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7.0 지진에도 버틴다"..포스코, 내진 철강재 알짜사업 키운다

정상균 2023. 5. 11.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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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내진 H형강 Pos-H 최고 성능 인정
세계 최고 1500mm 보 적용, 7.0 지진 버텨
안전·제작 용이·경제성 등 갖춰 수요 크게 늘어
국내외 대형프로젝트와 Pos-H 적용 협의 중
SN강재, HSA600 등 여러 내진 제품도 상용화
지난해 12월 송도 포스코 철강솔루션연구소 강구조 실험동에서 실시된 세계 최고 보 높이 1500mm Pos-H보·기둥 접합부 내진 실험 장면. 포스코 제공

[파이낸셜뉴스] 포스코가 규모 7.0 지진에 견디는 특수 철강재 사업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내진 철강재는 건축물 대형화 및 내진 의무화 등의 추세에 따라 글로벌 수요가 늘고 있는 고부가 제품이다. 지진에 건축물이 견디려면 접합부가 부러지지 않고 잘 휘어지는 연성이 필요하다. 지진 발생시 인명 피해, 2차 참사 등을 막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내진 H형강 Pos-H 내진 최고성능 인정

11일 포스코는 건축물 보(樑) 1500mm 높이의 내진 H형강 'Pos-H' 제품이 최고 성능 인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내진 인증 높이로는 세계 최고다.

앞서 지난달 28일 포스코는 한국강구조학회로부터 Pos-H를 이용한 보 높이 1500mm의 보·기둥 접합부에 대해 내진성능 최고 등급(특수 모멘트 접합부) 인증을 받았다. 지난 2020년에도 국내 최초로 보 높이 1000mm의 보·기둥 접합부에 대해 같은 등급 인증을 받은 바 있다.

오는 9월 준공되는 캐피탈랜드 고양 데이터센터에 특수모멘트 접합 인증을 받은 높이 1100mm의 Pos-H 보가 적용됐다.

Pos-H는 고객이 필요한 최적의 사이즈로 제작할 수 있는 맞춤형 용접형강이다. 주로 대형 건축구조물의 기둥 사이를 연결하는 보와 기둥으로 사용된다.

내진이 확보된 1500mm 높이의 보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미국에서도 특수 모멘트 접합부로 인증받은 보 높이는 최고 1400mm인데, 실제 사용 가능한 최고 보 높이는 920mm"라며 "이런 점에서 포스코는 세계 최고의 보 높이에 대해 최고의 내진성능을 확보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진 철강재 규모 7.0지진에도 버틴다

포스코가 이번에 인증받은 최고 등급 '특수 모멘트 접합부'를 건축물에 적용하면 규모 7.0의 지진에도 안전하다. 내진성능 인증이 없는 일반 모멘트 접합부보다 최대 30%까지 구조부재 물량 절감이 가능하다.

내진 성능은 건물의 뼈대가 되는 기둥과 보가 지진충격에 견디는 종합적인 성능을 의미한다. 건축물 설계 시 하중을 지탱할 수 있는 '강도'와 흔들림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연성'을 확보해 내진성능을 강화한다. 이때 보·기둥 접합부의 성능이 전체 구조물의 내진성능에 가장 큰 영향을 준다.

내진성능 최고등급인 보 높이 1100mm Pos-H가 적용된 캐피탈랜드 고양 데이터센터 조감도. 오는 9월 준공된다. 포스코 제공

내진 성능이 높다는 것은 연성이 좋아 구조물이 붕괴되지 않고 큰 폭으로 유연하게 변형된다는 뜻이다.

보기둥 접합부의 내진 등급은 보와 기둥 접합부가 견뎌내는 층간변위의 정도(층간변형각)에 따라 세가지로 구분한다. 보통모멘트(1%), 중간모멘트(2%), 특수모멘트(4%) 접합부다. 중간모멘트, 특수모멘트로 갈수록 내진성능이 높다. 내진성능이 높은 만큼 안정성을 인정받아 구조부재의 물량을 추가로 10~20% 절감할 수 있다.

포스코는 지난 2014년 Pos-H 개발에 착수했다. 그간 여러 구조실험으로 기술을 인증받았다. 지난해 12월 송도 포스코 철강솔루션연구소 강구조 실험동에서 1500mm Pos-H 보·기둥 접합부 내진 실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대형 프로젝트에 Pos-H 적용 협의 중"

잇따른 지진과 건축물 대형화 흐름에 따라 내진 철강재 수요는 갈수록 늘고 있다. 건축물이 대형화되면서 기둥과 기둥 사이가 멀고 하중이 큰 건축물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라 건설사의 원가 절감 요구도 증가하고 있어 성능대비 경제성 있는 철강재가 필요한 상황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내진용 후판 및 열연으로 제작해 내진성을 강화했다"며 "Pos-H를 대형 강구조 건축물에 적용할 경우 부재 사용량을 줄일 수 있어 경제적인 시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이 시공 중인 대만 타오위안 국제공항 제3터미널 신축 공사에 들어가는 건설용 내진 후판 7만t을 포스코가 전량 수주했다. 대만 타오위안 공항 제3터미널 조감도. 포스코 제공

포스코는 이번 접합부 기술제품을 지난달 특허청에서 특허도 획득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의 특수 모멘트 접합방식은 기존의 복잡한 방식보다 단순하고 제작이 용이하다"며 "공사기간 단축 및 원가 절감이 가능해 벌써부터 설계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또 "국내외 대형 건축물 프로젝트에 Pos-H 제품 적용을 위한 협의가 여러 건 진행 중"이라고도 했다.

포스코는 Pos-H를 비롯해 여러 개의 내진 철강재를 개발, 생산하고 있다. SN(Steel New)강재, HSA600, ES-Column, P-Box, 강재댐퍼(HIPER-DAMPER)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물산이 시공 중인 대만 타오위안 국제공항 제3터미널 신축 공사에 들어가는 건설용 후판 7만t 중 90% 이상을 SN강재로 포스코가 납품한다. 서울 롯데월드타워에 사용된 강채가 건축구조용 전용 내진강재인 HSA600이다. 일반 강재보다 약 1.7배 강하지만 중량은 30% 가벼운 게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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