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의 일침 “與, 혁신에 관심 없어…지금보다 많은 의석 얻을지 의문”
“수도권 절반, 현 상황선 어려워…당 혁신 없으면 총선 전망 밝지 않아”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을 역임했던 최재형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지금보다 많은 의석 얻을지 의문"이라며 최근 정부 여당의 실정을 비판했다. 최 의원은 "지금 당내 여러 복잡한 상황 때문에 혁신안에 대한 관심이 없어 안타깝다"며 "낮은 자세로 국민들이 원하는 것을 살피며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야 당에 희망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의원은 10일 저녁 국회 의원회관에서 신인규 국민의힘바로세우기 대표와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실이 주관한 '정치를 바꾸는 시간' 강연을 통해 이 같이 말했다.
연단에 선 최 의원은 강의 중 거듭 당 지도부가 혁신안을 수용해 당의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혁신위원장으로서 최 의원이 주도한 6개 혁신안은 ▲공천관리위원회 기능 일부 윤리위 이관 ▲공직후보자 기초자격평가 확대 및 공천 부적격 기준 강화 ▲온라인 당원투표제 도입 ▲상설위원회 개편 및 특위 활성화 ▲국회의원 정기평가제 도입 ▲비례대표 공천 이원화 및 여의도연구원 개혁 방안이다.
최 의원은 이 같은 당 혁신안을 김기현 지도부가 수용하고 있지 않은 점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지난 대선·지방선거 승리 직후 정당 내부 개혁과 관련해 몇 가지 혁신안을 도출했다. 공천시스템을 예측 가능하게 만들고, 당원의사가 정책결정에 반영되는 시스템을 잘 만들자는 내용으로 제안했다"며 "그런데 지금 당내 복잡한 사정 때문에 혁신안에 관심이 없는 상황이 돼 안타깝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당의 지도부가 누가되고 누가 공천을 받는지 여부가 아니다"라며 "국민들에겐 당이 국민들을 위해서 혁신하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신을 바짝 차리고, 국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개혁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의원은 "당 내부적 어려움에 집중한 나머지 국민에게 비전과 희망을 제시하는 것에 신경 쓰지 못해 안타깝다"며 "국민들과의 소통이 부족하기 때문에 좋은 정책 방향으로 나아가면서도 국민들 마음을 얻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혁신을 위해 낮은 자세로 국민들이 원하는 것을 자세히 살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당내 개혁세력에게 이른바 '내부 총질' 프레임을 씌워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누가 잘못했다, 잘 했다'를 떠나서 우리 당의 이름으로 모이는 사람들을 '같이 가는 사람'이라고 인식하고 가야 한다"며 "직전에 이준석 전 당대표를 징계했을 때 대통령이 품어야 된다고 했다. 우리 생각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다른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을) 완전히 동의하진 못해도 같은 길을 공유하는 방향을 모색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그는 윤석열 정부 취임 1주년과 관련해 "대통령실 자체가 1주년을 내세우지 않고 묵묵히 가자는 기조 같은데, 일단 국민들이 공감되지 않은 부분에서 '이거 했다, 저거 했다'고 하는 것이 호감을 받지 못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실 국민들은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든 안하든 크게 관심이 없다"며 "국민들이 원하는 것을 담아 민생 경제가 나아지고 안보가 튼튼한 정부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당과 다른 목소리 부정적으로 보면 안 돼…외연 좁혀"
최 의원은 강의 직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본인이 이준석계라는 시선을 받는 것에 대해 "제가 혁신위원장을 맡은 일로 이준석계라고 오해하는 분들에게 오해하지 말라고 한다"며 "당 운영과 관련해 당 지도부가 이끄는 방향과 몇 번 다른 목소리 낸 적은 있지만 우리 당이 그런 걸로 '저 사람은 우리 편이 아니야' 이렇게 편협한 시각을 가지고 있진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을 분열시키고 외연을 좁히는 방향으로 당 지도부가 당을 운영하지 않을 것이란 기대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본인의 앞으로 정치 행보에 대해 "제 지역구인 서울 종로의 의미가 상징적으로 크다"며 "그렇기 때문에 종로에서 우리 당이 당선돼야한다는 가장 큰 전제로 하고, 제가 출마해서 나가는 것이 우리 당의 승리를 위해서 가장 확률이 높은 선택이라고 생각하고 지역구 활동 등을 하며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앙정치와 관련해 사실 정부 출범 초기에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이 힘들다"며 "그럼에도 당이나 국정운영에 부족하고 염려되는 부분은 앞으로 더 내부적으로 얘기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최 의원은 혁신위가 이준석 전 대표의 징계로 동력을 잃었다는 평을 받는 것에 대해서도 "이 전 대표가 지방선거가 끝난 직후 혁신위를 제안했고 저도 공감해서 시작했다"며 "하지만 혁신위 출범 직후 바로 (이 전 대표의) 징계 문제 불거졌다. 당대표가 당원권 정지를 받는 바람에 사실 혁신위 동력이 떨어진 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혁신위를 당대표 개인의 아젠다가 아니라 당의 아젠다로 끌고 가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기현 지도부의 혁신안 수용 태도에 대해서도 "당 지도부가 우리가 생각한 그대로 받아들이진 않아도 좋다. A에서 B라는 방법으로 고쳐도 된다. 하지만 (혁신안을) 그대로 방치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여의도연구원 개혁 등 우리 당이 고쳐야 할 부분도 혁신안에 담았고, 민생특위도 혁신안에 담았던 내용인데 (조수진) 최고위원의 (밥 한 공기 대책) 말실수로 이상한 일도 있었지만 민생에 계속 귀 기울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이것들을 그대로 끌고 가야 한다"며 "당고 국민을 설득시키며 당의 체질을 개선시키고 개혁해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혁신안 내용들과 관련해 당 지도부가 구성되자마자 (설화 리스크 등) 내부적 일 때문에 다른 것에 신경을 못쓰고 혼란한데, 곧 내부 문제를 정리한 후 제대로 (혁신) 방향을 찾아나갈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여당이 과반 의석을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지금 당장 선거를 치른다고 하면, 지금보다 더 얻을 수 있을까 확신이 없다. 과반을 낙관할 수 없다"며 "선거를 당장 치른다고 했을 때 야당도 우리 당도 힘든 상황이다. 어떤 분이 '여당은 야당 덕에 살고 야당은 여당 덕에 사는데, 국민은 복도 없다'고 표현했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적어도 수도권에서 121석 중 반을 얻어야 (과반이) 가능한데 지금 당의 상황에선 어렵다"라며 "당이 완전히 바뀌었다 하는 인상을 국민들에게 줘야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직 1년이란 시간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여당으로서 정책 측면을 통해 국정 지지도를 꾸준히 올리면 지금보다는 더 많은 의석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희망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당 지도부가 변화가 필요한 현 상황을 안일하게 보면 안 된다"라며 "여당 지지층도 생각이 바뀔 수 있다는 위기감에 현실을 직시하고 변화와 혁신을 보여줘야 한다. 안 그러면 국민의힘의 희망과 전망은 밝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년 총선을 지켜봐 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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