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약 부족’ 러 용병 500명 전사…‘전우’ 두고 도망친 러시아군

신기섭 2023. 5. 11.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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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과 러시아 용병 집단 바그너(와그너)그룹이 우크라이나 침공 작전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는 가운데 최대 전투 지역인 동부 바흐무트에서 러시아 정규군 부대 일부가 후퇴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이 10개월가량 점령을 시도하고 있는 바흐무트에서 최근엔 별다른 전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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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프리고진 폭로…용병-러군 갈등 더 커질 듯
‘무기 부족’ 러 69년 지난 구식 탱크 동원까지
T-54 탱크 초기모델. 위키피디아

러시아군과 러시아 용병 집단 바그너(와그너)그룹이 우크라이나 침공 작전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는 가운데 최대 전투 지역인 동부 바흐무트에서 러시아 정규군 부대 일부가 후퇴했다. 이에 따라 바흐무트 점령 실패를 놓고 양쪽의 갈등이 더 커질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지상군 사령관 올렉산드르 시르시키 장군은 10일(현지시각) 치열한 시가전이 벌어지고 있는 바흐무트에서 자국군이 반격을 가해 러시아군이 2㎞가량 후퇴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제3 독립 강습 여단은 별도의 성명을 내어 “러시아 제72 독립 차량화보병 여단이 바흐무트 주변에서 500명의 전사자를 남겨둔 채 탈출했다는 (바그너그룹 설립자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발언은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9일 프리고진은 “우리 군대가 도망치고 있다. 제72 여단이 오늘 아침 3㎢ 면적의 (점령) 지역을 망쳐놨다. 여기서 나는 약 500명의 전사를 잃었다”며 러시아군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프리고진은 바그너그룹의 병력이 바흐무트 전체의 95%를 점령한 상태에서 탄약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들이 요구한 탄약의 10%밖에 받지 못하고 있다며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바흐무트에서 철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러시아 크렘린(대통령궁)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러시아군의 후퇴를 언급하지 않은 채 작전이 어렵지만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서 벌이는) 특별 군사 작전은 물론 몹시 어려운 것이지만, 우리는 우크라이나군을 상당히 강하게 타격할 수 있었다. 이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이 10개월가량 점령을 시도하고 있는 바흐무트에서 최근엔 별다른 전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나 말랴크 국방차관은 소셜미디어 텔레그램에 쓴 글에서 자국군 병력이 이날 바흐무트 시내 주둔지에서 한 치도 땅을 빼앗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바흐무트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책임을 둘러싼 논란도 커질 전망이다. 프리고진은 그동안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참모총장을 직접적으로 비판해왔는데, 9일에는 정부 고위층이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마냥 만족스러워하고 있다고 거듭 비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 중 가장 치열한 전투가 이어지고 있는 동부 도네츠크주 바흐무트에서 포탄이 터지면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바흐무트/로이터 연합뉴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러시아군이 무기 부족에 시달리면서 구식 무기까지 동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롭 바우어 나토 군사위원장은 이날 오후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열린 군사위원회 회의 뒤 러시아군이 1954년 설계된 T-54 전차 등 오래된 장비까지 동원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몇 달 동안 러시아는 훈련이 덜 된 병력의 대규모 동원 등 물량 공세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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