특별사법경찰 도입...상시 단속체계
과징금 등 강화 통해 불법하도급 구조적 차단 나서
원희룡 "건설현장 부당이득, 국민·건설 근로자에게"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14일 서울 동대문구의 한 주택재개발 신축공사 현장을 방문해 타워크레인 운용 및 건설현장 점검을 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동대문구 한 주택재건축현장 모습. 2023.03.14.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정부가 건설현장 불법하도급 근절을 위해 '특별사법경찰' 도입 등 단속 및 처벌 강화에 나선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11일 국회에서 국민의힘과 당정 회의를 진행한 뒤 민당정 합동으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건설현장 불법행위 근절 후속대책'을 발표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미 지방국토관리청과 지자체는 불법하도급 등 불법행위 단속을 진행 중이지만 현재는 수사 권한이 없고, 인력부족 문제 등으로 적발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현재 전국 건설현장은 연간 17만개가 넘어가지만 국토부 단속 인력은 10명에 불과하다.

이에 당정은 건설현장에 대한 전문성과 수사 권한을 갖는 건설현장 특사경을 도입해 실효성 있는 상시 단속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특사경은 불법하도급 등 사측의 불법행위는 물론, 부당금품 수수, 공사방해 등 노측의 불법행위에 대한 수사 권한을 확보해 건설현장의 법 질서를 확립해 나갈 예정이다. 이를 위한 '사법경찰직무법' 개정안도 이날 발의됐다.

또 당정은 불법하도급의 기대비용이 기대이익보다 커지도록 구조를 전환함으로써 불법하도급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현재는 공사비 절감을 통한 기대이익보다 현행 처벌수준이 낮아 불법하도급이 지속되는 구조인 만큼, 앞으로 발주자와 원청에 하도급 관리의무를 부여해 적발시 계약해지를 할 수 있도록 하고 불법하도급시 등록말소 처분 강화 및 과징금·형사처벌 강화, 부실시공으로 인한 사망사고 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 등 처벌수준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당정은 지난 2021년 8월 발표한 '불법하도급 차단대책'과 지난해 3월 '부실시공 근절대책'에 나온 후속조치 법안(건설산업기본법 및 건설기술진흥법 개정안)을 신속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해관계자 간 이견이 나올 수 있어 올 상반기 중으로 여당에서 수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미 장경태·허영·김정재 의원 등의 발의안이 국회에 올라와 있다. 그 안을 토대로 해서 여야 간 이견, 산업계 전문가 의견, 국내외 입법사례를 감안해 합리적 수준에서 규제를 강화하는 개정안을 상반기 중 여당에서 발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대책에는 불법하도급 적발률 제고를 위해 조기포착 시스템을 고도화하겠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현재 불법하도급 문제는 건설산업정보망(키스콘)의 공사대장과 공제조합의 하도급 보증 정보를 비교해 의심사례를 추출하고 있는데, 국토부는 오는 9월 중으로 의심사례 추출에 퇴직공제, 대금지급시스템 정보 등을 추가 활용하고, 불법하도급 분석 유형도 기존 일괄·다단계 하도급 유형에서 무자격 하도급 등의 유형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또 당정은 감리의 하도급 적정성 관리의무 강화로 불법하도급을 방지하겠다고도 밝혔다.

현재 공공공사나 민간토목공사와 달리 민간건축공사의 감리는 하도급 적정성 관리의무가 없어 불법하도급 점검에 소극적인 상황이다. 이에 당정은 오는 7월 중 '주택법' 개정을 통해 민간건축공사 감리에게 하도급 적법 여부에 대한 관리의무를 주고 위반 시 과태료를 부여하도록 할 예정이다.

특히 일부 건설현장에서 감리와 건설사 간 유착관계가 형성돼 불법행위에 대한 감리의 관리·감독이 소홀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국토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감리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추가 대책도 연구용역을 통해 마련할 계획이다.

한편 당정은 항구적인 불법행위 근절을 위한 제도적 기반 구축을 위해 월례비 수수, 공사방해 등 처벌근거가 모호한 부당행위에 대한 제재기반도 강화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이날 불법행위 처벌조항 및 신고포상금제 도입 등을 담은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 공사방해·금품요구 및 수수·정당한 사유 없는 운송거부 시 제재 등에 대한 처벌 근거를 담은 '건설기계관리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또 채용강요에 대한 제재수준을 과태료에서 형사처벌로 강화하는 채용절차법 개정안도 이달 중 발의될 예정이며, 대체근로 및 사업장 점거 등 제도개편 근거 마련을 위한 노동조합법도 8월 중 발의될 방침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건설노조는 근로자 권익향상과 건설사 견제라는 본연의 역할보다 건설사 불법행위를 빌미로 부당금품 등을 수수해 왔다"며 "이번 민당정 회의를 계기로 건설 현장의 법질서를 확립해 건설현장의 부당이득을 국민과 건설 근로자에게 되돌려 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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