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서 마약 밀반입한 일당에 범죄단체조직죄 적용

경찰, 마약 밀반입 일당 76명 중 6명
속옷에 숨겨도 인천공항세관은 몰라

베트남 마약 밀수 조직도.|인천경찰청 제공

베트남에서 마약을 밀반입해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에 유통한 총책 등 76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20대 총책 등 6명은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했다.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밀반입 총책 A씨(29)와 B씨(26) 등 12명을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또 같은 혐의로 판매책과 투약자 등 64명을 불구속했다.

특히 마약을 밀반입해 국내에 판매할 목적으로 각자의 역할을 분담한 6명은 범죄단체조직죄를 추가했다. 경찰은 이들에게 마약 8억3000만원 상당과 가상자산 9500만원을 압수했다.

A씨 등은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인천공항을 통해 7차례에 걸쳐 베트남에서 마약류 22억원 상당을 밀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인천 미추홀구 동네 선·후배인 A씨와 B씨는 2022년 5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베트남 현지 마약상과 연결, 함께 베트남으로 출국해 베트남에서 국내로 마약을 운반할 운반책과 모집책, 관리책 등을 모집하는 등 범죄집단을 만들어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결과, 밀반입 총책인 A씨와 B씨는 운반책을 다량의 마약 은닉이 가능한 체격이 큰 남성들을 모집했다. 운반책들은 속 옥에 마약을 숨겨 들여왔다. 조직원들의 이탈에 대비해 마약을 함께 투약하거나, 밀반입 성공 때 유흥주점에서 술과 마약을 섞어 마시는 등 결속을 다진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거액의 돈을 빌려준 후 갚지 못할 경우 범행에 가담 시켜 채무를 탕감해 주는 방법도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 운반책들이 마약을 몸속에 숨겨 인천공항에 들여왔지만, 인천공항세관에는 한 번도 적발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마약 사건에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한 것은 마약사범에 대한 적극적인 처벌함과 함께 향후 유사한 밀반입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라며 “점조직 형태의 국내 판매책 유통망도 추가로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A씨가 마약을 밀반입때는 인천공항 이용객이 많은 주말이나, 주로 전과가 없는 남성들에게 시켜 인천공항세관이 적발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