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퍼스트 소수 지분 인수자, 경영권 우선매수권까지 받는다
소수지분 사면 우선매수권, 태그얼롱 등 받을 듯
사모펀드 운용사(PEF)인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소유한 반도체 산업용 가스업체 에어퍼스트의 소수 지분을 인수하면 공동경영권과 향후 에어퍼스트의 경영권 매각(바이아웃) 과정에서 우선매수권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IMM PE는 이런 내용을 포함한 조건들을 입찰에 응하는 원매자들과 협상을 벌일 계획이다. 또 기존에 제시한 매각 지분율 30%도 원매자들이 원하면 상향 조정할 수도 있다는 방침이다. 30%보다 더 많은 지분을 원하는 원매자가 있다면 이를 검토하겠다는 의미다.
IMM PE는 2019년 초 린데코리아 지분 100%를 1조3000억원에 인수해 에어퍼스트를 출범시켰다. 현재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으로 인수 당시보다 기업가치가 크게 높아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시장에선 에어퍼스트 전체 기업가치를 4조원, 이번에 매각을 추진하는 약 30%의 지분가치는 1조원가량으로 예상한다. 지난 2021년 말 기준 매출액은 4006억원, 영업이익은 703억원이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IMM PE는 소수 지분 입찰에 응하는 투자자들이 원하는 다양한 방식의 조건을 모두 검토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특히 IMM PE가 검토하는 가장 큰 조건 중 하나는 에어퍼스트 소수 지분을 사가는 투자자에게 향후 바이아웃 딜에서 우선매수권을 주는 것이다.
실제 IMM PE가 주요 투자자들에게 안내한 투자전략 설명서에 소수 지분 매각을 경영권 매각과 연계시키겠다는 전략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 설명서에는 소수 지분 매각을 ‘경영권 확보를 위한 경로(Path to Control)’로 활용하겠다고 안내했다. 사실상 소수지분을 사면 경영권 매각 시 우선매수권을 제공하겠다는 의미다.
IB 업계 고위 관계자는 “지금은 30% 안팎의 지분을 사지만 소수 지분을 사는 곳이 결국 앞으로 경영권을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라며 “한 번에 경영권을 인수하는 위험을 덜고 일부 지분만 분할해 사 기업가치를 철저히 검증하는 기회를 얻은 후에 경영권을 인수하는 수순으로 가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권 우선매수권과 함께 소수 지분 투자자에게 제시될 것으로 보이는 조건은 태그얼롱(동반매도권)이다. 태그얼롱은 지배주주가 보유 지분을 매각할 때 나머지 주주들도 같은 가격에 보유 주식을 팔겠다고 최대 주주에게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IMM PE가 소수 지분을 인수한 곳 이외의 투자자에게 경영권을 매각할 때 같은 가격으로 지분을 매각할 수 있는 권리를 준다는 의미다. 소수 지분을 인수해 우선매수권과 태그얼롱을 함께 받으면 경영권 매각을 할 때 선택의 폭이 커진다. 이 외에도 이사 선임권 등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도 소수 지분 매수의 조건으로 협상이 진행될 전망이다. 이사회 멤버로 기업의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IMM PE 관계자는 “대부분의 입찰자가 해외 블라인드 펀드이고 경영권이 아닌 소수지분만 파는 딜이기에 원매자들은 다양하고 창의적인 조건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한다”라면서 “자문사들과 그들이 제시하는 조건을 어느 선까지 받아들일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IB 관계자는 “어떤 종류의 옵션이 붙느냐에 따라 기업 지분 매각 가치가 달라진다”라면서 “에어퍼스트의 입찰에는 대부분 대형 글로벌 인프라 펀드들이 입찰할 것이기 때문에 소수 지분만을 사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다양한 조건을 요구하고 향후 경영권을 가져가는데 유리한 조건들을 이번 소수 지분 매각 과정에서 집어넣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어퍼스트의 본입찰 마감일은 11일이지만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 본입찰에는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호주계 인프라전문 투자사 IFM인베스터스, 블랙록, 브룩필드자산운용, CVC캐피탈 등 5곳이 참여할 계획이다. IMM PE는 매각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와 검토를 거쳐 빠르면 이달 중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계획이다. 30%의 지분가치는 1조원 안팎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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