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창성의 '용산 리포트'] 20. 잔치국수와 삼계탕
국무위원, 당지도부, 참모진 동행 새 각오
잔치국수 같이 나누며 '변화 가속도' 주문
청와대 찾아 개방1주년 국민들과 자축
윤석열 대통령 취임 1주년이었던 10일 용산 대통령실은 하루종일 조용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현충원을 참배했고 이어 용산 대통령실로 복귀해 현충원에 동행했던 국무위원, 국민의힘 지도부, 참모들과 오찬을 하며 각오를 새롭게 다졌습니다. 산책 겸 대통령실 앞 용산 어린이정원을 찾아 마침 야구장에서 경기를 하던 어린이들과 만나 인사했습니다. 그리고 대통령실로 복귀해 1층 기자실을 찾아 언론인들에게 정확한 기사로 국정을 잘 이끌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마지막 일정으로는 청와대 개방 1주년을 기념해 청와대 대정원에서 열린 음악회에 참석해 국민들과 즐거운 시간을 같이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주년을 맞아 선택한 공간, 동행한 인물, 엄선한 발언을 통해 윤석열 정부의 향후 4년을 전망해 보시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오전 11시 서울 동작동 국립 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 헌화 분향하며 1년 전 초심을 되새겼다.
이날 현충원 방문에는 정부에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 국무위원과 국무회의 배석자들이 동행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박진 외교부 장관 등은 공무로 불참했다.
국민의힘에서는 김기현 당대표, 윤재옥 원내대표, 박대출 정책위 의장, 이철규 사무총장, 유상범 수석대변인, 구자근 당대표 비서실장이 함께했다.
대통령실에서는 김대기 비서실장과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해 이관섭 국정기획·이진복 정무·강승규 시민사회·김은혜 홍보·최상목 경제·안상훈 사회수석, 안보실 김태효·임종득 1·2차장, 복두규 인사기획관, 장성민 미래전략기획관, 강의구 부속실장, 한오섭 국정상황실장, 김승희 의전·이시원 공직기강·주진우 법률·서승우 자치행정·이기정 홍보기획비서관, 이도운 대변인, 김용현 경호처장 등이 수행했다.
윤 대통령은 서울현충원 도착후 수행한 인사들과 현충탑 참배, 헌화, 분향,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한 경례 및 묵념 등으로 예를 표했다. 이어 방명록에 ‘위대한 국민과 함께 자유와 혁신의 나라, 세계 평화와 번영에 책임있게 기여하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2023.5.10. 대통령 윤석열’이라고 적었다.
서울현충원 참배 참석자들은 이어 자리를 용산 대통령실로 옮겨 내빈식당에서 잔치국수, 떡 두 조각, 과일 세 조각 등으로 조촐하게 오찬을 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지난 1년은 잘못된 국정의 방향을 큰 틀에서 바로 잡는 과정이었다. 지난 대선의 민심은 불공정과 비상식 등을 바로 잡으라는 것이었다. 북한의 선의에만 기대는 안보, 반(反)시장적, 비(非)정상적 부동산 정책이 대표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무너진 것을 다시 세우는 데는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지만 대한민국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2년 차 국정은 경제와 민생의 위기를 살피는데 주안점을 두겠다. 외교의 중심도 경제에 두고 복합위기를 수출로 돌파하겠다. 기업가 정신을 꽃피울 수 있도록 지원하고 노사 법치주의를 확립하면서 노동현장의 안전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우리는 부존 자원이 적고 시장이 작기 때문에 무역을 통해서만 국민들이 더 풍요롭게 사실 수 있다. 국민과 기업이 세계 속에서 마음껏 뛰고 영업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에서 국격을 갖추고 책임 있는 기여를 하는 데도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년 동안 우리 국민들께서 변화와 개혁을 체감하기에는 시간이 좀 모자랐다. 2년 차에는 속도를 더 내서 변화를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 강 위에서 배를 타고 가는데 배의 속도가 너무 느리면 물에 떠 있는 건지, 가는 건지 모른다. 속도가 더 나야 변화를 체감할 수 있다. 앞으로 더 힘차게 협력해서 뛰어보자”고 독려했다.
이날 용산 대통령실 직원들과 출입기자들이 이용하는 지하 1층 구내식당에서는 쌀밥, 삼계탕, 오징어미나리초무침, 동그랑땡, 깍두기가 나왔다.
윤 대통령을 비롯해 오찬 참석자들은 이어 산책 겸 용산 어린이정원을 찾아 야구장에서 시합을 하던 유소년 야구단 세종초등학교와 인천 숭의초등학교 선수들을 만나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어린이 선수들에게 “몇 학년이냐?”, “포지션은 어디냐?”라고 물으며 “훌륭한 선수가 되라”고 응원했다. 또 어린이 선수들, 학부모들과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셀카 요청에도 반갑해 응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오후 1시40분 대통령실 본관 1층 기자실을 찾아 출입 기자단과 인사했다.
이 자리에는 정부에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국민의힘에서 김기현 당대표, 윤재옥 원내대표, 박대출 정책위 의장, 이철규 사무총장, 유상범·강민국 수석대변인, 구자근 당대표 비서실장, 대통령실에서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이관섭 국정기획·이진복 정무·강승규 시민사회·김은혜 홍보·최상목 경제수석, 이도운 대변인 등이 동행했다.
용산 대통령실은 이날 역대 정부에서 전통적으로 이어져온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하지 않았다. 언론은 신년 기자회견도 생략한 대통령실의 불통에 대해 불만이 적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기자실 4곳을 일일이 찾아 기자 한 명 한 명과 악수하며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했다. 일부 기자들과는 기념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기자실 개별 만남에 이어 오픈 라운지로 이동해 언론인들에게 인사했다.
“지난 1년 동안 많이 도와주시고 우리가 국가 발전을 위해 일하는데 좋은 지적도 해 주셔서 나름 잘해 올 수 있었다. 좋은 지적과 정확한 기사로 정부를 잘 이끌어 주시기 부탁드린다. 새로 맞이하는 1년도 언론이 정확하게 잘 짚어주시고 저희들이 방향이 잘못되거나, 속도가 빠르거나, 너무 늦다 싶을 때 여러분께서 좋은 지적과 정확한 기사로 잘 이끌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정말, 지난 한 해 감사했고, 앞으로도 여러분들이 잘 도와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 기자로부터 소통을 늘려달라는 요청에 대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용산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에 강경성 대통령실 산업정책비서관을 임명했다. 후임에는 박성택 전 정책조정비서관을 기용했다.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이날 인사를 둘러싸고 전날 윤 대통령이 밝힌 ‘탈원전 정책기조와 관련한 ‘애매한 스탠스(입장)’에 대한 과감한 인사 조치’의 일환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어제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것은 새 정부 2년차를 맞아 내각의 분위기를 다잡자, 그런 의미였다”면서 “특정한 인사를 직접적으로 연결시키는 것은, 꼭 그렇게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30분 1년 전 국민들의 품으로 돌아간 청와대를 다시 찾았다. 이날 청와대 본관 앞 대정원에서는 ‘청와대 개방 1주년 기념 특별음악회’가 펼쳐졌다. 이 자리에는 김건희 여사도 동행했다.
객석에는 국가보훈처, 소방청, 경찰청 등이 초청한 국민 1000여 명을 비롯해 국민의힘에서 김기현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 박대출 정책위 의장, 이철규 사무총장이 보였다. 또한 정부에서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이종섭 국방부 장관, 박민식 국가보훈처장, 남화영 소방청장, 윤희근 경찰청장 등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안보실 김태효·임종득 1·2차장, 이관섭 국정기획·안상훈 사회·김은혜 홍보수석, 이도운 대변인, 김용현 경호처장 등이 수행했다.
‘청와대 국민 품으로’라고 쓰여진 조형물 옆에 ‘청와대 개방 1주년 기념 특별 음악회. 청춘, 청와대의 봄’이라는 안내판이 설치됐다. 이날 윤 대통령 부부의 왼편에는 윤영민 고 윤영하 소령의 동생, 오른편에는 김오복 고 서정우 하사의 어머니가 동석했다.
음악회는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참석후 청와대 개방 1주년의 의미를 담은 영상을 상영하는 것으로 막이 올랐다. 전통 타악컴퍼니 런의 ‘혼’과 포레스텔라의 ‘챔피언’ 등의 공연에 이어 현직 소방관으로 구성된 119합창단이 함께하는 합동공연 ‘아름다운 세상’이 펼쳐졌다.
사회자의 안내로 윤석열 대통령 내외가 소개됐고, 윤 대통령은 마이크를 잡고 국민들에게 인사했다.
윤 대통령은 “청와대가 개방된지 이제 오늘로 꼭 1년입니다. 정부 출범도 1년이 됐습니다. 다 아시다시피 청와대는 조선총독부 시절 총독 관저가 있었고 해방 후에는 대통령의 공관과 관저로 쓰인 곳”이라고 소개한뒤 “과거 여러분들이 당선되면 청와대 공간을 국민들께 돌려드리겠다고 하다가 사정이 여의치 않아 계속 미뤄져 왔는데, 작년 5월10일부터 완전히 개방해서 국민들의 역사와 문화공간으로 쓰시게 됐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인사말이 이어졌다.
“원래 이 공간은 국민들 것이기 때문에 이제 저희가 물러가고 당연히 국민들께서 쓰시는 것입니다. 과거 왕가가 사용하던 궁궐도 지금 다 국민들께서 공원으로, 문화재로 사용하시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중요한 것은 정부 출범 1주년, 또 청와대 개방 1주년을 기념해서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하신 분들입니다. 자유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국권상실 시기에 국권회복을 위해서 희생하고 헌신하신 분들의 가족분들, 공산침략에 맞서 자유 민주국가를 지키기 위해 싸우신 분들의 가족분들, 그리고 대한민국의 안보와 법 집행, 또 국민안전을 위해서 혼신의 힘을 다해 헌신하신 분들의 가족과 또 그 당사자 분들을 모시고 정부 출범 1주년과 청와대 개방 1주년을 함께 자리해서 음악회를 갖게 된 것이 정말 뜻깊게 생각합니다.
저희는 자랄 때 부모님들로부터 남에게 폐 끼치지 마라. 그리고 남에게 은혜를 입었으면 늘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을 가져라, 이렇게 배웠습니다. 저는 그것이 가정과 사회와 국가의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하신 분들은 평화와 번영의 토대인 자유대한민국이 이렇게 있게 만들어주신 분들과 그 가족 분들입니다. 아무리 감사해도 지나칠 수 없는 그런 정말 고마운 분들이고, 국민을 대표해서 이 분들과 가족 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다른 무엇보다 이 분들이 늘 당당하고, 국민에게 존중받을 수 있는 그런 문화가 우리 사회에 튼튼하게 자리를 잡아야 되겠습니다다. 오늘 음악회를 준비해주신 관계자 여러분, 그리고 오늘 출연진 여러분께도 정말, 감사 말씀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용산 대통령실이 취임 1주년을 맞아 각오를 새롭게 다졌던 2023년 5월 10일이 서서히 저물고 있었다.
* 필자 소개 *
대학에서 역사학을 공부하고 대학원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했다. 2008년부터 현재까지 15년 동안 이명박·박근혜·문재인 청와대와 윤석열 대통령의 용산 대통령실을 취재하고 있다. 지난해 ‘BH 청와대 그 마지막 15일, 북악에서 용산까지’를 출간해 화제를 모았다. 강원도민일보 지면은 물론 네이버와 카카오 뉴스 서비스를 통해 용산 대통령실 국정을 주제로 전국의 뉴스 콘텐츠 소비자들과 실시간 소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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