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진출·한식셰프 육성까지…‘K푸드’ 선도

정정욱 기자 2023. 5. 1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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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 영역 확장 나선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
태국 A-베스트사와 협약…공격적 사업 확장
호주 대형마트 체인 전매장 비비고 만두 입점
‘퀴진케이 프로젝트’, 한식 셰프 발굴 및 후원
장기적으로 국제전문한식학교 설립도 구상 중
CJ제일제당이 ‘K-푸드 영토 확장’에 나서고 있다. 최근 서울 필동 CJ인재원에서 열린 퀴진케이 발족식에서 박민석 CJ제일제당 식품부문 대표,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 정황근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왼쪽 사진 뒷줄 왼쪽부터) 등이 ‘2023 대한민국 국제요리&제과경연대회’에 출전하는 국가대표팀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호주 올워스 매장에서 비비고 만두를 고르고 있는 현지 고객. 사진제공 l CJ제일제당
이재현 CJ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이 K-푸드 영토 확장에 나서며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식품성장추진실장 자리에 오르며, 전략기획 1담당과 2담당 조직을 총괄하고 있다. 기존 미주사업 담당에서 중국, 일본, 유럽, 동남아 등 글로벌 전체 사업을 총괄하며 보폭을 넓힌 게 특징이다.

2월 태국 A-베스트사와의 파트너십 체결에 직접 참석한 게 대표적이다. A-베스트는 식품 유통 및 과일·야채 가공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로, 태국 내 탄탄한 영업력을 갖추고 있다. 이번 협약을 통해 비비고 등 자사 제품을 태국 대형 슈퍼마켓 및 편의점 등에 입점시켜 현지 판로 확대를 노린다.

태국은 공장이 위치한 베트남과 지리적 인접성이 높아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기에 좋은 장점이 있다. 특히 태국이 K-컬처 확산 중심 국가라는 점에서 K-콘텐츠를 활용해 비비고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달에는 호주로 영역을 넓혔다. 호주 최대 대형마트 체인인 울워스의 1000여 개 모든 매장에서 비비고 만두(야채, 김치, 새우)를 판매하는 것. 올 3분기에는 현지 생산시설을 확보해 돼지고기와 치킨 등 등 고기를 주재료로 한 만두도 출시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만두를 시작으로 김치 등 글로벌 전략제품을 앞세워 2027년까지 호주 식품사업 매출을 연 3000억 원 규모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했다. ●‘퀴진케이 프로젝트’로 한식 쉐프 육성

이선호 실장의 야심작으로 꼽히는 ‘퀴진케이(Cuisine K) 프로젝트’도 주목받고 있다. 젊은 한식 셰프 발굴·육성 프로젝트로 국제요리대회 출전 국가대표팀 후원, 한식 팝업 레스토랑 운영, 해외 유명 요리학교 유학 지원 및 한식 교육 과정 개설, 한식 명인·유명 셰프와 함께하는 식자재 연구 클래스, 한식 파인 다이닝 실습 등으로 구성했다.

프로젝트의 실행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식품성장추진실 산하에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전문 인력도 보강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먼저 19∼21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리는 ‘2023 대한민국 국제요리&제과경연대회’에 출전하는 국가대표팀과 단체팀에게 활동비, 유니폼, 식재료 등을 지원한다. 국가대표팀은 태극마크와 퀴진케이 로고가 함께 부착된 셰프복을 착용한다.

상반기 중 공모를 통해 창업을 꿈꾸는 셰프를 선발하고, 자사 혁신 허브 공간인 ‘이노플레이’에 한식 메뉴 조리·판매 공간을 마련해 3개월간 운영을 지원한다. 아울러 셰프가 해외 요리학교에서 공부하며 한식 레시피 등을 개발할 수 있도록 수업료, 항공비, 숙박비도 제공한다. 또 K-푸드에 관심이 있는 외국인 셰프를 대상으로 글로벌 유명 요리학교에 한식 교육 과정 개설도 추진한다.

한식 명인과 유명 셰프의 식재료 활용법을 배울 수 있는 식자재 연구 클래스를 열고, 한국의 식재료를 활용한 다양한 한식 레시피 개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돕는다. 또 셰프는 미쉐린가이드에 등재된 국내 유명 레스토랑에서 2개월간 파인다이닝 실습도 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전 세계인이 한식을 배우는 국제한식전문학교 설립을 구상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한식 교육 인프라를 구축해 이곳을 거쳐 간 셰프가 자국으로 돌아가 한식 전도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농림축산식품부와 프로젝트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유망한 젊은 셰프 발굴 및 육성을 위한 기술·정보 인프라를 공유하고, 프로그램 운영을 지원한다.

이선호 실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K-푸드 세계화를 더욱 가속화하기 위한 고민에서 나온 결과물”이라며 “미래의 꿈이지만 프랑스의 ‘르 꼬르동 블루’처럼 전 세계인이 한국 식문화를 배우는 한식전문학교 설립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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