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축사 밀집지에 구제역이라니…" 반경 3㎞ 내 236개 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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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청주시 북이면 내둔리에서 만난 한 주민은 "마을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침울하고 뒤숭숭하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이우택 전국한우협회 충북도지회 사무국장 "도내 전체 소 사육 두수의 30% 안팎이 청주권에 몰려있는데 구제역 발생 소식이 들리면서 이 지역 농가들이 불안감에 떨고 있다"고 침울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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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 '긴급 방역' 출입 금지 팻말…통제초소 설치·소독 강화
(청주=연합뉴스) 박재천 김형우 천경환 기자 = "소 사육 축사가 밀집된 이곳에 구제역이라니…"
11일 오전 청주시 북이면 내둔리에서 만난 한 주민은 "마을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침울하고 뒤숭숭하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평소라면 새 지저귀는 소리만 들리던 조용한 마을이 하얀 방역복을 입고 곳곳에 소독제를 뿌리는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직원들로 어수선했다.
구제역이 발생한 한우농가 진입로에는 '긴급방역 출입금지' 팻말이 내걸렸고, 통제초소가 설치돼 장비와 인력을 통제했다.
소독을 마친 굴착기 2대와 외국인 용역 인력 20여명은 방역본부 직원의 안내에 따라 축사 안으로 들어갔다.
방역팀 직원은 "땅을 파 살처분을 하기 위해 굴착기를 투입한 것"이라고 짧게 말하고, 출입자 신원 확인 등을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통제선 밖에서 방역차량 1대가 수시로 소독약을 뿌렸고, 인근 도로는 축축하게 젖었다.
이런 모습은 구제역이 발생한 인근 화상리 2개 한우농가도 다르지 않았다.
살처분 작업은 지난 밤부터 계속되고 있다.
청주 한우농가 3곳에서 동시에 구제역이 발생하자 방역당국과 인근 우제류 농가들은 초비상 상태다.
내둔리 농가와 북이면 화상리 2개 농가의 거리는 2㎞밖에 되지 않는다.
발생농장 반경 3㎞ 이내를 의미하는 방역대에 236개 농장(한육우 197호·돼지 12호·염소 18호·사슴 9호)이 몰려 있다. 이들 농장에서는 총 4만542마리의 가축을 키우고 있다.
3∼10㎞에는 한육우 565호, 돼지 38호, 염소 22호, 사슴 7호, 양 2호 등 634개 농장(10만1천234마리)이 들어서 있다.
이처럼 구제역 발생지가 축사 밀집 지역인 데다 발생 농장 2곳만 해도 사료차량 등 10대가 드나들었고, 이들 차량이 전국적으로 329개 농장을 출입한 것으로 잠정 파악돼 큰 우려를 낳고 있다.
이우택 전국한우협회 충북도지회 사무국장 "도내 전체 소 사육 두수의 30% 안팎이 청주권에 몰려있는데 구제역 발생 소식이 들리면서 이 지역 농가들이 불안감에 떨고 있다"고 침울해했다.
그는 다만 "농가들이 백신 접종을 잘해 항체 형성률이 높고, 기온이 올라가면 바이러스가 활동을 움츠리는 특성 등을 고려하면 예전처럼 광범위하게 확산이 이뤄질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고 예상했다.
방역당국은 구제역 긴급행동지침(SOP)에 따라 방역관·수의사 등으로 인력을 편성해 방역대 농장 임상검사에 착수할지, 아니면 선제 대응 차원에서 채혈을 통해 정밀검사를 진행할지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도 구제역방역대책본부 관계자는 "농림축산검역본부가 바이러스 유전자형을 밝혀내기 위해 발생농장에서 샘플을 채취해 갔는데 오늘 중 결과가 나올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구제역 혈청형이 파악돼야 구제역 발생 경위 등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으로서는 감염경로를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방역당국은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대 내 곳곳에 통제초소를 설치했으며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방역대와 인근 지역 소독작업을 벌이고 있다.
또 청주 인근 보은, 괴산, 증평, 진천 등에서 우제류 긴급 백신접종을 하고 있다.
국내에서 구제역이 확인된 것은 2019년 1월 이후 4년 4개월 만이다.
구제역은 소, 돼지, 양 등 우제류가 구제역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하는 질병으로 전염성이 강해 국내에선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지정돼 있다.
감염된 동물은 입, 혀, 잇몸, 코 등에 물집이 생기고 체온 상승과 식욕 부진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심한 경우 폐사한다.
jc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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