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내조’ 원하는 경직된 한국 사회… 고학력 여성들 출산 포기하게 내몰아”[문화미래리포트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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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남성의 경우 부모 세대와 대학 교육 차이가 30%포인트 정도이지만 여성들은 60%포인트나 될 정도로 '딸 세대의 고학력화'가 심해졌습니다. 그런데 사회적 가치관이 이를 못 따라오니 젊은 여성들이 출산을 미루는 것입니다."
사사노 미사에(笹野美佐惠·사진) 이바라키(茨城)대 현대사회학과 교수는 지난달 22일 이바라키현 미토(水戶)시에서 가진 인터뷰를 통해 "한국 저출산 주원인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여성의 '압축적 근대화로 인한 고학력화' 때문"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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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정책 실기 中… 해법 찾는 日
사사노 미사에 이바라키대 교수
보수적 사회·진보적 여성 엇박자
男 육아휴직 강제해 부담 줄여야
이바라키 =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
“한국은 남성의 경우 부모 세대와 대학 교육 차이가 30%포인트 정도이지만 여성들은 60%포인트나 될 정도로 ‘딸 세대의 고학력화’가 심해졌습니다. 그런데 사회적 가치관이 이를 못 따라오니 젊은 여성들이 출산을 미루는 것입니다.”
사사노 미사에(笹野美佐惠·사진) 이바라키(茨城)대 현대사회학과 교수는 지난달 22일 이바라키현 미토(水戶)시에서 가진 인터뷰를 통해 “한국 저출산 주원인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여성의 ‘압축적 근대화로 인한 고학력화’ 때문”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사사노 교수는 “한국뿐 아니라 대만, 홍콩 등 압축적 근대화가 이뤄진 국가들은 도시화가 심해지며 각자의 삶을 비교하고 교육에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며 “한국 젊은 여성들은 저학력자인 어머니의 희생으로 자랐는데, 본인은 그 정도의 희생을 할 자신이 없고, 자식의 교육비를 책임질 자신도 없으니 ‘아이를 갖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사사노 교수는 일본 대학 졸업 후 한국에서 15년간 살며 서울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한·일 저출산 전문가’다.
그는 “한국 사회 전반적 인식은 보수적이지만, 1980년대 이후 출생한 한국 여성들은 진보적”이라며 “하지만 한국 사회의 경직된 조직 구조가 이를 따라가지 못해 고학력 교육을 받은 한국 여성들은 그 속에서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다.
사사노 교수는 “아들 가진 집의 경우, 본인 딸은 전문직 자격증을 땄으면 좋겠다며 뒷바라지를 하면서도 정작 며느리는 맞벌이하며 본인 아들 내조를 하길 원한다”며 “이런 한국 사회의 모순 때문에 가임기 여성들이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을 선택한다”고 설명했다.
사사노 교수는 한국 저출산 해소를 위해 사회적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여성의 가치관은 이미 다른 세상에 있다”며 “남성 직원에게 육아휴직을 강제해 여성의 부담을 줄이고, 관리자급의 인식도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사노 교수는 지나친 학력 경쟁을 낮출 방안을 마련할 것도 조언했다. 그는 “일본은 지방 분산정책을 펴며 대학 입시에서도 교토(京都)대, 홋카이도(北海道)대 등 여러 주요 지방 대학을 양성했다”며 “일본은 또 중·고·대학 입시 등 3번의 기회가 있는데, 한국은 대학 진학 한 번으로 삶이 갈리고, 대학 진학률도 80%에 육박하니 자녀를 키우기에 너무 각박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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