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초정밀 작업에 쓰는 ‘극자외선’ 상용화, 국내 연구진이 앞당겼다

최정석 기자 2023. 5. 11.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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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기판에 회로를 그리는 것과 같은 초정밀 작업에 필요한 '극자외선'을 국내 연구진이 만들어냈다.

광주과학기술원(지스트)은 김경택 물리‧광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액체막에 고출력 레이저를 모아 극자외선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를 이용해 연구팀은 1kHz(킬로헤르츠, 1초 동안 1000번의 파동) 수준의 고출력 레이저를 액체막에 쏴서 극자외선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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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택 광주과학기술원(지스트) 물리‧광과학과 교수(오른쪽)와 김양환 기초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 /지스트 제공

반도체 기판에 회로를 그리는 것과 같은 초정밀 작업에 필요한 ‘극자외선’을 국내 연구진이 만들어냈다.

광주과학기술원(지스트)은 김경택 물리‧광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액체막에 고출력 레이저를 모아 극자외선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극자외선은 10~124나노미터(㎚, 1㎚는 10억분의 1m) 수준으로 파장이 짧은 빛이다.

극자외선을 만들기 위해 기존에 쓰던 방식은 효율이 낮았다. 고체처럼 밀도가 높은 목표물에 고출력 레이저를 모아 가둬놓은 뒤 이온화 과정을 통해 레이저 속 전자들을 빛에 근접한 속도까지 가속시켜야 했다. 이 방식은 고출력 레이저를 모아 가두려 할 때마다 고체가 파괴되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발상의 전환을 통해 고체가 아닌 액체에 레이저를 모아 가두는 방식을 생각해냈다. 액체막에 고출력 레이저가 닿으면 그 부분의 모양이 손상되긴 하지만 액체막은 빠르게 흘러내리기 때문에 사실상 손상되는 부분이 빠르게 복구된다는 점을 이용했다.

이를 이용해 연구팀은 1kHz(킬로헤르츠, 1초 동안 1000번의 파동) 수준의 고출력 레이저를 액체막에 쏴서 극자외선을 만들어냈다. 액체막은 고체처럼 파괴될 일이 없기 때문에 극자외선이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발전시키면 반도체 공장과 같은 산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중이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액체막을 이용하는 새로운 극자외선 제조법에 최초로 성공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초고속 레이저-플라즈마 상호작용 연구와 같은 기초연구뿐만 아니라 산업현장에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가 담긴 논문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지난달 22일 게재됐다.

참고자료

Nature Communications, DOI: https://doi.org/10.1038/s41467-023-3808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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