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법무부, 몰수한 러 신흥재벌 자산 우크라 재건비로 송금

미국 법무부가 러시아로부터 몰수한 자산을 우크라이나 재건 비용으로 쓰도록 국무부로 이전했다. 미국이 제재 대상인 러시아 신흥재벌의 자산을 우크라이나 재건 비용으로 쓰도록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0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메릭 갈런드 미국 법무부 장관은 성명에서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해 몰수한 러시아 자금을 국무부로 처음 이전했다”며 “이번 조치가 마지막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2022년 4월 26일(위)과 2023년 5월 8일(아래) 찍은 사진을 비교하면 러시아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마리우폴 극장이 파괴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법무부가 이전한 자금은 러시아의 친(親) 푸틴 미디어 기업을 만든 콘스탄틴 말로페예프의 자산이다. 말로페예프는 러시아가 2014년 크림반도를 합병한 것에 대한 대응으로 부과된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지난해 4월 기소됐다. 갈런드 법무부 장관은 “말로페예프의 미국 금융기관 계좌에서 수백만 달러를 압수했다”고 말했다. 미국 법무부가 몰수한 말로페예프 예금은 530만달러(약 69억8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안드리 코스틴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이 워싱턴을 방문했을 때 갈런드 법무부 장관은 “러시아가 자행한 부당한 전쟁의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자금 사용을 승인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 등 서방에선 우크라이나 재건 비용에 쓰일 자금 중 일부를 몰수한 러시아 자산으로 충당하는 방안을 놓고 의견을 조율해왔다. 러시아 자산을 우크라이나에서 어떻게 사용하는지, 언제 사용할지가 논의의 핵심이다.

세계은행은 우크라이나가 향후 4년 동안 재건을 위해 1280억 달러(약 168조6656억원)가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2027년부터 2033년까지는 2830억 달러(약 372조9091억원)가 추가로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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