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위10구역 정비사업 `앓던 이`사랑제일교회 아예 뺐다
구청 전폭적인 행정지원 예상
맞소송땐 잡음 이어질 가능성
장위10구역의 '앓던 이'가 빠진다. 서울 성북구 장위10구역 내에 위치한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 부지가 정비사업 구역에서 제외된 것. 조합 측이 총회를 거쳐 교회의 500억원이 넘는 보상금 요구까지 들어줬지만, 교회가 이주합의서까지 작성했음에도 약속했던 기간 내에 이전을 하지 않자 아예 제척하고 사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방향을 완전히 틀었다.
11일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장위10구역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지난 10일 오후 임시총회를 열고 '사랑제일교회 제척의 건'을 가결했다. 조합원 422명 중 363명이 현장·서면으로 참석해 323명이 제척안에 찬성했다. '사랑제일교회 종교시설 포괄적 합의 해제의 건'에 대해서도 324명이 동의하면서 가볍게 가결됐다.
앞서 지난 4월 조합은 대의원회의를 열고 사랑제일교회 제척 안건을 총회에 올렸다. 당시 45표의 압도적인 찬성표가 나왔다. 작년 사랑제일교회의 이전 조건으로 500억원대 보상금을 지급하겠다고 맺었던 포괄적 합의 해제 안건에도 찬성 49표가 나왔다. 반대표는 아예 없었다. 4월 조합 대의원회의 결정에 대해 당시 사랑제일교회 측은 "교회를 존치하고 재개발이 진행될 경우 조합원들은 2800억원에 달하는 금전적 손실을 감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승로 구청장의 정치적 욕심과 조합대행의 사심이 만들어낸 비극"이라며 입장문을 내기도 했다.
종교시설 이슈로 정비사업이 예상·계획보다 지연된 구역인 만큼 성북구청 역시 전폭적인 행정지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성북구청 측은 "조합의 결정에 따라 사업의 신속한 추진을 위해 정부, 서울시와 긴밀히 협력,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성북구청 구보 제2719호(2023.5.11.)에도 장위10구역의 재정비촉진계획 결정변경안 공람공고가 실렸다. 교회면적이 제외되면서 장위10구역 지역은 기존 9만4037㎡에서 2675㎡가 줄어든 9만1362㎡로 변경됐다. 용적률은 기존 264.79%에서 270.14로 소폭 올랐다.
조합이 지난해 마련해 둔 정비계획안을 성북구청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회를 제외하고 재개발을 하기위해선 인허가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아야해 1년 이상의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조합이 예상하는 착공 시점은 이르면 내년 하반기이며, 입주 시기도 오는 2028년으로 밀리게 된다.
현재 장위10구역은 정비구역 내 교회를 제외하고 거주민 이주와 시설물 철거가 완료된 상태다. 앞서 조합은 교회를 상대로 진행한 소송에서 모두 승소안데다 대법원으로부터 인도 명령 불응시 강제철거 권한까지 받았지만 신도들의 격렬한 저항에 6차례의 강제집행이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지친 조합 측은 교회가 요구하는 500억원 이상의 보상금을 주고 재개발을 진행하기로 하면서 사업에 속도가 붙는가 싶었지만, 교회가 조합 측에 임시예배처를 추가로 마련해주지 않으면 이주하지 않겠다고 통보하자 이번엔 조합이 교회부지를 포기해버렸다.
교회가 재개발 구역에서 제외된다면 교회 측은 조합으로부터 받은 공탁금을 돌려줘야 한다. 강제집행 당시 조합은 공탁금은 85억원을 냈는데, 성북구청(약 11억8700만원)의 추심과 서울축산업협동조합(약 44억1800만원)의 채권압류 등으로 실제 사랑제일교회가 수령한 공탁금은 29억원 가량이었다.
맞소송이 예상되는 터라 잡음이 이어질 가능성도 남아있다. 조합은 사랑제일교회를 상대로 100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 제기도 검토 중이고, 사랑의제일교회 측은 "(조합이) 기존 합의 사항을 파기하고 교회를 제척할 수 없다"며 소송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위10구역 재개발은 성북구 장위동 일대에 2004가구 규모의 아파트와 부대 복리시설을 짓는 사업으로 일반분양 물량이 1516가구에 달한다. 사업지는 지하철 6호선 돌곶이역 초역세권 단지이며, 시공은 대우건설이 맡았다.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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