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고 지낸 SSG 1차지명들의 반전투, 디펜딩 챔피언 최대 약점 지웠다

광주=김동윤 기자 2023. 5. 11. 11:1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타뉴스 | 광주=김동윤 기자]
이건욱./사진=SSG 랜더스
2023시즌을 앞두고 디펜딩 챔피언 SSG 랜더스의 최대 약점은 불펜으로 꼽혔다.

한 해설위원은 시즌 전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SSG를 5강 후보로 꼽길 주저하지 않으면서도 "불펜이 조금 고전하지 않을까"라며 소수 의견을 남겼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지난해 SSG 불펜은 평균자책점 4.68(리그 6위), 블론 세이브와 홀드를 합친 횟수가 28회(리그 1위)로 좋은 편이 아니었다. 여기에 좌완 필승조 김택형(27)이 국군체육부대(상무) 입대로 이탈했다. 남은 것은 고효준(40)과 노경은(39) 두 노장과 2019시즌 이후 꾸준히 기복을 보이던 서진용(31)의 존재뿐이었다.

하지만 막상 시작하니 달랐다. 10일 경기가 종료된 시점에서 SSG 불펜은 평균자책점 2.18(리그 1위), 20홀드(3위), 16세이브(1위)로 리그 최상위권 성적을 내고 있다. 노경은과 고효준이 각각 평균자책점 2.25, 3.75로 지난해 활약을 이어가는 것도 있지만, 새 얼굴들도 눈에 띈다.

특히 잊고 지냈던 1차 지명 선수들의 반전 투구가 눈에 띈다. 10일 광주 KIA전이 대표적인 경기였다. KIA의 외국인 1선발 숀 앤더슨과 맞대결을 앞두고 SSG는 외국인 1선발 커크 맥카티를 왼손 중지 부상으로 내지 못했다. 그 빈자리를 메운 것이 이건욱(28)이었다.

신도초-동산중-동산고를 졸업하고 2014년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SK(현 SSG)에 입단한 이건욱은 프로 통산 36경기 평균자책점 6.64를 기록했다. 올 시즌도 퓨처스리그에서만 10경기 등판해 평균자책점 4.22를 마크했고 한 경기 가장 긴 이닝을 소화한 것이 1⅔이닝뿐이었다. 그런 이건욱에게 김원형 SSG 감독은 4회까지만 버텨주길 기대했었다. 그리고 이건욱은 4이닝 5피안타 2사사구 1탈삼진 3실점으로 앤더슨보다 더 오래 마운드를 지키며 그 기대에 100% 부응했다. 경기 내용은 좋다 할 수 없었지만, 마지막 이닝에는 끝내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며 나름의 성과도 냈다.

백승건./사진=SSG 랜더스

이 뒤를 이은 것이 2019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좌완 백승건(23)이었다. 백승건은 SSG가 4-3으로 앞선 5회말 등판해 1이닝을 1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으로 막아내면서 5-3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후에도 불펜 투수들의 무실점 피칭이 이어졌고, 경기 후 김원형 감독은 "불펜 투수들이 오늘도 힘든 경기 속에서 자신감 있게 투구하면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승리의 버팀목이었다"고 따로 고마움을 표현했다.

백승건은 SSG 육성의 성공사례로 평가받는 선수 중 하나다. 동막초-상인천중-인천고를 졸업한 백승건은 첫 두 시즌 간 1군 25경기 평균자책점 5.73으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상무를 거쳐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제구와 변화구 완성도를 높였고 성과가 있었다. 올 시즌은 필승조들이 휴식을 취해야 할 때 그 빈자리를 잘 메워주고 있다.

오랜 시간 함께한 이승호(42) SSG 1군 불펜코치는 "백승건이 정말 노력을 많이 했다. 예전에는 몸이 빨리 열리면서 높은 볼이 많았다. 지금은 릴리스포인트를 많이 끌고 나오며 중심이동도 바뀌면서 제구가 잡혔다. 또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커브를 많이 연습했는데 그 커브가 카운트를 잡을 정도의 구종이 되고 기존의 슬라이더 각도 예리해지다 보니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1차지명(혹은 1차지명에 해당하는 1라운드) 선수들이 속속 반전 활약을 보여주면서 SSG의 약점을 지우고 있다. 최근 3년간 불안했던 서진용(2011년 1R 전체 7번)이 16경기 연속 무자책 행진을 이어가면서 14세이브를 기록, 불펜의 중심축을 잡아주고 있다. 신인 이로운(19·2023년 1R 전체 5번) 역시 8경기 2홀드, 평균자책점 2.00으로 벌써 필승조에 가까운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SSG 선배들이 만든 팀 문화가 후배들에게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이승호 코치의 설명이다. 이 코치는 "우리 팀 선후배들이 나이 차가 있는 편인데 몸 관리나 준비하는 과정이나 서로 도와주고 다들 알아서 잘하고 있어서 걱정이 없다"고 활짝 웃었다.

광주=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Copyright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