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확진 100만명도 대응가능한 의료체계 구축한다
정부가 코로나19 위기단계를 하향하며 사실상 '비상사태 종식' 선언을 했다. 동시에 신종 감염병 대유행 대비 중장기 계획을 발표했다. 유행 100일 이내에 백신 등 주요 대응 수단을 확보하고, 하루 확진자 100만명이 발생하더라도 대응 가능한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1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회의를 연 뒤 다음달 1일부터 코로나19 위기 경보 수준을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하고 격리 7일 의무를 5일 권고로 전환하는 내용의 '코로나19 위기단계 하향 및 방역조치 전환'과 '신종감염병 대유행 대비 중장기 계획'을 발표했다.
다음달부터 의원·약국의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권고로 전환(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입소형 감염취약시설은 착용 유지)되고 입국 후 3일차에 권고하는 유전자증폭(PCR)검사는 종료된다. 행정 절차가 빠르게 완료되면 위기단계가 경계로 하향되기 이전에 해당 절차들이 시행될 수도 있다.
사실상의 코로나19 비상사태 종식 선언에 따라 정부는 감염병 대응 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신종 감염병 발생 주기가 짧아지고 펜데믹(감염병의 대유행) 위험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신속하고 협력적인 위기관리와 회복탄력적 대처로 감염병 위협으로부터 안전한 사회실현' 비전과 아래 3가지 목표를 제시했다.△유행 100·200일 이내 백신 등 주요 대응 수단 확보 △하루 100만명 확진자 발생에 대비 △두터운 취약계층 보호로 위중증·사망 및 건강격차 최소화다. 이를 위한 5개 분야(△감시·예방, △대비·대응, △회복, △기반, △연구개발)의 24개 과제(세부과제 79개)를 수립하고 10대 핵심 과제도 선정했다.
10대 과제는 △감염병 조기경보를 위한 통합 감시체계 구축 △글로벌 보건안보 선도 및 국제협력체계 강화 △세계에서 인정받은 초기 대응역량 지속 발전 △일 확진자 100만명 대응가능한 의료체계 구축 △대규모&장기 유행에 흔들리지 않는 필수인력 확보 △감염에 취약한 시설·집단을 안전하게 보호 △협력적·효율적 위기대응 위한 튼튼한 기반 조성 △고도화된 정보시스템 및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피해완화와 조기 회복을 위한 두터운 지원체계 △백신·치료제 개발 가속화를 위한 연구개발(R&D) 지원체계 혁신 등이다.
정부는 해외유행 감염병을 조기에 감지 할 수 있도록 세계보건기구(WHO) 미디어 사건기반 웹 감시 시스템(EIOS) 외에 다양한 정보 수집 경로로 사건기방 감시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호흡기 감염병 중심으로 임상감시, 병원체·변이감시 등도 대폭 강화한다. 감염병 유행 조기경보를 위해 감염병 종합지능 플랫폼도 구축한다.
해외 감염병 정보를 신속히 얻기 위해 주요국, 국제기구와 교류 확대하고 현지 네트워크도 강화한다. WHO 국제유행경보대응네트워크(GOARN)와 협력해 유행발생국에 국내 전문가를 파견을 확대한다.
국내 유입된 적이 없는 미지의 감염병도 빠르게 진단할 수 있도록 진단법을 사전 확보하고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기반의 증상별 다중검사분석법 등 새로운 진단·분석기법을 도입한다. 진단시약의 경우 국내허가 시약이 없고 질병청 개발 시약만이 있을 경우 타 공공기관 및 민간의료기관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신속도입체계를 마련한다.
하루 확진자 100만명이 나와도 대응할 수 있도록 1주일 내 동원 가능한 중환자 치료 가능 상시병상 약 3500개를 확보할 방침이다. 이는 코로나19 유행 초기 확보한 약 700개 병상의 5배 수준이다.
지자체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인구 10만 명 미만 시·군·구에서도 역학조사관을 배치하도록 근거 마련을 추진한다. 유행 단계별(유행 초기-확산-최대 유행) 인력 비상동원체계를 구축한다.
중환자실과 감염병 병동 내 전문인력도 확충한다. 감염·중증 등 필수분야 의료인력을 확충하고 간호사 1인당 중환자 인력기준을 강화한다. 위기시에는 공보의·군의관 파견 체계를 마련하고 민간의료 파견인력 정보를 활용해 단기 파견도 지원한다.
요양병원 등 감염 취약 시설 보호를 위해서는 3밀(밀폐·밀집·밀접) 환경을 개선을 위해 의료기관 환기기준을 마련한다. 집단감염 발생 시 현장대응체계를 정비하기 위해 지자체별 합동대응반을 구성하고 대규모 환자 발생시 전원 가능한 협력병원을 사전 지정한다.
감염병예방법은 현실적합성, 인권보호 등을 고려해 전면 개정한다. 장기적으로는 공중보건을 위협하는 포괄적 위기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공중보건위기대응법(가칭)'을 신설한다. 신속한 초기 대응 등을 위한 재원 조달 방안도 강구한다.
'아프면 쉬는 문화'를 위해서는 업무 외의 사유로 아플 때에도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소득공백을 지원하는 상병수당 급여 도입을 추진한다. 취약계층 대상별 견고한 돌봄체계를 구축하고 긴급복지지원 강화방안도 마련한다. 자영업자·소상공인 대상 방역조치로 발생한 피해 정도에 비례해 손실보상을 신속 지급하고 고용보험료 지원 등 사회안전망을 강화할 계획이다.
신속한 백신·치료제 개발을 위해서는 호흡기바이러스, 출혈열바이러스 등 국내 우선순위 감염병을 선정하고 우선순위병원체와 시제품 백신을 사전에 생산해 프로토타입 라이브러리에 비축할 방침이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코로나19가 사회 각 부문에 미친 영향과 지난 3년여간 시행됐던 정책을 분석해 과제를 발굴하겠다"며 "범정부 정책과제를 발굴하고 시행함으로써 미래 보건위기 대응역량을 확충하겠다"고 강조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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