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볼 만하겠는데”...전세계 인정 받은 한국역사, 세계유산 확실시 ‘가야고분군’
16번째 우리나라 세계유산 ‘찜’
가야의 성립과 정체성 중요 유적
자율적이면서 수평적 정치체제
11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의 심사·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는 한국이 세계유산으로 신청한 가야고분군을 평가한 뒤 ‘등재 권고’ 판단을 내렸다. 오는 9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개막하는 제45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확정된다.
이코모스는 각국이 신청한 유산을 조사한 뒤 등재, 보류, 반려, 등재 불가 등 4가지 권고안 중 하나를 선택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와 당사국에 전달한다.
등재 권고를 받은 유산은 이변이 없는 한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된다.
가야고분군은 영남과 호남 지역에 있는 가야 유적을 하나로 묶은 연속유산이다. 1~6세기 중엽에 걸쳐 한반도 남부에 존재했던 ‘가야’의 7개 고분군으로 이루어진 연속유산이다. 지산동고분군(경북 고령), 대성동고분군(경남 김해), 말이산고분군(경남 함안), 교동과 송현동고분군(경남 창녕), 송학동고분군(경남 고성), 옥전고분군(경남 합천), 유곡리와 두락리고분군(전북 남원)등 총 7곳이다. 모두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된 상태다.
고분군은 가야 문화의 성립과 발전, 정체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받는다. 가야 문명이 ‘연맹’이라는 독특한 정치 체계를 유지하면서도 주변의 중앙집권적 고대국가와 병존했음을 실증하는 증거로 여겨진다.
대등한 수준의 최상위 지배층 고분군이 독립된 분지에 각각 분포한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구릉지에 조성된 구조나 규모, 부장된 토기 구성 등을 통해 가야 연맹의 결속과 지리적 범위를 엿볼 수 있다. 정치체별로 지역성을 띠는 장례 관습이나 제도, 토기 양식도 남아 있다.
출토된 유물을 보면 지방 세력을 자신의 세력권에 편입하면서도 수장의 위신을 세워주고자 하사하는 귀한 물품인 ‘위세품’(威勢品) 수준이 대등했음도 보여준다. 각 정치체가 자율성을 가진 수평적 관계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런 점에서 가야고분군은 세계유산 등재 기준 가운데 하나인 ‘현존하거나 사라진 문화적 전통이나 문명의 유일한 또는 적어도 독보적인 증거’를 충족한다고 기대됐다.
가야고분군이 세계유산 등재에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이상 1995년), 창덕궁, 수원 화성(이상 1997년) 이후 지금까지 총 16건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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