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3만7191㎞’ 韓총리, 공급망 위기속 한국 존재감 각인
방산·에너지 파트너 요청 확인
탈중국 핵심광물 협력 탄력 기대
각국에 부산엑스포 지지 요청도
한덕수 국무총리가 6박 8일간 영국·스웨덴·오스트리아·루마니아 유럽 4개국 방문을 마치고 11일 귀국한다. 이번 순방의 총 비행거리는 3만7191㎞로, 지구 한바퀴(4만8㎞) 가까이 돈 셈이다. 한 총리는 이번 순방을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와 미중 무역전쟁 등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위기 속에서 우리나라의 높은 존재감을 각인했다.
방문국들은 우리나라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에 따른 공급망 교란을 극복할 중요한 에너지·방산 협력 파트너로 지목하고, 긴밀한 협력과 한국 기업들의 참여를 요청했다. 특히 우리나라와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중국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배터리 등 핵심 기술 및 부품 분야에서의 새 공급망 안전판 구축을 희망해 향후 우리 기업들의 활발한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동시에 한 총리는 방문국 모두 정상급 관계자를 만나 6개월 앞으로 다가온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최종 투표에 부산 지지를 요청해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한 우호적인 여건을 마련했다.
한 총리는 지난 4일부터 시작된 유럽 4개국 순방 일정을 마무리하고 10일(현지시간)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귀국길에 올랐다.
이번 순방의 마지막 국가인 루마니마에서 9~10일 사이 16시간 45분 체류하며 6시간 45분 동안 니콜라에-이오엘 치우커 총리 면담과 클라우스 베르네르 요하니스 대통령 예방, 동포대표 조찬회 등 7개 일정을 소화했다. 우리나라는 아시아 국가 최초로 루마니아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은 국가로, 이번 한 총리 방문을 계기로 양국간 방산과 원전, 항만인프라 협력 방안이 모색됐다.
한 총리는 치우커 총리와의 면담에서 “한국 기업이 루마니아 군대 현대화 사업에 참여하게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자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한 루마니아는 최근 국방비 예산을 늘리면서 군 현대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또 현재 루마니아는 동부 체르나보다 원전 단지에 신규 원전 2기를 건설하고, 기존 원전 2기(체르나보다 1·2호기)를 현대화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사업 규모는 한국 돈으로 총 11조원에 달한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체르나보다 1·2호기용 원자력 안전설비 구축사업 1단계 입찰을 단독 통과한 상태다. 체르나보다 1호기 삼중수소 제거설비(TRF) 공급사업에도 입찰서를 내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한 총리는 앞서 첫번째 방문국인 영국에서는 지난 4~7일 체류하면서 찰스 3세 국왕 대관식 참석과 올리버 다우든 영국 부총리와 면담 등을 통해 방산, 경제안보, 원전, 재생에너지 분야 등에서 양국간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영국은 2020년 1월 유럽연합(EU)과 결별한 후 ‘글로벌 브리튼’(Global Britain)을 내세우며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와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이 중 우리나라를 주요 파트너로 삼겠다는 것이다.
8~9일 스웨덴 방문에서는 울프 크리스테르손 총리와의 조찬회담에서 소형 모듈원자로(SMR) 등 원자력발전과 전기차 배터리, 바이오 등 미래 먹거리 산업의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특히 크리스테르손 총리는 “한국과 방위산업 분야 협력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면 좋겠다”고 먼저 언급했으며, 이에 한 총리가 매우 환영한다는 뜻을 표했다고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스웨덴 원자력발전 분야에서 한국 기업 기술이 필요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크리스테르손 총리는 전력의 100%를 풍력·태양력 등 재생에너지는 물론 원자력 발전 등 무탄소 에너지원으로 공급받아 사용하는 CF100의 취지에 공감한다면서 “모든 사람이 원전에 관한 한 한국과 이야기해야 한다”고 언급했다고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양국은 전기차 제조의 핵심 광물인 희토류 개발에도 협력키로 했다. 스웨덴은 북부 키루나에서 희토류 100만t 이상이 매장된 광산을 발견됐다. 이는 유럽연합(EU) 최대 보유량이다. 채굴이 시작될 경우, 러시아 및 중국으로부터의 회토류 독립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8~9일 오스트리아 방문에서 오스트리아 정부는 우리나라를 반도체와 배터리 등 미래기술에서 가장 중요한 파트너로 공식 선언한 후 양국간 협력 강화를 요청했다. 카를 네함머 오스트리아 총리는 한 총리와의 단독면담 직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전지, 수소연료, 전기모빌리티, 배터리 등에서 오스트리아의 중국과 대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파트너가 우리에게는 한국”이라며 “유럽이 새로운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하는데, 그중 한국이 매우 중요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순방에 동행한 정부 고위 관계자는 “지금 유럽국가들의 가장 큰 고민은 반도체 등 기술측면에서는 중국에, 에너지는 러시아에 너무 의존하는 것”이라며 “이런 고민의 해결책으로 반도체와 원전, 방산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력이 앞선 우리나라와 협력을 갈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통해 유럽 국가과는 우리나라와 가치 공유하고 경제적 상호보완성을 통해 미래를 같이 설계하고 싶어하는 의지가 강하다”며 이번 한 총리 순방이 이와 관련한 협력 강화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쿠레슈티(루마니아)= 배문숙 기자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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