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선 따라 빼곡히 들어선 가야의 무덤…"역사·문화의 타임캡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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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16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확실시되는 '가야고분군'(Gaya Tumuli)은 한국 고대사의 한 축을 담당했던 가야를 보여주는 대표 유적이다.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에 따르면 한반도 남쪽에는 가야와 관련한 고분군이 780여 곳 남아있다.
이 교수는 "그간 국정 과제로 가야사 복원이 추진되면서 조사·연구, 문화유산 정비 등이 함께 이뤄져 왔다. 세계유산 등재 과정에서 상당한 연구 결과와 자료를 축적한 게 주요한 성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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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 문화 내에서도 지역 따라 '따로 또 같이'…가야사의 물적 증거"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한국의 16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확실시되는 '가야고분군'(Gaya Tumuli)은 한국 고대사의 한 축을 담당했던 가야를 보여주는 대표 유적이다.
가야는 기원 전후부터 562년까지 주로 낙동강 유역에서 번성했던 작은 나라들의 총칭이다.
경남 김해에 있었던 금관가야를 비롯해 함안·고성, 경북 고령·성주·상주 등에서 세력을 형성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5세기 후반에 전성기를 누릴 시에는 22개의 소국이 있었다.
그러나 그동안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은 역사가 가야다.
고구려, 백제, 신라와 함께 삼국시대에 존속했음에도 '삼국사기', '삼국유사' 등 옛 문헌에 가야에 관한 기록이 남아 있는 게 많지 않았고 그마저도 단편적이거나 일부에 그쳤기 때문이다.
중국의 역사서인 '삼국지' 등에 기록이 일부 전하지만, 직접적으로 서술하는 대상도 아니었다.
이런 상황에서 '미지의 왕국' 가야를 드러낼 단서로 꼽혀온 자료가 바로 수많은 무덤이다.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에 따르면 한반도 남쪽에는 가야와 관련한 고분군이 780여 곳 남아있다. 구릉 능선을 따라, 혹은 나지막한 언덕에서 조성된 무덤을 모두 합치면 수십 만기에 달한다.
그 안에서 나온 수많은 토기, 철기, 장신구 등의 유물은 가야의 면면을 담은 '보고'(寶庫)이기도 하다.
이한상 대전대 역사문화학전공 교수는 11일 "가야와 관련한 기록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가장 눈에 띄고 많은 유물이 나온 고고학적 자료가 가야의 무덤들"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가야의 무덤에는 가야가 어떻게 성장했으며,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당시 동아시아에서 어떤 위상을 차지했는지 등 역사와 문화가 차곡차곡 쌓여 있는 일종의 타임캡슐"이라고 강조했다.
가야 고분군은 총 7곳의 가야 유적을 모은 연속 유산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연속유산은 지리적으로 서로 접하지 않은 두 개 이상의 유산을 포함한 것으로, 같은 역사나 문화적 집단에 속하거나 지리적 구역의 특성을 공유할 때 적용할 수 있다.
양산 통도사, 영주 부석사 등 주요 사찰 7곳을 묶은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2018년 등재)이 비슷한 사례다.
이영식 인제대 인문문화학부 명예교수는 "따로, 또 같이"라는 말로 고분군의 의미를 함축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가야의 무덤을 살펴보면 백제, 신라와는 문화적 특징이 구분된다. 그러나 가야 토기라 할지라도 창녕, 고령, 함안 등 각 지역에 따라 각각의 유형, 스타일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가야 고분군은 당대 역사와 문화를 총체적으로 보여주는 물적 증거"라고 덧붙였다.
당초 김해와 함안 고분군, 고령 고분군 등이 각각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해 잠정목록에 올랐으나 문화재청은 지난 2015년 '가야고분군'으로 묶어 등재를 추진하기로 하고 총 7곳의 유적을 선정했다.
이영식 교수는 "2013년부터 각 지자체에서 등재를 추진한 지 올해로 딱 10년"이라며 "고분군이 여러 지역에 걸쳐 있는데 10년간 지속성을 갖고 사업을 추진해온 사례는 드물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그간 국정 과제로 가야사 복원이 추진되면서 조사·연구, 문화유산 정비 등이 함께 이뤄져 왔다. 세계유산 등재 과정에서 상당한 연구 결과와 자료를 축적한 게 주요한 성과"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과제와 관련해 "등재 이후에 문화적 가치를 어떻게, 또 얼마나 유지할지 부분을 지금부터 고민해야 한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전문가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관리의) 지속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가야고분군은 올해 9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제45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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